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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B 뜰 때, 트럼프 ‘백악관 상황실’ 있었다

중앙일보 2017.10.12 01:57 종합 1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 전략폭격기 B-1B 2대가 한반도 상공을 가로지르며 대북 무력시위를 하던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조셉 던퍼드 합참의장 등과 이 모습을 지켜봤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반도 상공서 무력시위 봤을 수도
“미군 수뇌부 다양한 옵션 보고”
오바마, 빈 라덴 사살 지켜봤던 곳

미 공군의 B-1B 랜서 2대가 괌 앤더슨 공군기지를 이륙한 것은 10일(한국시간) 밤 8시50분쯤. 이들은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 편대와 연합훈련을 한 뒤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들어와 동해 상공에서 가상 공대지 미사일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이후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 2대의 엄호를 받으며 내륙을 통해 서쪽으로 비행했다. 서해안에서 한 차례 더 가상 공대지 미사일 사격훈련을 한 뒤 한반도 상공을 떠났다. 밤 11시30분쯤이었다.
 
백악관이 10일(현지시간) 오후 발표한 성명과 일정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B-1B 전개 당시 매티스 국방장관 등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들과 백악관 상황실에 있었다. NSC팀과의 회동이 몇 시부터 시작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B-1B 한반도 상공 전개 시간과 상당 시간이 겹친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고를 받은 장소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가 아닌 백악관 상황실이었다는 점에서 실시간으로 B-1B의 한반도 전개와 미사일 사격훈련 장면을 지켜봤을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백악관 상황실은 2011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9·11 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은 장소다. 한국군 관계자는 “전투기 출격 등 북측 대응은 없었다. 전력 사정과 레이더 성능 등을 감안해 B-1B 전개 당시 대공 레이더를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 또 온다 … 미 핵추진 잠수함 잇단 한반도 입항

 
백악관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상황실 회의에 대해 자세히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NSC팀과 북한 공격,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을 논의했다. 국방장관과 함참의장으로부터 직접 ‘옵션’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NSC팀의 보고와 논의 초점은 어떠한 형태의 북한 공격에도 대응하고, 미국과 동맹국들을 핵무기로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한 다양한 옵션들에 맞춰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군 수뇌부가 보고한 옵션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상황실에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점에서 군사적 옵션이 심도 있게 다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국가이익센터’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 담당국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고 (요격 등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오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행사에 참석한 뒤 본지 기자와의 별도 대화에서 “분명히 지금이 결정적 고비의 시점(critical time)”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와 끊임없이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NSC팀과의 회의 직후에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만나 북핵 문제와 ‘미·중 빅딜론’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교환을 했다. 이 자리에서 키신저는 북한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의 담판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 최신 핵추진 잠수함 투산(SSN 770)함이 이미 지난 7일 경남 진해항에 입항했다가 11일 출항했다고 군 관계자가 밝혔다. 로스앤젤레스(LA)급인 투산은 길이 110m 정도로 스텔스 기능이 뛰어나다. 또 토마호크 미사일용 수직 발사관 12개와 어뢰 발사관 4개를 장착하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또 다른 핵추진 잠수함인 미시간(SSGN 727)함이 부산에 입항할 예정이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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