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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가깝다던 포르투갈도 외교관계 42년 만에 끊어

중앙일보 2017.10.12 01:35 종합 8면 지면보기
국제적인 대북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포르투갈 정부가 북한과의 외교 단절을 공식 확인했다.
 

북한 매년 포르투갈 국경절에 축전
관계 유지에 계속 공들여왔지만
핵·미사일 폐기 국제 압박에 동참

국제사회 대북 제재 현황

국제사회 대북 제재 현황

워싱턴 주재 포르투갈 대사관은 10일(현지시간) 북한과 모든 외교 관계를 중단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밝혔다. 포르투갈은 북한 정권의 적대적 행동을 제어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외교 단절 이유를 밝혔다. 또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진지하고 실질적인 대화에 나서도록 압박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하도록 하는 것이 대화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포르투갈 대사관은 북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동북아는 물론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면서 핵 비확산과 군축 관련 국제협약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유엔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제재와 유럽연합(EU)이 자체적으로 채택한 제재 방안들을 철저히 이행하고 있으며, 북한 정권이 이 같은 제재를 계속 위반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점점 더 고립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르투갈은 서구에서 북한과 가장 가까운 국가로 꼽힌다. 냉전이 끝난 1990년대 이후 북한과 수교한 대다수 서구 국가와 달리 포르투갈은 75년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었다. 북한이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마카오를 돈 세탁과 무기 밀매 등 해외사업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포르투갈에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덕분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도 마카오에 거주할 당시 현지 포르투갈계 주민들과 관계가 돈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2015년까지 매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의장 명의로 포르투갈 대통령에게 국경절 축전을 보내는 등 관계 유지에 힘을 기울여왔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8일 1년여 동안 20개국 이상이 북한과의 외교 또는 경제 관계를 단절 또는 축소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페루·스페인·쿠웨이트 등이 자국 주재 북한대사의 출국을 명령했다.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외교장관은 지난 1일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 인터뷰에서 문정남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를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WSJ는 이 같은 움직임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을 중심으로 한 미 국무부의 치밀한 대북 압박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미 의회도 북한의 고립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 미 상원 외교위의 코리 가드너 동아태소위원장은 지난달 중국·러시아·브라질·체코·이집트 등 21개국에 서한을 보내 북한과 외교·경제 관계를 단절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과 수교 상태인 국가는 150여 곳이다. 
 
문병주·이기준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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