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집권5년 어록·사진 도배한 전시회 … 당 대회 앞 시진핑 띄우기 본격화

중앙일보 2017.10.12 01:02 종합 20면 지면보기
시진핑. [EPA=연합뉴스]

시진핑. [EPA=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포함한 중국 공산당의 주요 간부 400여명이 11일 베이징 창안(長安)대로 서쪽의 징시(京西)호텔에 집결했다. 시진핑 집권과 함께 출범한 18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마지막 전체회의, 즉 18기 7중전회가 이날부터 소집됐기 때문이다.
 

당 대회 D-6, 중앙위 전체회의 개막
선전부 등 주최 전시회엔 당원 북적
국무원은 기자회견 열어 치적 홍보

14일까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7중전회는 오는 18일 개막될 19차 당대회의 서막이자 시진핑 집권 1기를 결산하는 ‘플레이오프’와 같다. 지난 5년간 이룬 성과를 결산하고 향후 5년간 정책 방향을 담아 시 주석이 18일 당대회 개막식에서 발표할 ‘정치공작보고’ 초안과 당장(黨章·당의 헌법) 개정안 등을 심의한다.
 
7중전회 개막을 시작으로 베이징은 국경절 장기 연휴에서 ‘당대회 모드’로 빠르게 전환했다.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10일 하루에만 두 건의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전에는 지난 5년간의 경제 성과를 발표했고 오후엔 시 주석이 가장 열심히 챙기는 ‘탈빈(脫貧)공작’, 즉 빈곤퇴치 성과에 관한 설명회가 열렸다.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 사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했고 그 헤택이 빈곤층에게도 골고루 미치고 있음을 홍보하는 자리였다. 그런 결과가 당의 핵심인 시 주석의 영도 아래 빚어진 것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임은 물론이다.
 
이를 더욱 선명히 보여주는 건 ‘연마분투의 5년: 대형성취전’이란 이름의 대형 전시회다. 당 선전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4개 기구의 공동주최로 베이징전람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 전시회는 평소에는 잘 착용하지 않는 공산당원 뱃지를 단 관람객들로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다.
 
‘치국이정(治國理政)’ ‘경제발전 뉴노멀’ ‘세계일류군대 건설’ ‘중국 특색의 대국외교’ ‘종엄치당(從嚴治黨)’ 등 10개의 주제로 나눠진 전시구역의 첫머리는 어김없이 시 주석의 사진과 어록으로 장식됐다. 전시구역마다 내걸린 대형패널 사진의 30~50% 가량은 시 주석이 회의를 주재하거나, 현장을 시찰하는 모습이었다.
 
19차 당대회가 그 어느 때보다 지도자 1인의 권위를 추켜세우고 권력 기반을 강화하는 대회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번 당대회는 ‘시진핑에 의한, 시진핑을 위한, 시진핑의 당대회’로 귀결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시 주석의 권위는 공산당 당헌인 당장 개정을 통해 이번 당 대회에서 공식화될 전망이다. 신중국을 세운 마오쩌둥과 개혁·개방의 길로 이끈 덩샤오핑은 물론, 시 주석의 전임자들인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의 정치 이론인 ‘3개 대표론’과 ‘과학적 발전관’이 당장에 명기된 전례에 비춰보면 이는 예정된 수순이다.
 
다만 시진핑이란 이름 석자가 당장에 명기될지 여부는 관측이 엇갈린다. 현행 당장에 이름이 들어간 사람은 마르크스와 레닌,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네 사람 밖에 없다. 업적과 권위가 아직 마오나 덩에 못미치고 생존 인물인 시 주석의 이름을 명기하는 데 대한 당내 반론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학자이자 정치분석가인 장리판(章立凡)은 “한동안 ‘시진핑 사상’이란 용어가 명기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는데 지금은 쑥 들어간 상태”라며 “그러기엔 문화대혁명을 겪은 세대들의 반대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에 주재하는 외교관은 “시 주석의 이름이 들어가느냐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 주석의 정치 이념이 당장에 삽입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당대회를 마친 시 주석의 권위는 집권 1기의 시 주석과는 확실히 다른 차원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예영준·신경진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