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말 바루기] ‘졸립다’는 사람들을 위한 처방

중앙일보 2017.10.12 01:00 경제 9면 지면보기
길었던 연휴만큼이나 후유증도 만만치 않은 한 주다. “왜 이리 졸립지?” “자꾸 졸립네!”를 연발하며 도통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가 많다. 이럴 땐 깨진 생체리듬부터 되찾는 게 우선이다.
 
이왕이면 언어 습관도 바로잡자. ‘졸립지’ ‘졸립네’와 같이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왜 이리 졸리지?” “자꾸 졸리네!”로 고쳐야 한다. ‘졸립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졸립다’의 활용형인 졸립고·졸립지·졸립네·졸리워·졸리운·졸리우니 등도 마찬가지다. 현재 ‘졸리다’만 표준말로 인정하고 있다. ‘졸리다’가 기본형이므로 졸리고·졸리지·졸리네·졸려·졸린·졸리니 등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립다’와 ‘그리다’, ‘놀랍다’와 ‘놀라다’가 각각 형용사와 동사로 사용되는 것처럼 ‘졸립다’를 형용사로, ‘졸리다’를 동사로 인정하자는 주장도 있다. ‘그립다’ ‘놀랍다’에서처럼 ‘-ㅂ-’이 일부 동사에 붙어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로 쓰이는 형태의 단어 형성 과정은 옛 문헌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어원적으로 ‘졸리다’에 ‘-ㅂ-’이 붙어 형용사 ‘졸립다’가 될 근거는 부족하다.
 
표준국어대사전엔 자고 싶은 느낌이 들다는 동사와 자고 싶은 느낌이 있다는 형용사 모두 ‘졸리다’를 표준어로 올려놓았다. 예전에는 동사로만 제시돼 있었는데 2013년 현실적인 쓰임을 고려해 형용사의 의미를 추가했다.
 
이은희 기자 eunhee@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