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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특별법 만들었지만 … 겨우 목표 절반 채운 공공부문 청년 채용

중앙일보 2017.10.12 01:00 경제 2면 지면보기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지난 7월 문재인 정부는 100가지 국정과제를 제시했다. 청년 일자리 확충도 그중 하나였다. 공공부문에서만 81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여기에 무려 12조원에 가까운 돈을 쏟아부을 작정이다.
 

비율 맞추려면 경영 악화 불가피
지방공기업은 3년간 24%에 그쳐
시장 현실 외면한 ‘펜대 정책’ 한계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실현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퍼졌다. 정권 초기의 호기 어린 기연미연한 정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에서다. 공공부문에서 그 많은 일자리를 만들면 지금의 청소년이 훗날 취업해서 감당해야 할 부담(공무원연금 등)은 어떻게 해결할까 하는 걱정에서부터 공기관이 인건비 지출 비중을 그렇게 늘리고도 경영실적을 제대로 올릴 수 있겠느냐는 현실적인 문제까지 나왔다.
 
정부는 이런 걱정에 아랑곳없었다. 그 실행 방안 중 하나로 공공부문의 청년의무고용비율을 현행 3%에서 내년에는 5%로 올리겠다고 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지원을 받는 기관이라면 무조건 청년을 5% 고용하도록 강제하겠다는 거다. 이 정책은 실현될 수 있을까.
 
청년의무고용제를 담은 특별법이 시행된 몇 년 동안 결과를 보면 그저 구호일 뿐이라는 우려가 들 수밖에 없다.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2014~2016년) 동안 청년의무고용 이행비율은 70~80%를 오락가락한다. 5개 기관 중 한 곳은 법이 정한 비율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어쩌면 채우려야 채울 수 있는 경영 여력이 안 됐다는 게 맞는 표현일지 모른다.
 
공공부문의 청년채용을 늘린다면서 특별법까지 만들고 그 효력을 2018년까지 연장했는데도 공공부문의 채용시장은 이런 상황이다. 공공부문 경영평가에서 안 좋은 점수를 받을 것을 각오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심지어 3년 연속 청년의무고용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기관은 23곳이나 됐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한국철도공사, 한국건설관리공사, 우체국 물류지원단, 부산항보안공사,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같은 공공기관이 12곳이었다. 광주도시철도공사. 대전도시철도공사, 인천도시공사, 서울 은평구 시설관리공단 등 지방공기업이 11곳이다. 더욱이 지난 5일 감사원의 감사로 채용비리가 드러난 한국토지주택공사는 3년간, 대한석탄공사와 한국석유공사는 2년간, 강원랜드는 지난해 의무고용비율을 지키지 않았다.
 
이러다보니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도 기대에 못미쳤다. 지난 3년 간 채용목표의 49%만 달성했다. 지방공기업은 더 열악하다. 2015년 목표 달성률은 24.1%에 그쳤다. 물론 특별법으로 정해 강제한 채용규모 대비 부족분이다. 법으로 옥죄어도 사정이 이런 데 돈을 퍼붓고, 할당한다고 해서 일자리가 늘어날 리 만무하다.
 
신보라 의원은 “공공부문이 정원을 늘리더라도 경영상황이 호전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결국 기업이든 공공기관이든 자생력을 확보하고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고용창출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시장은 생물이다. 아무리 억누르고 밀어붙여도 결국은 생존할 수 있는 문을 찾아 움직인다.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외면하고 책상에서 펜대로 긁적이는 대책이 고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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