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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신고리5·6호기 울산 첫 토론회장 가보니 찬반 ‘팽팽’

중앙일보 2017.10.11 18:10
신고리 공론화위원회가 주최하는 신고리 5·6호기 울산 지역 순회토론회가 11일 오후 울산 남구 울산대학교 학생회관 소극장에서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찬성하는 지역주민 등 25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송봉근 기자

신고리 공론화위원회가 주최하는 신고리 5·6호기 울산 지역 순회토론회가 11일 오후 울산 남구 울산대학교 학생회관 소극장에서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찬성하는 지역주민 등 25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송봉근 기자

11일 오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가 주최하는 지역 순회 토론회가 울산대학교에서 열렸다. 울산이 신고리 5·6호기가 위치한 지역인 데다 시민참여단의 최종 결정 전에 지역 주민을 상대로 열린 일곱번째이자 마지막 지역 순회 토론회라 이목이 쏠렸다. 앞서 공론화위는 지난 8월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대전·부산·서울(2차 토론회)·수원에서 순회 토론회를 열었다.
 

11일 오후 울산대서 열려, 마지막 지역 토론
윤병조·양재영 교수 “원전 안전, 경제성 높아”
김해창 교수 등 “안전 보장 못해, 세계 추세 아냐”
참석 시민 “각 편 근거 자료 사실 검증 필요해”
토론 끝난 뒤 찬성·반대 세력 간 고성 오가기도

이날 토론회장에서는 찬성과 반대 진영 간의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기도 했지만 다행히 큰 충돌은 없었다. 다만 ‘찬성’ ‘반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온 사람들이 여럿 눈에 띄었지만 토론회 장소에서 집회는 열리지 않았다. 토론회가 끝난 뒤 토론회장과 토론회장 앞에서 5~10분 찬성·반대 세력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날 250여 명이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윤병조(기계공학) 부산대 교수, 양재영 국제원자력대학원 교수가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찬성 편에서 토론에 참여했다. 반대편에서는 김해창(환경공학) 경성대 교수, 박종운(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 동국대 교수가 의견을 펼쳤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찬성 쪽의 윤병조 부산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최은경 기자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찬성 쪽의 윤병조 부산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최은경 기자

윤 교수는 “한국 대표 중화학 공업단지가 밀집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저렴하고 품질 좋은 전기 공급은 필수”라며 원자력발전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원전 사고를 겪은 러시아 체르노빌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과 신고리 5·6호기는 설계가 다르고 안전설비를 보강해 안전하다. 
 
또 윤 교수는 “고리-신고리 원전 단지는 넓은 부지에 충분히 떨어져 설치돼 사고 전파 가능성이 작고 태풍·지진·해일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사용한 핵연료의 독성이 300년이 지나면 없어진다며 원자력에너지는 ‘친환경 서민 에너지원’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300년이 지나도 고준위 폐기물이 0.1%로 줄어들 뿐 사라지진 않으며 1m 거리에서 1년 동안 피폭되면 3000~5000명이 100% 사망한다”고 반박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반대하는 김해창 경성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최은경 기자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반대하는 김해창 경성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최은경 기자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반대하는 김 교수는 “원전 사고는 예상치 못한 때, 예상치 못한 원인으로 일어난다”며 “이미 체르노빌·후쿠시마 참사로 원전의 안전신화가 붕괴했다”고 윤 교수의 의견에 반박했다. 
 
또 “원전 설계 시 활성단층에 대한 지진평가가 배제되고 바닷속 활성단층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원자로 시설 간 이격거리도 미국 기준인 32㎞보다 가까운 4㎞로 설정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교수는 원자력 발전 역시 석면·DDT(살충제)·가습기살균제처럼 불완전한 기술인데다 원전 관련 부실·비리 사건도 많다”며 우려를 표했다. 
 
양측 토론자들은 원전의 경제성, 세계의 원전 현황 등에 대해서도 큰 의견 차이를 보였다. 양 교수는 “태양광·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하면 추가 설비로 전기료가 비싸진다”며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울산에서 이는 재앙”이라고 말했다. 또 영국·미국·중국·러시아 등이 원전 설비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교수는 “독일·이탈리아·영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원전 개발은 축소·폐기되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 원전 대문에 전기요금이 오르고 있고 원전 건설과 수출이 미치는 산업 파급효과가 생각보다 매우 적다”고 말했다.
손팻말을 들고 토론회에 참석한 청중들. 최은경 기자

손팻말을 들고 토론회에 참석한 청중들. 최은경 기자

토론회는 4명 교수의 발표와 질의·응답 시간으로 끝났다. 토론회를 찾은 한 참석자는 “같은 주제를 놓고 찬성·반대 쪽 근거가 서로 너무 다르다”며 “시민참여단 앞에서 발표할 자료는 공론화위가 미리 사실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반대하는 울산 시민 김근일(50)씨는 “지역 주민의 의견이 너무 반영되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하다”며 “계속 울산에 살아도 되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지역 토론회가 끝난 뒤 청중들 간 잠시 승강이가 벌어졌다. 최은경 기자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지역 토론회가 끝난 뒤 청중들 간 잠시 승강이가 벌어졌다. 최은경 기자

이날 토론회장이 아닌 울산시청에서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찬성과 반대를 주장하는 단체가 각각 기자회견을 열었다. 
‘핵발전소로부터 안전한 울산을 바라는 여성, 학부모 일동’은 이날 오전에는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활성단층으로 인한 지진 위험성이 아주 높다”며 “아이들에게 안전한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핵발전소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울산시당 대변인단은 이날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고리 5·6호기가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산시는 “원전 안정성 여부를 시민참여단이 결정하는 현재의 공론화 방식이 합리적이지 않다”며 “정부가 어떤 결정을 하든 지역경제에 미치는 타격에 대한 명확한 대책을 제시해 주민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일장 자료를 냈다. 

이날 오전 울산시청 앞에서 ‘핵발전소로부터 안전한 울산을 바라는 여성, 학부모 일동’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울산시민운동본부]

이날 오전 울산시청 앞에서 ‘핵발전소로부터 안전한 울산을 바라는 여성, 학부모 일동’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울산시민운동본부]

 

한편 공론화위는 오는 13일부터 2박 3일 동안 충남 천안에서 시민참여단 종합토론회를 열고 조사를 마치는대로 결과를 분석해 20일 정부에 최종 권고안을 제출하고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울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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