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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사람들 '삼지연 8인방', 그들은 지금

중앙일보 2017.10.11 16:50
“지는 별이 있다면, 뜨는 별도 있는 법”
지난 7일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최태복·김기남이 해임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당시 운구차 옆을 지켰던 ‘운구차 7인방’이 모두 처형, 숙청, 해임 등으로 이선으로 물러났다.  

7일 전원회의서 김기남, 최태복 물러나며 아버지 운구차 7인방 모두 이선 후퇴
고모부 장성택 처형 결심했던 삼지연 현지지도 동행했던 8인방은 승승장구

이런 가운데 2013년 12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처형 직전 백두산 밑 삼지연에서 협의를 가졌던 ‘삼지연 8인방’은 승승장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지연 8인방은 황병서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 김병호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박태성 당 부부장, 마원춘 당 부부장, 홍영칠 기계공업부 부부장(이상 당시 직책) 등이다. 이들 중 황병서와 김원홍, 김양건 등은 장성택 처리 방안과 향후 대책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한다.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2013년 11월 29일 김정은이 백두산 인근의 삼지연을 현지지도하고 있다. 뒤는 김일성 동상. 김정은은 이곳을 다녀온 직후인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어 고모부인 장성택을 숙청했다. 황병서(오른쪽 둘째) 총정치국장 등 당시 자리를 했던 8인방중 2015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양건(김정은 왼쪽, 2015년 사망) 통일전선부장을 제외한 나머지 7인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2013년 11월 29일 김정은이 백두산 인근의 삼지연을 현지지도하고 있다. 뒤는 김일성 동상. 김정은은 이곳을 다녀온 직후인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어 고모부인 장성택을 숙청했다. 황병서(오른쪽 둘째) 총정치국장 등 당시 자리를 했던 8인방중 2015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양건(김정은 왼쪽, 2015년 사망) 통일전선부장을 제외한 나머지 7인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또 마원춘과 김병호 등은 재일교포(고용희)의 아들인 김정은이 백두혈통을 승계했다는 상징성을 만들기 위한 삼지연 개발 계획에 참여했다. 김정은이 삼지연으로 향하기 전 직접 찍어서 참석을 지시한 ‘김정은의 사람들’인 셈이다. 전현준 우석대 초빙교수는 “김정은은 집권 이후 처형과 숙청, '혁명화 과정'(노동을 통한 정신재무장) 등을 통해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노회한 간부들의 길들이기를 해 왔다”며 “5년이 지나면서 북한 지도부가 완전히 바뀌었고, 김정은을 둘러싼 권력의 중심부에서 삼지연 8인방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파악한 삼지연 8인방의 최근 동향은 2015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양건 부장 외에 모두 승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체제 연구실장은 “황병서는 총정치국장으로, 마원춘은 국방위 설계국장이자 중앙위 후보위원, 김원홍은 친정인 총정치국 부국장, 한광상 전 재정경리부장은 인민무력부 후방사업 담당, 박태성은 당 부위원장, 김병호와 홍영칠은 당 중앙위원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마원춘과 김원홍은 '혁명화 과정', 좌천 등의 부침을 겪기는 했지만 김정은의 남자로 맹활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모부를 처형하기 위한 ‘도원결의’에 참석했던 인사들이 김정은의 사람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2인자나 거를 허용치 않는 북한 체제의 속성상 이들의 운명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익명을 원한 탈북자는 “김일성과 김정일은 당 부부장 이상급 인사를 거의 하지 않으면서, 큰 과오를 범해도 ‘이럴 때 용서해 줘야 충신이 된다’며 충성을 유도했다”며 “반면 김정은은 수시로 인사를 하고, 때로는 가차 없는 처형을 통한 억압통치를 하며 충성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이들의 운명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예상했다.  
 
한편, 이번 전원회의에서 중앙위 후보위원과 당 부장으로 북한이 발표한 신용만이 노동당의 외화벌이를 담당하는 39호 실장에 오른 것으로 연구원은 추정했다. 이 실장은 “신용만은 전일춘 실장 밑에서 부실장으로 근무하던 인물로 안다”며 “전일춘이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에 포함돼 활동이 쉽지 않게 되자 제재 명단에 없는 신용만으로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저지를 위해 돈줄 죄기에 나선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 분석이 사실일 경우 신용만도 조만간 제재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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