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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대항마 고이케 약발 끝? 정당지지율 4.8% 폭삭, 왜?

중앙일보 2017.10.11 16:29
고이케 약발이 벌써 다 했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대표가 이끄는 ‘희망의당’ 지지율이 밑바닥을 맴돌고 있다. 3주전 당 결성 당시만 해도 일본 정계의 돌풍 가능성까지도 점쳐졌으나 찻잔의 태풍에 그칠 조짐이다.

NHK 조사 자민당 31.2%ㆍ희망의당 4.8%
지난달 30일 요미우리 34%vs 19% 큰 차이
"정책 구체성 없고 지향하는 바 모르겠다"
'관용적 정치'하겠다더니 배타적 행보에 '실망'
아이치 지사 '희망의당' 지원 중단 등 파열음 속속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27일 희망당 창당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지지통신]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27일 희망당 창당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지지통신]

NHK가 지난 7일부터 3일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31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를 물은 결과 자민당 31.2%, 희망의당 4.8%로 나타났다.  
 
약 열흘 전 다른 여론조사(요미우리 신문 9월 30일)에서 19%의 정당지지율을 보여, 34%의 자민당을 위협하던 상황과 비교하면 상전벽해 수준이다. 지난 5일 아사히신문 보도에서도 비례대표 지지 정당은 각각 자민당 35%, 희망의당 12%였다.
 
이번엔 ‘희망의당’에 대한 기대감도 낮게 조사됐다. ‘희망의당’에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와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57%였다. 반면 ‘기대한다’, ‘어느 정도 기대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36%에 그쳤다.
 
고이케 유리코(가운데) 희망의 당 대표가 7일 도쿄 긴자에서 선거 협력을 하기로 한 마쓰이 이치로(왼쪽) 일본유신회 대표와 유세를 하고 있다. [지지통신]

고이케 유리코(가운데) 희망의 당 대표가 7일 도쿄 긴자에서 선거 협력을 하기로 한 마쓰이 이치로(왼쪽) 일본유신회 대표와 유세를 하고 있다. [지지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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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당은 왜 이렇게 쪼그라든 걸까.
 
일본 언론들은 희망의당이 정책에 구체성도 없고 무엇을 지향하는 당인지 뚜렷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민당을 비판하면서 그렇다고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 대표적으로 자민당의 소비세율 10%인상안에 반대하면서, 재정건전화 방안이나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필요한 재원 마련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하지 못하고 있다.
 
헌법 개정에 있어서는 오히려 자민당과 차별성이 모호하다. 희망의당은 헌법 9조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방안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북한 위협에 대응해 자위권을 강화하는 개헌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당초 ‘얽매임 없는 정치’, ‘관용적인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고이케 대표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국민들의 실망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이케 대표는 민진당 출신 중 리버럴 계열을 배제하는가 하면 입후보자들에게 ^개헌·안보관련법 찬성 ^외국인 지방참정권 부여 반대 등의 서약을 요구했다. 고이케 대표와 찍은 사진을 후보자 포스터에 사용하려면 30만엔(약 300만원)을 내라고 요구한 것도 고이케 개인 이미지에 악재로 작용했다.
 
 8일 일본 기자클럽 주최 당수 토론회에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옆 자리의 아베 신조 총리를 쳐다보고 있다. [지지통신]

8일 일본 기자클럽 주최 당수 토론회에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옆 자리의 아베 신조 총리를 쳐다보고 있다. [지지통신]

야쿠시지 카즈유키(薬師寺克行) 도요대 교수는 “개인적 친소나 배타적 기준으로 공천하는 등 정당으로서 전혀 민주적이지 않은 모습들을 보였다”면서 “유권자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은 남겼다”고 지적했다.
 
파열음은 벌써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아이치현(愛知県)의 오무라 히데아키(大村 秀章) 지사는 11일 기자회견에서 “희망의당 고이케 대표와 더 이상 합동연설을 하지 않겠다. 특정 정당보다 개인적 관계가 있는 인물을 응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무라 지사는 지난달 30일 고이케 대표, 오사카부 지사인 마쓰이 이치로 일본 유신회 대표는 선거에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오무라 지사와 대립관계인 가와무라 다카시 (河村たかし) 나고야(名古屋)시장이 합동연설에 동참하자 감정이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엔 고이케 지사가 도쿄도의회 선거를 위해 만들었던 도민퍼스트회 소속 도의원 2명이 고이케 지사에 반기를 들며 탈당을 했다. 이유는 “고이케 대표의 독단적, 배타적 당 운영 때문”이었다.
 
일본 정계 안팎에서는 희망의당의 인기가 고이케 대표의 개인적 인기에 따른 일시적 붐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만큼 선거 후 다시 찢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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