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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박지원 출마 표명으로 전남지사 선거전 조기에 과열

중앙일보 2017.10.11 15:07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기에 빠진 국민의당을 생각한다면 박지원은 전남지사에 출마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박지원(75) 국민의당 전 대표가 지난 10일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한 말이다.

박 전 국민의당 대표, "내년 전남지사 출마" 뜻 밝혀
전남지사, 이낙연 총리 임명 후 정치적 위상 높아져
호남 민심 가늠할 핵심 요직…7~8명 치열한 '각축'

박 전 대표, 내년 지방선거 '다크호스' 4선 의원
'DJ 복심', 3차례 원내대표 등 노련함 '승부수'
"당 살리려면 안철수 등 대표급들 나서야" 강조

 
박 전 대표는 “국민의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당의)존폐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당을 살리기 위해서는 안철수 대표와 손학규 상임고문, 천정배 전 대표, 정동영 전 최고위원, 박지원 등이 선거 전면에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 패배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취업 특혜 의혹 증거 조작 사건 등으로 위기에 몰린 국민의당을 재건하기 위해 내년 6·13지방선거에 출마할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전날 CBS 라디오와 YTN 전화인터뷰를 통해서도 전남지사 출마 의지를 밝혔다. 그는 CBS에서 지방선거 출마설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전남지사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출마의지는 이번 추석 연휴 때 보여준 행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목포·화순·장성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1일 함평, 2일 담양, 3일 구례·순천·영암·나주 등을 찾는 광폭 행보를 했다. 4일에는 해남 대흥사와 장흥·강진·무안·함평을 방문한 데 이어 5일에는 진도·해남, 6일 강진·순천, 7일 곡성·광주광역시 등의 민심을 살폈다.
 
박 전 대표는 “추석 연휴 동안 광주와 전남·북, 특히 전남을 훑어보니 출마를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민의당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일제히 나가서 당을 살려보자는 의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내년 6·13지방선거에 나설 전남도지사 예비 후보군. 왼쪽부터 노관규, 박지원, 이개호, 이석형, 장만채, 주승용, 황주홍(가나다순). 뉴시스

내년 6·13지방선거에 나설 전남도지사 예비 후보군. 왼쪽부터 노관규, 박지원, 이개호, 이석형, 장만채, 주승용, 황주홍(가나다순). 뉴시스

이낙연(65) 전 지사의 국무총리 차출로 공석이 된 전남지사 자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기세 싸움이 치열하다. 두 당이 내년 선거에서 호남권 맹주자리를 놓고 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박 전 대표처럼 중량급 인사들이 대거 전남지사에 도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전남지사 자리는 이 전 지사의 국무총리 차출로 호남 정가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4·13 총선 이후 더민주와 국민의당 양당체제로 굳어진 호남의 정치 구도를 선점하기 위한 선거전이 또 한 번 치열하게 전개될 핵심 지역이 전남이기도 하다.
 
더민주는 지난 5월9일 19대 대선을 치르면서 호남 표심의 주도권을 잡은 만큼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전남도민은 올해 대선에서 더민주 후보로 나선 문 대통령에게 59%의 표를 몰아줬다. 지난해 총선 당시 30% 수준이던 더민주 지지율이 배가량 치솟으며 호남의 맹주 자리를 탈환한 것이다. 
전남도청 청사. 중앙포토

전남도청 청사. 중앙포토

반면 국민의당은 전남 지역 국회의원 의석 10석 중 8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낼 경우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4월 총선 때만 하더라도 호남 지역구 전체의석(28석)에서 23석을 휩쓸었다. 하지만 대선 패배와 증거조작 사건 등으로 인해 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몰렸다.
 
이 전 지사의 총리 취임에 따라 무주공산이 된 전남지사 후보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 무소속 후보 등 7~8명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더민주는 광주·전남 지역에서 유일한 현역 국회의원인 이개호(58·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이 출마를 준비 중인 가운데 조충훈(64) 순천시장과 노관규(57) 전 순천시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개호 의원은 지역 민심의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는 더민주의 유일한 현역 의원이다.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비롯해 30여 년간 공직생활 경험을 토대로 지난해 총선 때 국민의당의 돌풍 속에서도 살아남았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오른쪽)가 지난 9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안철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오른쪽)가 지난 9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안철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충훈 시장은 풍부한 행정경험과 순천 일대에서의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전남지사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2002년 4대를 시작으로 7, 8대 순천시장을 맡아왔다. 2차례 순천시장을 역임한 노관규 전 시장도 19대, 20대 총선에 이어 전남지사 출마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광주광역시장 출마를 검토해온 이용섭(67)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의 전남지사 차출론도 나온다. 전남 장흥이 고향인 임종석(51) 청와대 비서실장의 전남지사 출마설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국민의당은 박 전 대표를 비롯해 주승용(65·여수시을)·황주홍(65·고흥·보성·장흥·강진) 국회의원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박 전 대표는 전남지사 출마 여부는 2014년 지방선거 때부터 거론돼 왔다.4선인 박 전 대표는 목포와 무안·신안 등 전남 서부권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년 간 자신이 만든 한자성어인 ‘금귀월래'(金歸月來)’를 지켜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금귀월래는 금요일에 지역구인 목포에 내려가 활동을 한 뒤 월요일에는 서울 여의도로 상경해 의정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6월 26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 김대중 대통령 생가에서 국민의당 박준영 의원,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 등과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6월 26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 김대중 대통령 생가에서 국민의당 박준영 의원,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 등과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대표가 전남지사에 출마할 뜻을 밝히면서 지역민들 사이에선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지방 분권시대를 맞아 전남도정을 이끌어갈 정치 거물”이라는 반응과 함께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젊은 정치인에게 길을 터줘야 한다”는 시각이 맞서는 형국이다.  
 
박 전 대표에 맞설 주승용 의원은 전남지사 선거에 두 차례 도전해 인지도가 높다는 게 강점이다. 여수시장과 국회의원 등을 두루 거쳐 행정력과 정치력 면에서 검증을 받았다는 평가다. 황 의원도 3선 강진군수와 재선 국회의원의 정치경험을 바탕으로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소속인 장만채(59) 전남도교육감도 3선 교육감과 전남지사 자리를 놓고 고민하는 가운데 3선 함평군수 출신인 이석형(59) 산림조합중앙회장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왼쪽 세번째부터), 안철수 대표, 박지원 전 대표 등 국민의당 전현직 지도부가 지난 7월 31일 국회에서 19대 대선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주선 비대위원장(왼쪽 세번째부터), 안철수 대표, 박지원 전 대표 등 국민의당 전현직 지도부가 지난 7월 31일 국회에서 19대 대선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안=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4월 6일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을 방문해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4월 6일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을 방문해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박지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할 만큼 DJ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197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 사업을 하던 그는 망명 중이던 김 전 대통령을 만나면서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1992년 14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등원한 뒤 국민의 정부에서 문화부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거쳤으나 대북송금 사건으로 사법처리됐다. 2007년 말 복권 이후 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는 등 4선 국회의원을 했다. 야당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각각 3차례 지낼 정도의 여의도 정치에 밝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김관영 사무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김관영 사무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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