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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로 아내 살해한 의사 징역 35년 선고… 법원 "엄정한 처벌 불가피"

중앙일보 2017.10.11 14:57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아내에게 약물을 투여해 살해한 비정한 남편에게 징역 35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서산지원 전경. [중앙포토]

대전지법 서산지원 전경. [중앙포토]

 

재판부 "의학적 지식 살인도구 이용해 비난 가능성 높다" 밝혀
아내 사망한 뒤 부동산·자동차 명의 의전, 예금·보험금도 수령
재판부 "피해자 고통 속에 사망, 유족 엄중한 처벌 원해" 설명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한경환)는 12일 살인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45)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자백과 보강증거에 의하면 공소 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며 “피해자가 사망하면 자신이 단독으로 재산을 상속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용해 살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1차 범행이 미수에 그친 뒤에도 단념하지 않았고, 심정지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점을 치밀하고 교묘하게 이용했다”며 “피해자가 사망한 뒤 상속인의 지위를 내세워 부동산과 자동차를 자신의 명의로 이전하고 예금과 보험금도 모두 수령하는 등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의술을 베풀고 인간의 생명으로 지켜야 할 본분을 망각하고 의학적 지식을 살인 도구로 이용해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피해자가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했고 유족이 엄중한 처벌을 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법원 이미지. [중앙포토]

법원 이미지. [중앙포토]

 
앞서 지난달 20일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한경환)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3월 11일 오후 9시 30분쯤 충남 당진시 자신의 집에서 아내 B씨(45)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 게 한 뒤 약물을 주입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A씨는 범행 다음 날인 3월 12일 “아내가 숨졌다”며 119에 신고했다. 평소 심장병 치료를 받았던 B씨의 사인은 ‘병사(病死)’로 처리됐다. 하지만 B씨 유족은 “사인이 의심스럽다. 조사해달라”며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A씨 집과 병원 등을 압수 수색한 뒤 타살 의심 정황을 포착했다. A씨에게 소환 통보를 앞둔 시점이었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A씨는 지난 4월 4일 오전 자취를 감췄다. 도주하던 A씨는 같은 날 오후 2시50분쯤 영동고속도로 강릉휴게소(강릉 방향)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검거되기 직전 자살을 시도하기 위해 약물을 투약하기도 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법원 판결 이미지. [중앙포토]

법원 판결 이미지. [중앙포토]

 
수사 과정에서 A씨가 지난해도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실패한 사실이 드러났다. 가정불화가 계속되자 A씨는 지난해 11월 15일 오후 8시30분쯤 수면제를 탄 물을 B씨에게 먹인 뒤 잠이 든 틈을 이용해 약물을 주입했다. 약물이 주입되자 B씨는 심정지가 발생했다.
 
약물을 주입한뒤 태연하게 외출을 마치고 돌아온 A씨는 쓰러져 있던 B씨를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했다.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서였다.
 
A씨는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B씨가 살아나자 119에 신고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B씨를 병원으로 후송, 목숨을 구했다고 한다. 당시 병원에서는 B씨의 심정이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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