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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규의 힘?…창사 이래 최초 ‘내수 3위’ 꿰찬 쌍용차

중앙일보 2017.10.11 13:51
쌍용자동차가 창사 63년 만에 처음으로 내수 3위 자리에 올랐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빨리 노사협상을 마무리 지은 데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선점하면서 세운 신기록이다.
쌍용차는 지난 9월 내수 시장에서 9465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한국GM은 8991대를, 르노삼성차는 7362대를 팔았다. 내수 판매량만 놓고 보면 쌍용차가 국내 완성차 제조사 중 세 번째로 많이 차량을 판매한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쌍용차는 국내 5개 완성차 제조사 중 꼴찌였다.

쌍용차 45일만에 임금협상 마무리하고 생산 박차
5개월째 협상중인 한국GM과 대조적
쌍용차 공장 가동률 91%까지 상승…한국GM은 30%선

쌍용차 평택공장

쌍용차 평택공장

월간 판매량을 기준으로 쌍용차가 3위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쌍용차는 평택에 1개의 완성차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역시 완성차 공장이 1개(부산)인 르노삼성차를 제친 적은 있었지만, 한국GM까지 제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GM은 부평·군산·창원에 3개의 완성차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쌍용차 평택공장

쌍용차 평택공장

한국GM이 노사 갈등과 제임스 김 전 사장 조기 사임, 내수 시장 철수설 등 악재에 시달리는 동안 쌍용차는 연중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차량을 판매했다. 노사협상이 원만하게 끝난 덕분이다. 쌍용차는 6월 9일 임금협상을 시작한 지 45일 만에 16차례 협상을 통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2010년 이후 8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다. 특히 올해 임금협상은 지난해보다 더 순탄했다. 조합원 찬성률(61%→67%)도 지난해보다 6%포인트 높았고, 협상 기간도 짧았다. 9월 평택공장 가동률은 91%까지 상승했다.
반면 한국GM 노동조합(노조)은 지난 5월부터 임금협상을 시작했지만 아직 진통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5차례 부분파업을 진행했고 잔업·특근을 거부하고 있다. 이 기간 한국GM 군산공장 등 일부 공장 가동률은 30% 선으로 추락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국내‧외 자동차 산업이 침체하고 있다는 데 쌍용차 노사가 인식을 공유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이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노조도 차가 잘 팔려야 일자리가 만들어져서 퇴직자들이 복귀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가 ‘2017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유럽시장에 처음 공개한 G4렉스턴과 최종식 쌍용차 대표이사. [사진 쌍용자동차]

쌍용차가 ‘2017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유럽시장에 처음 공개한 G4렉스턴과 최종식 쌍용차 대표이사. [사진 쌍용자동차]

특히 쌍용차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4렉스턴을 9월 한 달 동안 1639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63%나 판매량이 증가했다. 쌍용차는 지난 8월 G4렉스턴 7인승 차량을 추가로 출시하며 판매량이 상승하고 있다. 영국을 시작으로 해외시장에서도 G4 렉스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2017.07.17.쌍용차는 17일 디자인을 혁신하고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티볼리 아머를 출시해 20일부터 전국 전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한다.신차의 가격은 모델별로 1650만원에서 2500만원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김춘식

2017.07.17.쌍용차는 17일 디자인을 혁신하고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티볼리 아머를 출시해 20일부터 전국 전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한다.신차의 가격은 모델별로 1650만원에서 2500만원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김춘식

쌍용차의 베스트셀링카인 소형 SUV 티볼리 인기도 여전하다. 9월 한 달 판매대수(5097대)는 전년 동기 대비 25.7% 증가했다. 지난 7월 티볼리아마·티볼리에어 등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판매량이 반등했다. 티볼리가 월 5000대 이상 팔린 건 5개월만이다.
현대차 코나, 기아차 스토닉 등 동급 차량이 올해 줄줄이 출시되면서 소형 SUV 시장이 덩달아 확대하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9월 소형 SUV 시장에서 티볼리는 코나(5386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동급 경쟁 모델은 한국GM의 트랙스(1213대)도 판매량이 66.7% 증가하는 등 코나 출시 이후 소형 SUV 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반면 국산차 업계 부동의 3위였던 한국GM은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차 아반떼와 기아차 K3를 잡기 위해 출시한 준중형 세단 올뉴크루즈가 9월 고작 417대 팔렸다. 시판 중인 13개 모델 중 트랙스를 제외한 전 모델의 판매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최종식 쌍용차 대표는 “창사 이래 처음 내수 3위를 달성한 것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물량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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