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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도 밸런타인데이가…청춘남녀가 선물했던 것은?

중앙일보 2017.10.11 12:04
비자나무 [중앙포토]

비자나무 [중앙포토]

제주도를 포함한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상록수인 비자나무.
제주도 구좌읍 평대리의 비자나무 숲은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보호를 받고 있기도 하다. 

경칩 때 은행알 주고받고 사랑을 확인
조상들 비자나무 태워 천연 모기향으로
국립생물자원관 조상의 동식물 활용법
'옛 이야기 속 고마운 생물들' 책 발간

우리 조상들은 이 비자나무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했다.
열매는 치질 치료나 구충제 등 약으로 사용했고, 목재는 바둑판으로 썼다.
비자나무. [중앙포토]

비자나무. [중앙포토]

특히 나무줄기나 잎은 여름철 불에 그슬려 모기를 쫓는 데 사용했다. 천연 모기향으로 활용했던 셈이다.
제주도 비자림의 생태해설사 이영숙씨는 "동의보감에 보면 비자나무 열매를 하루 7알씩 7일을 먹으면 촌충이 사라진다고 나온다"며 "고혈압을 다스리는 데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책 표지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책 표지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이처럼 우리 조상들이 주변의 동·식물을 어떻게 대하고, 활용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엮은 책이 나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생물자원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옛 문헌 속에서 우리 조상들이 동·식물 자원을 활용한 사례 모아 '옛이야기 속 고마운 생물들'이란 이름의 책을 엮어냈다고 11일 밝혔다.
생물자원관은 삼국사기와 동의보감, 자산어보, 해동농서 등 70여 종류 고문헌에서 비자나무와 은행나무 등 식물 14종과 고래·홍어 등 동물 12종 등 모두 26종에 대한 이야기 찾아내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썼다.
'옛 이야기 속 고마운 생물들' 책에서 비자나무를 소개한 내용

'옛 이야기 속 고마운 생물들' 책에서 비자나무를 소개한 내용

이 책의 대나무 편에서는 죽순뿐만 아니라 흉년에는 대나무 열매(죽실)로 허기를 때웠다는 문헌 기록을 소개하고 있다.
돌배나무는 재질이 단단해 팔만대장경판으로 활용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달 21일 광주 북구 중흥동 거리에서 북구청 공원녹지과 직원들이 은행나무 열매를 털어내 거둬들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1일 광주 북구 중흥동 거리에서 북구청 공원녹지과 직원들이 은행나무 열매를 털어내 거둬들이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은행나무 열매가 요즘 젊은이들이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때 사랑을 확인하는 것처럼 활용됐다는 이야기도 담고 있다.

열매의 모서리가 셋인 것은 수은행이고, 모서리가 둘인 것은 암은행이란 사실을 조상들은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선시대에 봄이 시작되는 경칩이 되면 여자에게는 수은행 열매를, 남자에게는 암은행 열매를 보내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옛이야기 속 고마운 생물들'은 현재 국립생물자원관 홈페이지에서 생물다양성 이북(E-book) 코너에서 전자책으로 볼 수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오는 2020년까지 주요 전통문헌 50여 종류에 수록된 생물자원 이용 지식을 추출해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검색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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