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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방북? “가더라도 미국 정부 대표 자격 아니다”

중앙일보 2017.10.11 11:35
“방북하더라도 미국 정부 대표 자격이 아니다.”
미 정부가 지미 카터(93) 전 대통령이 북핵 위기 해결을 위한 방북 의사를 타진한 데 대해 10일(현지시간) 첫 공식 반응을 내놨다. 히더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하기 위해서는) 확실히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면서 “만약 가게 된다면 미국 정부의 환송을 받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대표 자격이 아니라는 것이다. 방북 허용 여부에 대해서도 “미리 예단하고 싶지 않고, 확신하지 못한다”면서 “최종 결정은 내 소관을 넘어선 것”이라며 답을 피했다.

미 국무부 “허가 필요한 사항”…첫 공식 입장 내놔
“가게 되더라도 정부 환송 받지 못할 것”
1994년 방북 때도 개인자격으로 가 극적 합의 끌어내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희망은 중앙일보(9일)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조지아주 섬터 카운티 플레인스에 있는 카터 전 대통령의 자택에서 그를 만난 박한식(78)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카터 전 대통령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4년 전격 방북해 극적 반전을 끌어냈던 것처럼 생전에 다시 한번 엄중한 상황을 풀기 위한 역할을 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1994년 북핵 위기 당시 개인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이 선상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TV=연합뉴스]

1994년 북핵 위기 당시 개인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이 선상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TV=연합뉴스]

 
카터 전 대통령은 미국이 평안북도 영변의 핵시설을 정밀 타격하려는 계획을 세우면서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1994년 6월 판문점을 통해 방북한 뒤 김일성 주석을 만났다. 방문은 개인 자격이었지만 김 주석과의 논의 내용이 클린턴 당시 대통령에게 바로 전해졌고 극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었다. 그의 방북은 북한이 플루토늄 생산 등의 핵 활동을 중단하는 대신 국제사회가 경수로를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북ㆍ미 제네바합의(94년 10월)로 이어졌다. 미 정부는 정부 대표 자격을 부여하지 않았지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등 예우를 갖췄다.  
 
앞서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내가 북한 지도자에게서 알아낸 것’이란 제목의 기고문에서 “북한 핵시설에 대한 군사공격이나 좀 더 강력한 경제제재 등은 현재의 위기를 끝낼 즉각적인 방법이 아니다. 북한 정권은 (핵을) 그들의 생존이 달린 문제로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또 다른 한국전쟁의 가능성이 큰 상황에 직면해있다. 이는 세계평화에 현존하는 가장 심각한 위협”이라며 “북한과 미국은 고조되는 긴장을 완화하고 영구적이고 평화로운 합의에 이를 방법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고문과 함께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의사는 북한 측에 전달됐다고 박 교수는 밝혔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 '내가 북한 지도자에게서 알아낸 것(Jimmy Carter: What I’ve learned from North Korea’s leaders)'.[워싱턴포스트 캡쳐]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 '내가 북한 지도자에게서 알아낸 것(Jimmy Carter: What I’ve learned from North Korea’s leaders)'.[워싱턴포스트 캡쳐]

 
하지만 카터 전 대통령은 아직까지 북한 측으로부터 방북해도 좋다는 응답을 받지 못했다.
노어트 대변인의 반응처럼 미 정부 역시 반기지 않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감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카터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두어 차례 방북 의사를 전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문제는 현직인)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전직 대통령이 관여할 영역이 아니다. 알아서 하겠다(Leave me alone)’라고 했다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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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현기 특파원, 서울=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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