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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찬가' 불렀다가 시민단체 공격 받은 남유진 구미시장

중앙일보 2017.10.11 10:33
남유진 구미시장이 지난 3일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세워진 동상 앞에서 '박정희 대통령 영전에 고하는 글'을 읽고 있다. [사진 구미시]

남유진 구미시장이 지난 3일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세워진 동상 앞에서 '박정희 대통령 영전에 고하는 글'을 읽고 있다. [사진 구미시]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이 '박정희 대통령 영전에 고하는 글'을 발표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가 이를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행보'라고 지적하고 나서면서다.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 발표문 두고 시민단체 반발
구미YMCA "민심과 지역상황 외면한 정치적 행보"
"시민들 경제·일자리·복지 희망…혈세 제대로 써야"

 
남 시장은 지난 8일 구미시 보도자료를 통해 박 전 대통령 영전에 추석 인사를 드리는 형식의 글을 배포했다. 이 글에는 박 전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칭송과 현 정부에 대한 비판, 보수 세력의 자성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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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글을 통해 "조선·전자·기계·제철·자동차·석유화학·원자력 등 기술집약적인 산업을 진흥해 오늘날의 경제 대국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또한 독일의 광부와 간호사로, 월남 참전 용사로, 중동의 사막에서 땀 흘리신 모든 분의 피와 땀의 결과로 오늘이 있음을 잊지 않고 있다"고 했다.
남유진 구미시장이 지난 3일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박 전 대통령 내외 영전에서 '박정희 대통령 영전에 고하는 글'을 읽고 있다. [사진 구미시]

남유진 구미시장이 지난 3일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박 전 대통령 내외 영전에서 '박정희 대통령 영전에 고하는 글'을 읽고 있다. [사진 구미시]

 
이를 두고 구미YMCA는 11일 '민심과 지역상황을 외면한 정치적 행보는 중단돼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구미YMCA는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는 드물게 많은 언론에 거론된 것으로 봐 지지세력 결집과 정치적 마케팅으로는 성공적일지 모르나 구미시의 살림살이를 맞긴 구미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지역의 상황과 걱정거리는 등한시한 채 오히려 시민들의 분열를 조장하는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 여겨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 반대에 대한 유보적 성명발표,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사업, 박 전 대통령 유물 전시관 사업 등 위험한 발언과 무리한 사업추진을 다분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입장만을 내세운 행보라고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미시가 경상북도와 함께 예산 880억원을 들여 지난 2011년부터 상모사곡동 박 전 대통령 생가 옆에 짓고 있는 '새마을 테마공원'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새마을 테마공원은 새마을운동과 관련한 전시·체험·연수 등을 제공하는 25만여㎡ 규모 시설이다.
 
구미YMCA는 "새마을 테마공원은 내용을 채울 콘텐트 확보도 불확실한 가운데 매년 50억원에 이르는 운영비를 두고 경상북도와 구미시가 이제 와서 갈등을 빚고 있고, 많은 국민과 구미시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는 박정희 유물전시관 건립도 200억원의 예산을 들여 10월말 착공 예정"이라고 지적했다.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이 지난 7월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구미시]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이 지난 7월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구미시]

 
구미YMCA는 구미시가 지난해 7월부터 한 달간 시민 9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도 예산편성 시민의견 설문조사'를 들며 남 시장이 추진하는 사업들이 구미시민들의 요구와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이 조사에서 '(구미시가) 가장 먼저 투자해야 할 부분은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란 질문에 '박 전 대통령과 새마을운동, 조국 근대화 유산 재조명'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8%에 불과했다. '구미공단 재창조, 창조경제 선도'(23.2%)와 '행복 일자리 8만개 창출, 서민경제 실현'(21.9%)을 요구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구미YMCA는 "정작 시민들은 경제·일자리·안전·복지를 희망하고 있다. 시민들의 혈세가 쓰여야 할 곳, 쓰이기를 원하는 곳은 따로 있는 것"이라며 "일부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한 무분별한 발언, 부실한 내용의 선심성 사업, 임기 말 치적을 위한 무리한 사업추진은 지양돼야 한다"고 했다.
 
구미=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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