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또 무너진 타워크레인, 근로자 5명 사상

중앙일보 2017.10.11 01:07 종합 12면 지면보기
10일 오후 1시36분쯤 경기도 의정부시 낙양동 민락2택지개발지구 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20층 높이의 타워크레인이 쓰러졌다. 이 사고로 김모(56)·이모(55)씨 등 근로자 3명이 숨지고 김모(50)씨 등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특히 숨진 김씨는 다음달 외아들 결혼을 앞두고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의정부 공사장서 해체작업 중 추락
볼트·쇠줄 등 부식됐을 가능성
김영주 장관 “사고 반복 업체 퇴출”

이날 김씨 등 4명은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을 하던 중 크레인이 갑자기 균형을 잃고 쓰러지면서 추락했다. 추락한 4명 가운데 1명은 타워크레인 줄에 걸려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됐지만 중태다. 지상에 있던 크레인 차량 기사 김모(40)씨는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경찰은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크레인을 지탱하는 각종 볼트와 너트 또는 쇠줄 등이 부식됐거나 마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전수칙 준수 여부나 기계 결함 등도 살펴보고 있다.
 
10일 경기 의정부시 LH 아파트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임현동 기자]

10일 경기 의정부시 LH 아파트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임현동 기자]

타워크레인은 공중에 가로로 길게 뻗은 크레인을 철제 기둥(붐대)이 받치는 구조다. 이번처럼 타워크레인을 해체할 때는 맨 위에 있는 철제 기둥 마디 사이에 유압 장비를 넣어 한 마디를 들어 올린 뒤 제거하는 방식으로 한다. 철제 기둥 마디를 들어 올릴 때 부품에 결함이 있거나 충돌 등으로 흔들리면 크레인이 부러지거나 넘어진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크레인이 갑자기 균형을 잃은 이유에 대해서는 정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7월에는 경북 구미시 광평동에서 대형 크레인이 승용차 13대를 덮쳐 10명이 다쳤다. 5월에는 경기도 남양주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끼리 충돌해 5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같은 달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에서는 대형 타워크레인이 충돌해 넘어지면서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치는 참사가 있었다.
 
4월에는 울산시 울주군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 프로젝트 현장에서 110m짜리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4명이 다쳤다. 업계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6건의 사고로 12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
 
계속되는 타워크레인 사고에 대해 이동호 인천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타워크레인은 무거운 상층부를 기둥이 받치는 구조라 기둥 내부에 문제가 있거나 바람 등 외부 충격 등에 쉽게 균형을 잃을 수 있다”며 “어느 기기보다 안전관리가 중요한데 운영 업체가 영세한 경우가 많아 현장에서 안전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타워크레인 관리기관이 국토교통부와 고용부(타워크레인 조종사 관리)로 이분화돼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행안부는 최근 타워크레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타워크레인 조종사 자격 기준 강화 등 6건의 개선 사항을 발굴해 국토부·고용부에 이행을 권고했다.
 
타워크레인 조종사의 면허 적성검사 중 시력 기준이 자동차운전면허(1종)보다 낮다는 지적에 따라 조종사의 시력 기준을 강화하도록 권고했다. 또 타워크레인 안전검사에 초급 검사원이 아닌 경험이 많은 검사원이 투입될 수 있도록 낮은 검사 수수료를 현실화하도록 했다.
 
타워크레인 안전검사 업체 KI기술의 심규형 대표는 “타워크레인은 위험한 작업인 만큼 5~6명이 팀을 짜 호흡을 맞춰야 하는데 최근엔 영세업체가 늘면서 최소 인력이나 급조된 인력을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작업자에 대한 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이날 오후 6시40분쯤 사고 현장을 찾아 “반복적으로 사고를 내는 타워크레인 관련 업체는 업계에서 퇴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계 부처와 협의를 통해 인명 사고를 낸 크레인 관련 업체가 3년 이내 또 사고를 내면 업계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전익진·최모란 기자 ijjeo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