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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잔치’ 수혜자는 대기업 주식 많이 산 외국인·기관

중앙일보 2017.10.11 01:00 경제 6면 지면보기
정부가 2015년부터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배당소득 증대세제의 효과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105년 배당소득 증대세제의 혜택을 받은 기업은 전체 법인세 신고법인(64만5061개)의 0.036%인 230개 법인에 불과했다.
 

배당소득 증대세제 효과 극히 미미
늘어난 배당금 14조 대기업에 편중
중소·중견기업은 3~5% 증가 그쳐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배당소득 증대세제는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각각 시장 평균보다 20% 높고, 총배당금이 10% 이상 증가한 기업 등에 주는 혜택이다. 이런 기업에 투자한 주주의 배당 원천징수세 부담을 기존 14%에서 9%로 낮춰주고,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에게도 25%까지 분리과세를 인정하는 내용이다. 2014년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도입한 것으로 기업소득 환류세제, 근로소득 증대세제와 함께 경기 활성화를 위한 ‘3대 패키지’로 불렸다.
 
그러나 혜택을 본 기업의 비중 자체가 0.4%에도 못 미쳐 사실상 효과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그나마도 일부 대기업에 편중돼 있었다. 지난해 전체 법인세 신고기업의 배당금액은 59조6514억원으로 2015년(45조6240억원)에 비해 14조원이나 늘었다. 그러나 이 중 6조7000억원은 상호출자제한기업, 6조6000억원은 기타 일반기업이었다. 중견기업은 도리어 123억원이 줄었다.
 
김정우 의원은 “기업당 배당금액을 보면 1년 새 상호출자제한기업이 39.9%, 기타 일반기업이 16.6%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은 각각 5.3%, 3.2% 늘어나는 데 그쳤다”며 “세제 혜택이 자산가와 외국인 주주의 주머니를 채우는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전체 법인의 현금배당액 8조3715억원의 94.8%인 7조9353억원이 32개 상호출자제한기업과 61개 기타 일반법인의 주주에게 돌아갔다. 물론 국세청이 주주에 대한 직접적인 과세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누가 혜택을 얼마나 받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배당소득 증대세제 대상의 상당수가 대기업이고, 이들 기업의 주주가 대부분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주당 배당금은 2015년 2만1000원에서 지난해 2만8500원으로 크게 늘었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외국인이 약 53%, 자사주를 포함한 삼성그룹 내 기업이 약 27%, 국민연금이 9.7%다. 나머지 10%도 대부분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물량이라 일반 주주가 배당 증가의 효과를 직접 누리긴 사실상 어려운 구조다. 김 의원은 “예견된 부작용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라며 “서민이나 중산층의 보편적 가계소득을 높이는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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