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실적 보고 돌아온 외국인, 10월 거래 첫날 8000억 순매수

중앙일보 2017.10.11 01:00 경제 6면 지면보기
외국인 투자자가 작심한 듯 하루에만 8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쓸어담았다. 추석 연휴로 11일 만에 열리는 장이어서 가격 급변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기업 실적 기대감이 불안감을 눌렀다.
 

코스피 39p 상승, 장중 2440도 터치
3분기 영업익 전년비 43% 늘 전망
4분기도 전망 밝아 지수 2500 기대
내수부진, 북한 위협이 상승장 변수

코스피 변동

코스피 변동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9.34포인트(1.64%) 오른 2433.81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27일(2443.24) 이후 최고치다. 장 중엔 2% 넘게 오르며 2440선도 찍었다. 외국인은 이날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8200억원을 순매수(매수에서 매도를 뺀 것)했다. 이런 변화는 넉 달 만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6월까지 7개월 연속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7월 북한 핵 위험과 글로벌 통화 긴축 우려로 순매도로 돌아섰다. 그 후 9월까지 석 달간 내리 순매도하며 총 4조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번에 외국인 마음을 돌린 주역은 실적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3분기 실적 전망치가 있는 상장사 213곳의 순이익은 34조4000억원으로 예상됐다. 1년 전보다 44% 늘어난 것이다. 영업이익도 1년 전보다 43% 늘어난 49조5000억원으로 전망됐다. 순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규모다. 실적 발표는 이달 중순 몰려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일회성 비용으로 인한 기저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상장사 순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10~20%를 기록할 것”이라며 “국내 증시 저평가 수준까지 고려하면 연말까지 코스피는 25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4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순이익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33조4000억원, 47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24.8%, 63.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은 전기·전자(IT) 업종이 견인했다. 세계 경제 개선과 반도체 호황을 등에 업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이날 보고서에서 “3분기 세계 경제 성장률은 장기 평균인 3.5%를 세분기 연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남은 4분기엔 성장률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덕에 지난달 수출은 551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가 돋보였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은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데다 신규 스마트폰 출시, 서버당 디램 탑재 용량 확대 등으로 수요가 늘며 8월에 이어 또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IT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벌써 주목받고 있다. 시장을 웃도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이 예상된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관련 업종의 이익 전망 상향분이 아직 이익 전망치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그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는 삼성전자 실적 발표 전후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 1, 2위도 각각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7만6000원(2.96%) 오른 264만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5800원(7%) 급등한 8만8700원에서 마감했다. 한때 9만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도 경신했다.
 
하지만 아직 마음을 놓긴 이르다. 북한 핵 위협이 가장 큰 불확실성이다. 시장 조사기관인 마킷에 따르면 전날 한국의 5년 만기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70.41bp(1bp=0.01%)로 전 거래일(6일)보다 0.72bp 상승했다. 닷새 만에 오름세다. CDS프리미엄은 국가 신용도를 나타내며 높을수록 신용 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북한 노동당 창건일(10일)과 중국의 제19차 당 대회(18일)를 전후해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불안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좋은 실적이 IT업종에만 쏠려 있는 점도 한계다. 펄펄 나는 IT주와 달리 자동차를 비롯한 경기소비재나, 내수주는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가격 강세는 코스피 시장에 긍정적”이라면서도 “북한 위험이 남아있어 강력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고 오는 26일 유럽중앙은행(ECB)의 내년 통화정책 방향도 신중히 봐야 할 변수”라고 말했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