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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 7실점...바닥 드러낸 신태용호 수비력

중앙일보 2017.10.11 00:41
10일 스위스 빌-비엔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모로코의 경기. 신태용 감독이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빌-비엔=연합뉴스]

10일 스위스 빌-비엔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모로코의 경기. 신태용 감독이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빌-비엔=연합뉴스]

 축구대표팀의 유럽 원정 평가전 2연전이 '수비 불안'이라는 고질병을 더욱 부각시킨 채 막을 내렸다.
 

러시아전 4실점, 모로코전 3실점 완패
손발 안 맞는 수비수들 연이은 실수
월드컵 본선 8개월 앞두고 수비 '빨간 불'

한국은 10일 스위스 빌-비엔의 티쏘아레나에서 열린 모로코와 A매치 평가전에서 먼저 세 골을 내주며 끌려간 끝에 1-3으로 졌다. 손흥민(토트넘)이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해 영패를 면했다. 지난 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와 원정 1차전에서 2-4로 패한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두 골 차 완패다.  
 
우리 대표팀의 약점으로 손꼽히는 수비 조직력 부재가 도드라진 2연전이었다. 두 경기 모두 스리백을 기반으로 한쪽 측면을 공격 지향적으로, 반대쪽을 수비 위주로 운용하는 비대칭형 포메이션을 가동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모로코전은 이 전형의 약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신태용 감독은 왼쪽에 전문수비수 임창우(알 와흐다)를 배치하고 오른쪽엔 측면 공격수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을 배치했다. 수비 본능이 부족한 이청용의 특성을 파악한 모로코는 이청용이 지키는 공간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전반 7분과 10분 우사마 탄난의 연속골이 모두 오른쪽 측면 수비가 허물어진 이후에 나왔다. 후반 2분 이스마일 엘 하다드가 기록한 세 번째 골도 마찬가지 패턴을 따랐다.
 
10일 스위스 빌-비엔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모로코의 경기. 모로코의 우사마 탄난에게 두번째 골을 허용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빌-비엔=연합뉴스]

10일 스위스 빌-비엔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모로코의 경기. 모로코의 우사마 탄난에게 두번째 골을 허용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빌-비엔=연합뉴스]

결과적으로 신태용 감독의 자충수였다. 신 감독은 10월 유럽 원정 2연전을 앞두고 막판 순위 경쟁이 한창인 K리그를 배려해 선수 전원을 해외파 멤버들로 채웠다. 대표팀 수비진의 주축인 K리거들이 빠지면서 측면수비수 품귀 현상이 빚어졌고, 결국 신 감독이 '비대칭 스리백'이라는 변칙 승부수를 꺼내드는 원인이 됐다. 포백 위주의 포메이션에 익숙한 대표팀 선수들은 많은 움직임과 유기적인 호흡을 필요로하는 스리백 기반 전형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그 결과는 대량 실점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전과 모로코전을 잇달아 치르는 동안 대표팀은 무려 7골을 내줬다.
 
유럽 원정 A매치 2연전은 실험 못지 않게 결과에 관심이 모인 경기였다는 점에서 신 감독의 선택은 더욱 아쉽다. 러시아월드컵 본선행 확정 이후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 대표팀 부임 논란이 불거지며 대표팀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아진 상황인 만큼, 축구팬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경기력을 선보일 필요가 있었다. 신 감독은 수비 안정 대신 "더 많은 골을 넣어 이기겠다"며 다득점 승리를 지향했지만 결과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셈이 됐다.
 
10일 스위스 빌-비엔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모로코의 경기. 모로코에게 세번째 골을 허용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빌-비엔=연합뉴스]

10일 스위스 빌-비엔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모로코의 경기. 모로코에게 세번째 골을 허용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빌-비엔=연합뉴스]

대륙별 강자들이 총출동하는 월드컵 본선에서 살아남기 위한 1차 경쟁력은 수비에 있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출발점도 체력과 조직력을 앞세운 끈끈한 수비에 있었다. 신태용호는 유럽 원정 2연전을 치르는 동안 수비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 잃었다. 장현수(FC 도쿄), 김영권(광저우 헝다), 김기희(상하이 선화) 등 대표팀 주축 수비수들이 크고 작은 실수를 저질러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8개월 여의 기간 동안 수비진의 떨어진 자신감부터 되살려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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