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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전업주부 국민연금 임의가입 기준 7년만에 올랐다

중앙일보 2017.10.10 15:59
국민연금공단 한 지사에서 가입자와 상담하는 모습.  [사진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공단 한 지사에서 가입자와 상담하는 모습. [사진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변화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변화

전업주부의 국민연금 가입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29만6757명에서 올 6월 말 32만3785명으로 증가했다.  전업주부는 배우자가 국민연금에 가입한 사람을 말한다. 전업주부는 가입 의무가 없다. 스스로 가입한다고 해서 임의가입자라고 한다.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최저소득 기준 변화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최저소득 기준 변화

 임의가입할 때 자기 소득을 신고해야 한다. 가령 100만원이라고 신고하면 이의 9%인 9만원을 보험료로 내게 된다. 최소 소득 기준이 있다. 99만원이다. 적어도 이만큼은 소득이 있다고 신고해야 한다. 그러면 이의 9%인 8만9100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최소보험료인 셈이다. 2010년 7월 이후 죽 최소 소득은 99만원, 최소 보험료는 월 8만9100원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 국정감사 자료서 드러나
2010년 최소 보험료 8만9100원 정한 뒤 7년 유지
복지부, 올 4월 450원 올려놓고 공개하지도 않아

임의가입 최저보험료 너무 높다는 지적 일자
지난해 9월 절반으로 낮추려 한 적 있어
그래놓고 이번에는 반대로 올려 비난 자초
복지부 "맘대로 올린 게 아니라 법 따랐다"

 그런데 올 4월 99만5000원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최소 보험료로 8만9550원으로 450원 올랐다. 최소 보험료가 오른 것은 약 7년 만이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0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자료에서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정 의원은 "그동안 최소 보험료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일자 정부가 낮추겠다고 해놓고 되레 슬그머니 올렸다"고 지적했다.
최저 보험료를 내는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변화

최저 보험료를 내는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변화

그동안 최소 보험료(8만9100원)가 너무 높아서 저소득층 전업주부의 임의가입을 막는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정 의원 자료에 따르면 임의가입자 20만4189명의 배우자 소득을 분석했더니 월 4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이 44.3%를 차지했다. 월 50만원 안 되는 저소득층 임의가입자는 0.6%에 불과했다. 최저 보험료를 내는 임의가입자 중 배우자의 월 소득이 4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은 2015년 6월 3만 3135명에서 올 6월 4만9382명으로 1만6247명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월 소득 50만원 이하는 531명에서 637명으로 106명 증가에 그쳤다. 정 의원 측은 "임의가입 제도가 저소득층보다는 오히려 고소득층 배우자들의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제도로 전락해 '부자들의 리그'가 됐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9월 임의가입자 최소 소득 기준을 99만원에서 52만6000원으로, 최소 보험료를 8만9100원에서 4만7340원으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에 부닥쳐 없던 일이 됐다.
 그래서 정부가 저소득층 전업주부를 위해 문턱을 낮추겠다고 해놓고 오히려 올린 것을 두고 말이 나온다. 
 정부는 고의적으로 올린 게 아니라고 설명한다. 장호연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정책과장은 "임의가입자 최소 소득 기준은 국민연금법 시행령 10조에 규정돼 있다. 지역가입자의 중위소득으로 정한다.  자동으로 달라지는 것이지 정부가 올리고 내릴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위소득은 가입자 소득을 줄 세웠을 때 정중앙 값을 말한다.
 약 7년 동안 국민의 소득이 조금씩 올랐는데 왜 중위소득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복지부 장 과장은 "지역가입자의 소득은 본인이 신고한 금액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거의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 측은 "소득이 있는 사업장(직장가입자)이나 지역가입자들의 최저기준 소득은 월 28만원, 최저 보험료는 2만5200원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소득이 없는 저소득층 임의가입자들의 최저보험료보다 비해 낮다"고 지적한다.
 정 의원은 "국민연금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소득이 없는 사람들이 가입할 수 있도록 만든 임의가입제도가 더 이상 고소득층들의 전유물이 돼서는 안 된다"며 "하루 빨리 많은 국민들이 부담없이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임의가입자의 최저 보험료 인하를 재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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