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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 의식불명 여성 심폐소생술 한 의대생의 가슴 아픈 고백

중앙일보 2017.10.10 15:50
[사진 연합뉴스 / 사진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계정]

[사진 연합뉴스 / 사진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계정]

갑자기 눈앞에서 쓰러진 여성을 구하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한 의대생이 자신이 겪은 안타까운 사연을 공개했다.
 
10월 2일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본과 2학년 재학생 A씨의 가슴 먹먹한 이야기가 소개됐다. 
 
글쓴이 A씨는 "어디라도 말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 들어달라"라며 글을 시작했다. A씨는 최근 지하철에서 내려 집에 가는 길이었는데 계단을 앞서 올라가던 한 중년 여성이 갑자기 앞으로 고꾸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서울 안암동에 위치한 고려대 의대 전경 [사진 중앙포토]

서울 안암동에 위치한 고려대 의대 전경 [사진 중앙포토]

옆에는 남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있었는데 A씨는 너무 놀랐지만, 아주머니의 몸을 돌려 눕혔다고 했다. 여성은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얼굴이 피범벅이 된 채로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
 
A씨의 머리에는 그 순간 "수많은 엉뚱한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어떻게든 CPR(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 너무 정신이 없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뼈가 부러지도록 심장을 압박했다. 여성의 남편이 119를 부르고 역내에 비치된 AED(자동심장충격기)를 가져다주었다. 배운 대로 차근차근 진행했지만, 여성은 여전히 숨을 쉬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이 지났는데 그 순간 119구조대원이 도착했고 여성은 근처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 중앙포토]

[사진 중앙포토]

이후 아무런 소식이 없었는데 어느 날 A씨에게 낯선 번호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여성의 남편이었다. 그는 "학생 고마웠어요…"라고 말했고 A씨는 "아저씨 목소리를 듣자마자 안 좋은 소식인 걸 직감했다"고 한다.
 
최선을 다했던 A씨는 사건 이후 초라한 자신의 모습에 자책할 수밖에 없다고 고백했다. A씨는 "제가 아무것도 모르는 본과 2학년이라 그런 걸까요? 제가 원하는 길이 소화기내과가 아니라 응급의학과였다면, 그 쪽으로 더 관심을 쏟고 공부했더라면 어땠을까요?"라고 적었다. 
 
이어 "제가 그동안 의도에서 공부했던 책들은, 입학할 때 가졌던 결심은 뭘까요? 마냥 죽고 싶어요. 저같은 게 의사가 될수있는 거예요?"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A씨의 진심 어린 사연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의 A학생을 위로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A씨의 페이스북 글은 10월 10일 현재 2만번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의대에 입학할 때부터 어떤 결심을 가지고, 눈앞에 벌어진 응급 상황에 죽기살기로 대처하고, 한 명의 환자를 살리지 못했다며 의사로서의 길과 스스로에 대해 고민하는 그런 의사선생님께 저는 진료받고 싶습니다" "입학할 때의 그 결심 오늘의 깨달음을 끝까지 안고 환자의 편에서 인술을 펼치는 좋은 의사가 되시길 바랍니다" 등의 댓글도 수천회 이상의 '좋아요'를 받는 등 공감을 얻었다. 
[사진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계정]

[사진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계정]

[사진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계정]

[사진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계정]

아래는 A씨의 글 전문이다.  
[사진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계정]

[사진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계정]

 
정우영 인턴기자 chung.w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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