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중구 올포스킨 피부과 안에 마련된 이승엽 선수 아너룸. 지난해 대구를 찾은 일본 히로시마의사회 일행이 아너 룸을 찾아 이승엽 선수의 유니폼·모자·운동화 등을 보고 있다. [사진 올포스킨 피부과]](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10/10/dd21f64f-ffae-478a-ab5a-fcc9e8dff827.jpg)
대구시 중구 올포스킨 피부과 안에 마련된 이승엽 선수 아너룸. 지난해 대구를 찾은 일본 히로시마의사회 일행이 아너 룸을 찾아 이승엽 선수의 유니폼·모자·운동화 등을 보고 있다. [사진 올포스킨 피부과]
대구 올포스킨 피부과 민복기 원장
해외에 나가 기념품 구입하기도
SNS 타고 입소문 나 방문객 늘어
“스포츠 스타 기념할 박물관 필요
자료 소중함 알리는 마중물 될 것”
평소 겸손한 이 선수는 처음엔 민 원장의 제안을 단번에 거절했다고 한다. 동료들이 누리지 못한 메모리얼 룸 같은 영광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민 원장은 개인 물품 전시가 아니라 팬 서비스, 나아가 야구 관광 명소가 될 수도 있다고 계속 설득했다. 결국 이 선수는 사회에 봉사한다는 의미로 메모리얼 룸 만들기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민복기 원장(왼쪽)과 이승엽 선수. [사진 민복기]](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10/10/e91ac1d2-829c-4c58-b388-5fa1009b3c63.jpg)
민복기 원장(왼쪽)과 이승엽 선수. [사진 민복기]
2012년 한국시리즈 MVP를 받을 당시 사용한 1루수 글러브, 일본 요미우리 선수 시절 사용한 야구 배트·신발·선글라스, 국가대표와 한국시리즈 때 입은 유니폼·모자, 심지어 속옷·양말까지 메모리얼 룸을 채우고 있다. 600여 점의 물품 중 일본선수 시절 운동화와 시계·엽서·사인볼 등 절반 정도는 2000년 전후부터 민 원장이 직접 인터넷 경매나 이승엽 관련 물품 소장자를 찾아 다니며 발품 팔아 구입하거나 구한 것들이다. 일본 등 해외에 직접 나가서 구입한 것들도 있다. 나머지는 이 선수가 기증하거나 삼성라이온즈 타자인 대런 러프 선수 등 동료 선수들이 기증한 물품들이다.
메모리얼 룸은 작은 규모에다 피부과 안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타고 무료입장에 숨은 명소로 소문이 나면서 하루 100명 정도 인원이 관람하고 있다. 최근엔 이 선수의 은퇴 이슈가 더해지면서 관람객들이 더 늘었다.
민 원장은 오는 14일 이 선수 은퇴(10월 3일)에 맞춰 36번 등 번호가 쓰인 유니폼 등 새로운 물품들을 추가 전시할 예정이다. 민 원장은 “작지만 국내 스포츠 자료 보관의 소중함을 알리는 마중물이 되도록 메모리얼 룸을 잘 보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민 원장은 이승엽 선수의 예우 차원에서 최근 이승엽 메모리얼 룸 이름을 아너 룸으로 바꿨다. 살아있는 스포츠 스타인데, 추도 뜻이 있는 메모리얼(memorial)보다는 존경과 영광이라는 뜻이 담긴 아너(honour)가 맞다는 판단에서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