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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이참에 개헌 드라이브... 고이케도 '맞장구'

중앙일보 2017.10.08 17:14
22일로 예정된 일본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헌법 9조 개정에 대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희망의당 대표 모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집권당과 유력 야당 모두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는 구도가 펼쳐지고 있는 것. 아베 총리는 이번 총선을 계기로 헌법 개정을 아예 기정사실화 하고, 고이케 대표도 은근히 이에 편승하는 모양새다.
 

아베 "자위대 명기, 우리 세대 책임"...헌법 9조 개정 박차
고이케 "9조 개정 논의 불가피...외교안보 아베와 다르지 않아"
자민당, 총선공약에 '한반도 유사시 자국민 구출방안' 포함

7일 열린 인터넷 토론회에서 서로 손을 맞잡은 8개당 당대표 [교도=연합뉴스]

7일 열린 인터넷 토론회에서 서로 손을 맞잡은 8개당 당대표 [교도=연합뉴스]

7일 인터넷 방송을 통해 중계된 당대표 토론에서 아베 총리는 헌법 9조의 1항, 2항은 남기고 자위대의 존재를 새롭게 추가하는 ‘자위대 명기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아베 총리는 "자위대의 존재를 우리 세대가 책임을 지고 헌법에 확실하게 넣고 싶다"고 말했다.
 
자민당은 지난 2일 총선공약집에 “(헌법 9조) 개정을 목표로 한다”고 밝히면서 전국 단위 선거전에서 처음으로 ‘개헌’을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다만 공약집에는 “(자위대 명기안을 중심으로) 국민의 폭넓은 이해와 당내의 충분한 논의”를 전제조건으로 했는데, 아베 총리의 발언은 이보다 더 적극적인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방위성 승격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도쿄 방위성을 찾은 아베 신조 총리가 사열을 받고 있다. [도쿄 AFP=연합뉴스]

방위성 승격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도쿄 방위성을 찾은 아베 신조 총리가 사열을 받고 있다. [도쿄 AFP=연합뉴스]

그는 또 자위대의 세력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자위대에 대한 문민통제’도 명기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방위성과 자위대의 관계는 (지금과) 달라지지 않는다. 시빌리언 컨트롤(문민통제)을 확실히 명기하면 보다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의당 고이케 대표 역시 “9조 개정 논의는 불가피 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고이케 대표는 자민당의 ‘자위대 명기안’에 대해 “9조 개정 논의에만 에너지를 쏟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그래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자위대는 국민적 인식의 공유가 있을 때 비로소, 그 인식이 높아진다”며 은근히 아베 총리의 헌법개정 의지에 힘을 실어줬다. 
 
고이케 대표는 8일 열린 일본 기자클럽초청 토론회에서도 ‘자위대 명기안’에 대해 “큰 의문이 있다”고 말했지만, 논의 자체를 반대하진 않았다. 희망의당은 ^지방분권 강화 ^국민 알권리 등을 개헌 논의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27일 희망당 창당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지지통신]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27일 희망당 창당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지지통신]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민당에 이어 정당지지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희망의당은 아베 내각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듯 하지만, 외교안보분야에서는 상당히 근접한 노선을 취하고 있다. 고이케 대표는 지난해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기 직전 자민당 소속이었으며, 아베 총리와 함께 극우 단체인 ‘일본회의’ 회원으로도 알려져 있다.  
 
고이케는 7일 토론회에서도 스스로 “아베 정권하에서 외교안보와 관련 방위상을 역임했다”면서 “그 점(외교안보)에 있어서는 (아베 정권과) 다르지 않다”며 자신의 정체성을 시인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도 중의원 해산 기자회견에서 “(고이케 신당의) 안전보장에 대한 기본이념은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공산당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희망의당은 자민당의 보완세력이며, 아베정권의 최대 응원군”이라고 비난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5일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에서 오는 22일 열리는 중의원 선거에 앞서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5일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에서 오는 22일 열리는 중의원 선거에 앞서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한편, 8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자민당은 한반도 긴급사태시 자국민의 구출, 피난 태세 강화 방안을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자민당 총선 공약집 ‘안전보장’ 항목에는 2015년 9월 국회를 통과한 안보관련법으로 가능해진 새 임무를 명기했다. 이 가운데 해외에서 긴급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자국민의 구출을 예시로 제시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자민당의 방위관련 한 의원은 이 임무를 공약에 포함시킨 의도에 대해 “한반도에서의 유사사태가 발생했을 때, 한국에 있는 일본인을 (자위대가) 구출해야 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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