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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의 시대 끊고 연결의 한민족 시대 열 고리는 한글과 한국어"

중앙일보 2017.10.08 16:08
“우리의 700만 해외동포는 단절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일제 시대 연해주로 간 고려인, 사할린에 강제동원된 사람들, 살기 어려워 미국으로 간 이들…. 이제는 연결의 한민족 시대를 열어야 하고 그 고리는 한글과 한국어입니다.”
 한글날을 맞아 러시아 아스트라한 국립대에 세종학당을 세우는 장제국 동서대 총장. 조문규 기자

한글날을 맞아 러시아 아스트라한 국립대에 세종학당을 세우는 장제국 동서대 총장. 조문규 기자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2일 만난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막 러시아 아스트라한 지역 출장을 다녀왔다고 했다. 한글날을 앞두고 지난달말 열린 아스트라한 국립대 세종학당 개소식 참석을 위해서다. 동서대는 2014년 리투아니아, 2015년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번째로 러시아에서 세종학당을 책임지게 됐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지역들이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 인터뷰
러시아 아스트라한 국립대에 세종학당 설립

 
장 총장은 “아스트라한은 스탈린 시절 연해주에서 강제로 이주한 고려인들의 아픔이 서려 있는 곳”이라며 “현재 그 후손 3000여명 정도가 살고 있는데 이번 세종학당 설립 소식에 너무나 기뻐했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지방의원으로 활동하는 고려인 세르게이 최는 개소식에 참석해 직접 감사의 인사도 전했다고 한다. 
 
장 총장은 “동서대는 한국이 많이 알려진 곳 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이런 지역들을 택해 세종학당을 세우고 있다”며 “러시아 남부 볼가강 하구 삼각주에 건설돼 국제무역이 활발한 이곳 아스트라한을 기반으로 한국어와 한국문화가 카스피 지역에 널리 전파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동서대 장제국 총장(오른쪽)이 지난달말 러시아 아스트라한 국립대에서 열린 세종학당 개소식에 참석했다. [사진 동서대]

동서대 장제국 총장(오른쪽)이 지난달말 러시아 아스트라한 국립대에서 열린 세종학당 개소식에 참석했다. [사진 동서대]

장 총장은 아스트라한 지역에서 한국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접하고 놀랐다고 한다. 그는 “세종학당 공식 개소식도 하기 전 이미 현지인 17명이 등록을 했더라. 이들은 한국 노래와 춤도 능했다”며 “K팝 덕에 한창 무르익었던 한류의 인기가 조금 사그라든 느낌이 없지 않지만 여전히 식지 않는 한국에 대한 관심을 세종학당이 어떻게 확산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에 위치한 동서대는 지방 사학으로는 드물게 70개국에서 온 1000명의 유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글로벌 대학이다. 현지의 파트너 대학에서 2년, 동서대로 유학 와 2년 공부해 학위를 따는 ‘2+2’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 당초 2020년 예정이던 1000명 목표가 지난해 달성돼 현재는 ‘2020년-1500명 유치’로 목표를 상향조정했다.  
한글날을 맞아 러시아 아스트라한 국립대에 세종학당을 세우는 장제국 동서대 총장. 조문규 기자

한글날을 맞아 러시아 아스트라한 국립대에 세종학당을 세우는 장제국 동서대 총장. 조문규 기자

장 총장은 동서대가 ‘연결의 한민족 시대’를 위해 기여하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나타냈다. 2004년부터 사할린에 거주하는 강제징용 피해자 후손들 중 5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동서대에서 공부시킨 뒤 사할린으로 돌려보내 지역 사회에서 일하도록 하는 인재양성 프로그램은 동서대의 자랑거리다. 장 총장은 “이같은 지역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한민족의 저력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걸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시금 한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언어 안에는 역사와 문화가 모두 들어 있다. 한 외국어를 깨친다는 건 그 나라에 대해 깊숙히 들어간다는 의미”라며 “그런 면에서 세종학당은 매우 중요하다. 전략적으로라도 좀더 많은 보급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학당=문화체육관광부와 세종학당 재단이 급증하는 한국어 교육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2007년 처음 해외에 설립한 한국어 및 한국문화 교육기관이다. 운영은 공개경쟁을 통해 지정된 대학이 맡는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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