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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과 함께 파리 물들이는 K-패션… “팝적인 에너지 넘쳐”

중앙일보 2017.10.08 13:30
 'K-패션 프로젝트' 쇼가 열렸던 파리 시내 팔레 드 라 부스. 1800년대 증권거래소로 쓰였던 건물을 현재는 각종 문화 행사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이날 패션쇼에는 500여 명의 국내외 기자, 바이어 등이 참석했다. [사진 K-패션 프로젝트]

'K-패션 프로젝트' 쇼가 열렸던 파리 시내 팔레 드 라 부스. 1800년대 증권거래소로 쓰였던 건물을 현재는 각종 문화 행사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이날 패션쇼에는 500여 명의 국내외 기자, 바이어 등이 참석했다. [사진 K-패션 프로젝트]

“밀려들어오는 K-팝의 물결 이후, 이젠 K-패션이 세계를 매혹할 순서를 꿈꾸고 있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가치를 심어줄 콘셉트가 파리에 도착했다”  
 
프랑스 5대 주간지인 하나인 르 포앙(Le Point)이 지난 9월 30일 파리 팔레 드 라 부르스에서 열렸던 ‘K-패션 프로젝트 인 파리(K-fashion project in PARIS)’ 패션쇼를 소개한 말이다. 프랑스 국영 라디오 채널인 프랑스 앙포(Franceinfo) 역시 디지털 기사에서 1990년대부터 파리에 진출했던 디자이너 이영희·이상봉·정욱준(JunneJ)·우영미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새롭게 등장한 세대는 패션에 열광적인 젊은 한국인들의 욕구를 반영하고 있으며, 서울은 그들의 유명한 팝스타들과 함께 아시아 패션의 전형이 됐다”고 보도했다.
 
 '카이' 계한희 디자이너의 2018 SS 의상. 별 모양과 강렬한 컬러 매칭이 포인트. [사진 K-패션 프로젝트]

'카이' 계한희 디자이너의 2018 SS 의상. 별 모양과 강렬한 컬러 매칭이 포인트. [사진 K-패션 프로젝트]

 
이날 쇼에는 계한희(카이), 고태용(비욘드클로젯), 문진희(문제이), 조은애(티백), 최범석(제너럴아이디어) 디자이너의 2018 SS 컬렉션이 선보였다. 저녁 7시쯤 500여 명의 관람객이 밀집한 가운데 시작된 패션쇼는 각 디자이너별로 2018 SS 의상 10벌씩 소개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비욘드 클로젯' 고태용 디자이너의 2018 SS. 휴양지인 남부 프랑스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 [사진 K-패션 프로젝트]

'비욘드 클로젯' 고태용 디자이너의 2018 SS. 휴양지인 남부 프랑스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 [사진 K-패션 프로젝트]

 '제네럴 아이디어' 최범석 디자이너의 2018 SS 의상. 1960년대 히피들의 자유로움에서 영감을 얻어 다양한 컬러와 띠(밴드) 디테일을 사용했다. [사진 K-패션 프로젝트]

'제네럴 아이디어' 최범석 디자이너의 2018 SS 의상. 1960년대 히피들의 자유로움에서 영감을 얻어 다양한 컬러와 띠(밴드) 디테일을 사용했다. [사진 K-패션 프로젝트]

 
‘미래의 운명은 결국 현재에 집중하는 데 달렸다’는 추상적 주제를 이미지화 시킨 계한희 디자이너는 커다란 별 모양을 중심으로 특유의 펑키하고 위트 있는 유니섹스 의상을 선보였다. 올해 초 프랑스를 여행하며 영감을 얻었다는 고태용 디자이너는 심플한 여름용 슈트와 티셔츠, 반바지 등을 매치하면서 클래식과 스트리트패션의 우아한 조합을 시도했다. 뉴욕에 이어 유럽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최범석 디자이너는 스마트폰의 노예로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1960년대 히피 문화의 자유로움을 전달하기 위해 그 시대의 다양한 컬러와 문양을 사용한 의상을 소개했다.  
 
 '문재이' 문진희 디자이너의 2018 SS 의상. 다양한 컬러 블록과 비대칭 컷이 구조적인 조화를 이룬다. [사진 K-패션 프로젝트]

'문재이' 문진희 디자이너의 2018 SS 의상. 다양한 컬러 블록과 비대칭 컷이 구조적인 조화를 이룬다. [사진 K-패션 프로젝트]

 '티 백' 조은애 디자이너의 2018 SS 의상. 브랜드 이름처럼 프레시한 그린 컬러와 나뭇잎 사진 프린트를 이용하면서 한복을 연상시키는 섬유소재로 부드럽고 우아한 여성미를 표현했다. [사진 K-패션 프로젝트]

'티 백' 조은애 디자이너의 2018 SS 의상. 브랜드 이름처럼 프레시한 그린 컬러와 나뭇잎 사진 프린트를 이용하면서 한복을 연상시키는 섬유소재로 부드럽고 우아한 여성미를 표현했다. [사진 K-패션 프로젝트]

신인 디자이너 문진희는 컬로 블록과 러플 디테일, 그리고 비대칭 컷을 이용해 경쾌하면서도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시도했다. ‘은근히 퍼지는 차향처럼 편안하고 기분 좋은 옷’을 추구하는 조은애 디자이너는 직접 촬영한 나뭇잎 사진을 옷에 프린트하는 등 ‘그린’을 메인 컬러로 신선한 자극을 보여줬다. 특히 한복을 연상시키는 섬유소재를 이용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K-패션 프리미엄 디자이너 글로벌 유통연계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으로 세계 4대 컬렉션 중 가장 영향력이 큰 파리 패션위크 기간(9월 26일~10월 3일)에 열린 것이라 더욱 의미가 컸다. 뉴욕·런던·밀라노에 이어 진행되는 파리 패션위크는 가장 나중에 열리기 때문에 전 세계 패션 바이어들의 계약 수주가 집중되는 기간으로 디자인과 비즈니스, 양면으로 한국 패션을 알릴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이번 쇼 무대에 등장한 의상들은 모두 국내 원단과 국내 봉제 기술로 제작됐다. 유럽 패션시장에 우수한 한국 의상제작 시스템을 알린다는 전략이다. 이 프로젝트의 총괄책임자인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주태진 본부장은 “디자이너들의 창의성을 통해 한국 패션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한국 원단과 봉제 등 패션 산업의 최적화된 비즈니스 여건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단순히 패션계 스타를 만들자는 취지가 아니라 산업적인 파급력을 동시에 갖추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번 기획은 지난여름부터 단계적으로 준비돼 왔다.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는 파리의 유명 편집숍 콜레트에서 팝업 전시를 열었다. 여름부터 가을 패션위크 기간까지 K-패션에 대한 궁금증을 지속적으로 불러일으킨다는 전략이었다. 특히 올해 말을 기점으로 콜레트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패션계의 이목이 쏠려있는 시기라 홍보효과는 더욱 컸다. 창업자 콜레트 루소의 딸이자 콜레트의 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사라 앙델망은 한국 디자이너의 룩북을 심사하며 최종 5인을 선정했고, 전시 기간 동안 윈도 설치 하나까지도 세심한 신경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또한 “정부 차원에서 패션계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뿐”이라며 “콜레트는 문을 닫더라도 한국 디자이너들의 소식은 계속 전해 듣고 싶다”고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쇼 마지막에 무대 인사를 하고 있는 5인의 디자이너. (왼쪽부터) 조은애, 최범석, 문진희, 고태용, 계한희. [사진 K-패션 프로젝트]

쇼 마지막에 무대 인사를 하고 있는 5인의 디자이너. (왼쪽부터) 조은애, 최범석, 문진희, 고태용, 계한희. [사진 K-패션 프로젝트]

 
 
현장에서 쇼를 지켜본 파리의 문화 사업 비즈니스사 ‘위 아 뮤지엄(We are museums)’의 클레어 솔레르는 “유럽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컬러와 경쾌한 구성이 돋보이는 디자인이었다”며 “한국 패션은 한국의 다이내믹한 문화를 잘 반영하고 있으며 디자인에서도 젊은 에너지를 갖고 있으며 약간의 낭만주의적인 면도 갖고 있다”고 평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럭셔리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가 다섯 명의 디자이너와 협업한 15개의 가방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1인당 3개씩, 캐주얼한 분위기부터 고급스러운 느낌까지 디자이너 개성대로 가방을 디자인해 패션쇼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루이까또즈는 이번 협업을 통해 유럽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글로벌 세일즈를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파리=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 K-패션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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