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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난치병 앓던 '어금니 아빠'가족… 딸 친구 살해 미스터리

중앙일보 2017.10.08 10:16
지난달 27일 여중생 살인 사건 피의자 이모 씨가 공개한 동영상(좌)과 이씨가 2007년 출간한 도서(우). 이씨는 지난 달 5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인 영정 사진을 들고있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지난달 27일 여중생 살인 사건 피의자 이모 씨가 공개한 동영상(좌)과 이씨가 2007년 출간한 도서(우). 이씨는 지난 달 5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인 영정 사진을 들고있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자신과 똑같은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딸을 살리려 애쓰는 '천사 아빠'로 유명세를 치른 한 남성이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딸 A(14)양의 친구 B(14)양을 목 졸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이모(35)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거대백악종이라는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이씨 부녀(父女)는 지난 2006년 12월 한 방송사 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거대백악종은 치아와 뼈를 연결하는 부위에 계속 악성 종양이 자라나는 질환이다.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이씨는 어금니가 1개밖에 남지 않아 '어금니 아빠'로 불렸다.  
 
그는 투병 중에도 자신과 같은 병을 앓고 있는 딸을 위해 치료비 모금 활동을 벌였다.  
 
자전거 전국 일주, 길거리 모금은 물론이고 2009년엔 미국을 찾아 사연을 전했다. 또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투병 일지를 올리며 많은 이의 관심을 받았다.  
 
최근까지 온라인 모금활동을 벌이던 그는 지난 5일 오전 10시 20분께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다세대주택에서 살해 및 시신 유기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B양의 부모가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B양은 이씨의 딸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경찰은 주변 CCTV를 통해 B양이 30일 정오 이씨의 집에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으며 다음날인 1일에는 이씨와 딸이 검은색 여행 가방을 들고나와 강원도로 향한 사실을 확인했다.  
 
체포 당시 이씨 부녀는 수면제 과다 복용 상태였다. 병원에서 경찰 조사를 받은 이씨는 시신 유기 혐의를 인정했고, 경찰은 다음날 강원도 영월에서 B양의 시신을 찾았다.  
 
이씨 부녀는 생명엔 지장이 없으나 의식이 또렷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확보한 이씨 태블릿 PC에서 발견된 영상에는 자살을 마음먹고 영양제 안에 약을 넣어뒀는데 집에 놀러온 B양이 모르고 먹었다는 주장이 담겨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현재 서울에 집 2채, 독일산 외제차 2대, 국산 고급차1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경찰은 이씨 부인 최모(32)씨가 지난달 초 서울 중랑구 5층 자택에서 투신해 사망한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최씨는 수년에 걸쳐 시어머니의 지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최씨는 영월 경찰서에 가해자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고, 이와 관련해 부부가 심하게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씨가 투신 전 이씨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보고 이씨가 최씨의 자살을 방조했을 가능성을 두고 내사를 벌이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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