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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앱 차단한 중국 인터넷통제..2000만개 CCTV로 시민감시

중앙일보 2017.10.08 06:01
중국의 인터넷 통제가 사상 최고 수위로 강화되고 있다. 유튜브ㆍ페이스북 등 중국에선 금지된 해외 사이트로의 우회 접속을 가능하게 해 주던 VPN 서비스가 철퇴를 맞은 데 이어 해외에 서버를 둔 왓츠앱 등 메신저 서비스도 모조리 먹통이 됐다. 
당국의 통제를 벗어난 콘텐트를 가려내고 삭제하기 위한 인터넷 감시 요원 채용도 대폭 늘어났다. 

19차 제19차 전국대표자대회 앞두고 통제 최고수위로 강화
유튜브,페이스북에 이어 왓츠앱까지 전면 차단
외국인들 “중국 인터넷은 인트라넷 수준으로 전락" 비판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는 콘텐트 감독원 1000명 추가 모집
'중국천망’으로 불리는 2000만대 CCTV 치안망 가동
베이징 시민 봉사 조직 ‘차오양 군중’은 경찰에 정보 제공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를 여는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자대회가 임박해지면서 일어난 일들이다. 이 때문에 중국 거주 외국인들 사이에선 “중국의 인터넷은 이제 인트라넷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지난달말 웨이보의 콘텐트 감독 요원을 추가로 1000명 모집한다는 내용의 공고문. [웨이보 캡처]

지난달말 웨이보의 콘텐트 감독 요원을 추가로 1000명 모집한다는 내용의 공고문. [웨이보 캡처]

 
중국판 트위터인 신랑(新浪ㆍ시나) 웨이보(微博)는 지난달 27일 웨이보 감독원 1000명을 모집한다고 게시했다. 음란ㆍ불법ㆍ유해 정보를 찾아내는 게 주 임무인 감독원은 의무적으로 매월 200건 이상을 신고해야 한다. 
이는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당서기가 하루 전날 당 대회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간부회의에서 “물 한 방울 샐 틈 없이 120% 노력하라”며 “인터넷 안전 방어망을 구축해 각종 정치 유언비어와 유해 정보를 단호히 타격하라”고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번 조치가 19차 당 대회, 그리고 미국에 도피해 중국 최고 지도부의 부패상을 폭로해 온 부호 궈원구이(郭文貴)와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신랑 웨이보 로고. 웨이보는 최근 콘텐트 관리 감독을 위해 1000명의 요원을 추가로 채용했다. [인터넷 캡처]

중국판 트위터인 신랑 웨이보 로고. 웨이보는 최근 콘텐트 관리 감독을 위해 1000명의 요원을 추가로 채용했다. [인터넷 캡처]

 
모바일 유저들이 즐겨 사용하는 그룹채팅방도 감시 대상에 올랐다. 최근 당국이 마련한 ‘인터넷 그룹채팅방 정보서비스 관리규정’에 따르면 허위 루머나 군사기밀, 음란ㆍ마약ㆍ폭력 내용은 물론 ^정치 등 민감한 화제 허위 루머 ^내부 보안자료 ^홍콩ㆍ대만 관련 소식 ^경찰 모욕 동영상 등이 전파 금지 대상으로 열거됐다. 당국의 감시 초점이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를 분명히 한 규정들이다.    
그동안 중국에서 별다른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던 메신저 왓츠앱도 지난달 23일부터 전면 차단에 들어갔다. 위챗 등 중국 업체가 운영하는 메신저와 달리 해외에 서버가 있고 암호화 기능이 뛰어나 당국의 감시가 쉽지 않던 서비스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당대회를 앞두고 반체제 인사들이 선호하는 왓츠앱을 차단해 여론 통제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왓츠앱을 인수해 운영중인 미국의 페이스북은 공식 입장을 내놓치 않았다. 왓츠앱은 지난 7월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 사망 직후에도 사진 전송이 막혔지만 전면적인 서비스 차단은 처음이다. 한국 교민들이 즐겨 사용하는 카카오톡도 최근들어 접속이 되지 않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커뮤니티 회사 신랑망 본사. [사진=인터넷 캡처]

중국 인터넷 커뮤니티 회사 신랑망 본사. [사진=인터넷 캡처]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 감시망도 강화됐다. 중국중앙(CC)TV는 최근 방송한 6부작 다큐멘터리 ‘휘황 중국’에서 ‘중국천망’으로 불리는 2000만대의 CCTV 치안망을 소개했다. 다큐멘터리는 CCTV 영상을 통해 최근 빈발하는 인터넷 사기 사건 범인을 중국천망 시스템을 이용해 체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다큐멘터리는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영상감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며 “카메라는 2000만개를 넘어섰으며 ‘중국천망’으로 불리는 대공정은 백성을 수호하는 눈이 됐다”고 자랑했다. 이어 “중국 공안은 빅데이터에 기반한 ‘최강대뇌(最强大腦)’를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협동 운용의 풍부한 실전경험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을 감시하는 CCTV를 관리요원이 점검하고 있다. 중국 전역에는 2000만개의 CCTV를 통해 시민을 감시하는 '중국천망' 네트워크가 가동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을 감시하는 CCTV를 관리요원이 점검하고 있다. 중국 전역에는 2000만개의 CCTV를 통해 시민을 감시하는 '중국천망' 네트워크가 가동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지난 8월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맥주축제에 참가한 관객 230만명도 안면인식 시스템으로 감시받았다. 현지 경찰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절도 전과자 5명과 마약혐의자 19명을 체포했으며, 사기ㆍ매춘 용의자 190명을 인식하는데 성공했다. 중국 법률 전문가인 스탠리 러브먼 박사는 “중국 공산당 정책이 권위주의적 지배 강화에 의지하고 있다”며 “새로운 정보 시스템은 이 목표를 위해 봉사하고 있으며 이에 도전하는 것은 점점 위험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시민 봉사 조직인 ‘차오양(朝陽) 군중’을 통한 상호 감시도 한창이다. BBC는 경찰에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차오양 군중’은 세계 5대 정보조직이라는 말이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나돈다고 보도했다. ‘법제만보’는 최근 “차오양 군중은 이미 13만명 규모로, 매달 수백 위안의 보조금을 받고 활동 중”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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