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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유니버스만 알았지? 지금은 사라진 별별 미인대회...

중앙일보 2017.10.08 06:00
여성의 아름다움을 겨루는 미인대회의 역사는 의외로 길다. 1839년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마상(馬上)창시합의 부속행사로 미의 여왕을 선출한 것이 그 효시라고 한다.  
이후 본격적으로 미인대회가 보급된 것은 1880년대. 당시 벨기에에서 열린 미의 여왕 콘테스트에서는 출전자들이 사진을 지참하고, 자신을 소개하는 스피치를 하는 등 지금과 비슷한 형식으로 치러졌다.  

19세기 스코틀랜드서 시작된 미인대회
찬반양론 속에 20세기들어 미국서 개화
아름다운 뱀파이어, 미스 유인원 영화홍보
미스 원자폭탄, 소시지, NASA 등 다양

 
미인대회는 1900년대들어 세계규모로 확대됐는데, 여성을 상품화한다는 주장과 함께 찬반양론이 끊이지 않는다. 한편에선 기업과 제품 홍보,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1952년 제 1회 미스유니버스 대회 우승자인 핀란드의 아르미 쿠셀라. 쿠셀라는 이듬해 필리핀 재벌과의 결혼을 위해 1년짜리 왕관을 중도 포기했다. [중앙포토]

1952년 제 1회 미스유니버스 대회 우승자인 핀란드의 아르미 쿠셀라. 쿠셀라는 이듬해 필리핀 재벌과의 결혼을 위해 1년짜리 왕관을 중도 포기했다. [중앙포토]

우리에게 익숙한 미스 유니버스 대회는 1952년 시작됐다. 각국을 대표하는 미인들이 참가해 그해 세계 최고의 미인을 뽑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대회로, 찬반논란 속에서도 150개국 10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지상 최대의 TV쇼로 불린다. 1회 대회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렸고, 핀란드의 17세 소녀인 아르미 쿠셀라가 우승왕관을 차지했다.  
 
미스 유니버스를 비롯해 1900년대는 미스 콘테스트의 전성기였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매니아층의 미스콘테스트가 개최됐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미스 콘테스트들을 소개한다.  
 
미스 완벽한 자세 (Miss Perfect Posture)  
1950~60년대 미국에서 열린 완벽한 자세 아가씨 대회 입상자들. 자신의 X레이 사진 옆에 섰다.[중앙포토]

1950~60년대 미국에서 열린 완벽한 자세 아가씨 대회 입상자들. 자신의 X레이 사진 옆에 섰다.[중앙포토]

“아름다움의 기본은 반듯한 자세”라는 말도 있듯이 예부터 곧은 자세는 외적인 아름다움뿐 아니라 긍정적이고 성실한 성격과도 동일시되곤 했다. 1956년 미국에서는 서 있는 자세가 아름다운 여성을 선발하는 미스 퍼펙트 포스처가 개최됐다. 
심사위원에 정형외과 의사들이 동원됐는데, 두 발을 두 개의 체중계에 올리고 몸의 균형을 측정하는 심사도 했다. [중앙포토]

심사위원에 정형외과 의사들이 동원됐는데, 두 발을 두 개의 체중계에 올리고 몸의 균형을 측정하는 심사도 했다. [중앙포토]

이 대회에 참가하는 여성은 2개의 체중계에 한발씩을 올려 무게중심이 한쪽에 기울지 않았는지를 측정했다. 또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X레이 사진으로 척추의 상태를 체크해 우승자를 선발했다. 
 
미스 아메리칸 뱀파이어
영화 홍보를 위해 개최된 미스 아메리칸 뱀파이어. 제각각 개성있는 뱀파이어로 변신했다. [중앙포토]

영화 홍보를 위해 개최된 미스 아메리칸 뱀파이어. 제각각 개성있는 뱀파이어로 변신했다. [중앙포토]

70년에 개봉한 뱀파이어 영화 ‘하우스 오브 다크 셰도우’의 홍보를 위해 열린 미인대회다. 미국 전역의 18~25세의 여성이 참가해 독창적인 메이크업과 의상으로 미스 뱀파이어로 변신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개최된 전국대회에서는 여배우 새친 리틀페더가 우승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심사위원이 씌워주는 왕관을 쓰고 있는 뱀파이어대회 입상자. [중앙포토]

심사위원이 씌워주는 왕관을 쓰고 있는 뱀파이어대회 입상자. [중앙포토]

 
미스 유인원 (Miss Beautiful Ape)
미스 유인원 역시 영화 홍보를 위해 열린 반짝 콘테스트였다. 원숭이 탈을 쓰고 무대에 오른 후보들.[중앙포토]

미스 유인원 역시 영화 홍보를 위해 열린 반짝 콘테스트였다. 원숭이 탈을 쓰고 무대에 오른 후보들.[중앙포토]

72년 ‘혹성탈출 노예들의 반란’ 개봉에 맞춰 가장 아름다운 유인원을 선발하는 대회가 열렸다. 수영복 차림의 참가자들은 머리에는 원숭이 가면을 뒤집어쓰고 무대에 올랐다. 실제로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도미니크 그린은 이듬해 개봉한 영화 ‘혹성탈출 최후의 생존자’에서 유인원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제각각의 소품으로 유인원스러움을 뽐냈다. [중앙포토]

대회 참가자들은 제각각의 소품으로 유인원스러움을 뽐냈다. [중앙포토]

 
미스 지하철 (Miss Subway)
미스 지하철 선발대회의 후보를 알리는 지하철 포스터. 지하철 이용자를 비롯해 누구나 투표를 할 수 있는 대회였다. [중앙포토]

미스 지하철 선발대회의 후보를 알리는 지하철 포스터. 지하철 이용자를 비롯해 누구나 투표를 할 수 있는 대회였다. [중앙포토]

미국 뉴욕시내를 달리는 지하철은 1904년 개통 이후 뉴요커들의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고 있다. 그런 뉴욕 지하철에서는 41~76년에 ‘미스 서브웨이’라는 이름의 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지하철 이용자들의 투표로 우승자가 가려졌는데, 지하철과 역 구내 곳곳에 게재된 출전자들의 포스터를 보고 마음에 드는 여성의 이름을 엽서에 적어 보내는 방식이었다. 
 
우승자에게는 당시 최고의 모델회사였던 ‘존 로버트 파워스’에서 포스터를 촬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 포스터는 지하철과 대중교통 시설 등에 게재됐다고 한다.
미스 지하철 우승자는 당시 최고시설의 스튜디오에서 촬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중앙포토]

미스 지하철 우승자는 당시 최고시설의 스튜디오에서 촬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중앙포토]

 
 
미스 NASA
미스 NASA는 당시 NASA 홍보는 물론, 일반인들의 우주에 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개최됐다. [중앙포토]

미스 NASA는 당시 NASA 홍보는 물론, 일반인들의 우주에 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개최됐다. [중앙포토]

좀처럼 믿어지지 않는 사실이지만, 미항공우주국(NASA)도 ‘미스 NASA’와 ‘미스 가이드 미사일(이후에 Queen of Outer Space로 개명)’  ‘달착륙 페스티벌 여왕’ 같은 다양한 미인대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여성단체들의 강한 비난에 직면하게 됐다. 70년대 초 ‘달착륙 페스티벌 여왕’ 때는 여성단체 회원들이 집단으로 가짜 표를 던진 결과 45명의 NASA 남성 직원들이 후보에 오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NASA의 미인대회는 폐지됐다. 
 
이밖에도 미국 여배우 매럴린 먼로의 신체 사이즈에 가장 근접한 사람에게 상이 주어진 '매럴린 먼로 닮은꼴 대회'와 '미스 원자폭탄' '미스 아름다운 눈' 등도 지금은 사라진 미인대회다. '미스 라디오' '미스 소시지' '미스 아이다호 포테이토' 등 지역특산물과 제품 홍보를 위한 대회도 있었다.
'매럴린 먼로 닮은꼴 미인대회'. 먼로의 전성기였던 1958년 영국에서 개최된 대회다. 참가자들 중 먼로의 신체 사이즈와 가장 근접한 사람이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중앙포토]

'매럴린 먼로 닮은꼴 미인대회'. 먼로의 전성기였던 1958년 영국에서 개최된 대회다. 참가자들 중 먼로의 신체 사이즈와 가장 근접한 사람이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중앙포토]

1930년대 미국에서 열린 '아름다운 눈' 대회. 눈만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참가자들은 눈 부위에 구멍이 뚫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무대에 올랐다. [중앙포토]

1930년대 미국에서 열린 '아름다운 눈' 대회. 눈만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참가자들은 눈 부위에 구멍이 뚫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무대에 올랐다. [중앙포토]

1957년 개최된 미스 원자폭탄(왼쪽)과 1939년의 미스 라디오. [중앙포토]

1957년 개최된 미스 원자폭탄(왼쪽)과 1939년의 미스 라디오. [중앙포토]

1935년 열린 미스 아이다호 포테이토 입상자(왼쪽)와 1955년도 미스 소시지에 선발된 진 코트니. [중앙포토]

1935년 열린 미스 아이다호 포테이토 입상자(왼쪽)와 1955년도 미스 소시지에 선발된 진 코트니. [중앙포토]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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