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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 개헌은 시대적 당위이자 사명이다

중앙선데이 2017.10.08 01:00 552호 2면 지면보기
사설
개헌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국민과 국회의원, 전문가 대다수가 개헌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창간 52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 78.4%, 국회의원의 88.8%가 내년 6·13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통해 개헌안을 통과시키는 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75%, 전문가의 88%, 국회의원의 90%가 개헌을 지지한다는 국회 차원의 자체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국민과 여야 정치권 모두 개헌에 절대적 지지를 보내고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이 정도면 범국가적 차원에서 개헌이 추진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현행 헌법은 1987년 독재 정권 타도라는 국민적 열망 위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 직선제 도입과 연임 제한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그렇게 해서 등장한 게 대통령 5년 단임제였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국민은 환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적 제약과 정치현실의 한계로 인해 권력구조 개편 외에는 달리 신경 쓸 여력이 없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개헌이 또다시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실제 삶을 바꾸는 ‘생활 속 개헌’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세대가 흐르면서 시대적 상황도 크게 달라졌다. 이미 한국 사회의 체구가 커질 대로 커진 상황에서 30년 전의 옷은 더 이상 맞지 않게 됐다. 87년 헌법이 그 당시엔 나름 최선의 결과물이었다 하더라도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디지털 세상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어느새 수명을 다한 20세기 헌법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21세기형 헌법의 필요성에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는 까닭이다.
 
마침 정치적 환경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성숙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야 대표 회동을 비롯해 기회가 될 때마다 “대선 공약대로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회 수장인 정세균 국회의장도 “제2의 최순실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개헌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개헌에 힘을 실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 등 야 4당도 개헌에 적극적이다. 국회 개헌특위는 이미 여야 의원들의 공감대 속에 구체적인 조항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이처럼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이 예외 없이 한목소리로 개헌을 외치고 나선 것은 한국 정치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만큼 개헌이 성사될 확률이 높다는 방증이다.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다시는 이런 호기를 만나기 힘들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집권 1년차에 개헌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87년 이후 개헌 의제가 수차례 제기됐음에도 합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늘 정권의 힘이 빠진 임기 말에 논쟁이 촉발됐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가을에야 개헌 카드를 꺼냈고, 이는 “정권의 레임덕을 막기 위한 정략적 행보”라는 야당의 반발만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번엔 청와대가 먼저 “국회와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평가다.
 
이젠 정치권도 이 같은 국민적 열망에 행동으로 답해야 한다. 만약 청와대나 여야 정당이 각자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앞세워 개헌을 볼모로 삼으려 하고 이로 인해 개헌 논의가 좌초될 경우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30년 전과 다를 게 없는 정치적 이전투구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협치는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개헌 이슈를 꽉 막힌 협치 정국의 돌파구로 삼을 때 땅에 떨어진 국민의 신뢰도 회복해갈 수 있을 것이다.
내년 6·13 지방선거는 개헌의 ‘골든타임’이다. 국회도 내년 초까지 개헌 합의안을 도출한 뒤 국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내년 5월 국회 의결 후 6월 국민투표에 부친다는 시간표를 세워둔 상태다. 이 기회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권자다. 이번 개헌을 진정한 국민주권시대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내년 6월 개헌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시대적 당위이자 역사적 사명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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