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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짝을 이뤄 대결하는 '페어 바둑' 열풍인 이유

중앙일보 2017.10.06 17:00
'국제페어마스터즈 매치'에서 중국의 커제 9단-위즈잉 5단이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셰이민 6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 마이니치]

'국제페어마스터즈 매치'에서 중국의 커제 9단-위즈잉 5단이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셰이민 6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 마이니치]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1~5일 일본 도쿄에서 '국제페어마스터즈 매치'가 열렸다. 남녀 최정상 커플끼리 맞붙는 이 대회에서 중국의 커제 9단-위즈잉 5단이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셰이민 6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 500만엔(약 5100만원), 준우승 상금 200만엔(약 2000만원).
 
최근 남녀가 한 팀을 이뤄 대결하는 '페어 바둑'이 인기다. 페어 바둑은 팀 단위로 승부를 겨루는데, 네 명의 선수가 한 수씩 돌아가며 둔다. 보통 이벤트 성격으로 열리지만, 바둑 팬들의 관심은 여느 공식 기전 못지않다. 
설원명작배 전국페어바둑최강전 대국장 모습 [사진 한국기원]

설원명작배 전국페어바둑최강전 대국장 모습 [사진 한국기원]

인기에 힘입어 페어 바둑 대회는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달 30일에는 국내 최초로 아마추어 선수만을 대상으로 하는 페어 바둑 대회 '2017 설원명작배 전국페어바둑최강전'이 열렸다. 이 대회에서 이상빈ㆍ류승희 페어는 초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오는 12월 열리는 제28회 국제 아마추어 페어바둑선수권대회 한국대표 출전 자격도 얻었다. 
설원명작배 우승을 차지한 이상빈-류승희 페어 [사진 한국기원]

설원명작배 우승을 차지한 이상빈-류승희 페어 [사진 한국기원]

이 밖에 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 참가하는 'SG페어바둑최강전'이 올해 7회를 맞이했고, '국수산맥배'에서도 '국제페어바둑대회'가 열리고 있다. 각종 기전에서도 간헐적으로 페어 바둑 대회가 이벤트 형식으로 열린다.
  
페어 바둑의 묘미는 '호흡'이다. 페어 바둑은 두 사람이 함께 두기 때문에 수월할 거라고 생각하면 엄청난 착각이다. 파트너와 호흡이 맞지 않으면 순식간에 바둑이 엉망이 된다. 페어 바둑이 단순히 기량의 합산대로 승부가 나지 않는 이유다.
 
2015~2016년 SG배 페어 바둑 최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정-박승화 7단은 페어 대국을 잘 두는 비결로는 둘 다 ‘호흡’과 ‘배려’를 꼽았다. 
 
박 7단은 “페어 바둑은 호흡이 맞지 않으면 힘들다.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수를 상대가 두면 당황해서 다음 수가 잘 보이지 않는다. 서로 기풍을 고려해 상대를 배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최정 7단 역시 “한쪽이 아무리 좋은 수를 둬도 파트너가 그 의도를 모르면 오히려 바둑이 더 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호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은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간혹 선수들끼리 호흡이 맞지 않아 곤란해 하는 표정을 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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