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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명절은 사기(詐欺)의 계절

중앙일보 2017.10.04 09:02
다음은 광고다. 혼동하지 마시라.
 
"인생은 솥단지와 같다. 일단 바닥까지 걸어내려 가면 어디로 향하든 오르막이다. 가장 힘든 시기가 전환의 시작일 수 있다. 생각을 바꾸면 변화를 만든다. 낙관적이고 활달한 사람은 평범한 인생을 유쾌하게 바꾸고, 피곤한 일상을 달콤하고 진귀한 물건으로 만들며, 번잡한 일상을 심플하고 부담 없게 만든다. 평상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꽃 피고 꽃 지는 게 모두 풍경이 된다.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지 못했다면 그건 당신이 좋은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방법만 알면 돈 버는 일은 간단하다. 나는 여기에만 10년을 투자했다. 결국 오르는 주식, 멈추는 주식을 찾는 방법을 찾아냈다. 적중률은 84%나 된다. 배우고 싶은가? 웨이신〔macfxxxx〕으로 찾아오라. 최소한 다음의 3가지 문제는 해결해줄 수 있다. ①견고하게 오르는 주식을 못 찾겠다. ②주식의 흐름을 못 타겠다. ③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른다."
연휴를 앞두고 사기와 유혹이 판을 치고 있다.

연휴를 앞두고 사기와 유혹이 판을 치고 있다.

주식 투자비법을 전수하겠다며 돈을 챙기려는 전형적인 사기성 광고다. 이를 장황하게 소개한 건 이런 달콤한 사기에 넘어간 주식투자가가 수천 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쌍절’(중추절과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모두가 돈이 필요하고, 모두가 마음이 들뜬 상태다. 이 틈을 타서 사기와 유혹이 판을 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음식점, 식당, 상가, 술집, 여행 상품, 명절 특산물, 대중교통 티켓 거의 모든 영역에서 사기와 거품이 넘치는 형국이다.
 
깐쑤(甘肃)성 수도 란저우(兰州)시 공상국은 21일 『중추·국경 양절(兩節) 기간 건강 소비를 위한 안내문』을 발표했다. 공상국은 소비를 위한 안내를 4글자로 정리했다.
 

斤斤计较(꼼꼼하게 비교하고 따지기)

 
공상국이 이런 경구를 내세운 것은 그만큼 사기와 거짓이 사방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공상국은 분야별로 ‘친절한’ 안내를 달았다. 마치 어린 아이에게 엄마가 당부하는 말투를 닮은 안내문이 재미 있다.
 
여행: 충동소비를 피하자
사업실적이 양호하고, 운영이 모범적이며, 약속을 지키고, 서비스가 우수한 여행사 선택한다. 특히 계약서의 세부사항 잘 살핀다.
 
여행코스와 가격을 살핀다. 방문 관광지를 확인하고 관련 비용을 체크한다. 숙박업소, 여행시간, 교통수단을 확인한다. 3성 혹은 4성급 호텔을 약속하고 궁벽진 마을의 여관으로 안내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마지막으로 여행자 보험을 확인한다.  
2017년 9월 28일, 홍콩의 한 거리

2017년 9월 28일, 홍콩의 한 거리

쇼핑: 맹목적인 소비를 피하자
명절 기간 할인행사가 집중된다. 여행자들은 눈을 비비고 이성적으로 쇼핑해야 한다. 가짜 경품과 과장된 추첨행사에 속지 말자. 제대로 보고 구입하자. 가격이 싸다고 충동적으로 지갑을 열어서는 안 된다.  
 
식사: 강제 소비를 피하자
영업허가증을 갖추고 청결하며, 시설이 완비되고, 평판이 좋은 식당을 찾아야 한다. 향토음식을 제공하는 식당 겸 여관의 경우 영업증, 요리상태, 투숙조건, 식기 소독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특히 강제적으로 소비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지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중국 국무원도 나섰다. 국무원은 28일 『국무원 식품안전판공실 등 14개 부문이 준비한 식품안전보호와 식품품질향상을 위한 의견』을 발표했다. 핵심은 쌍절 기간 중 식당위생과 안전이다.
 
내용은 농산물에서부터 일반 식당의 식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우선, 인터넷으로 음식을 판매할 경우에는 반드시 일반식당운영 허가증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뿐만 아니다. 식재료의 품질과 원산지를 밝혀야 하고, 가공음식일 경우 규정에 따라 요리해야 하며 , 식품 용기와 그릇을 소독해야 하고, 배달 과정에서 음식물이 오염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국무원이 마련한 문건치고는 매우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언급한 셈이다. 그만큼 음식물 위생안전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중국 정부가 판단하고 있다는 증거다.
    
도심과 주요 관광지 식당의 경우 ‘밍추량자오‘(明厨亮灶-주방 내부의 투명한 공개)를 의무화했다. 위생을 위한 조치다.  
 
보다 중요한 건 길거리 음식이다. 기본적인 위생을 담보하기 어려운 길거리 좌판을 전국적으로 규제한다고 발표했다. 적어도 쌍절 기간에 길거리 음식을 팔았다간 낭패 당할 것을 각오해야 할 판이다.
2017년 9월 25일, 중국의 한 상점

2017년 9월 25일, 중국의 한 상점

국가 식약총감국 관계자는 “이처럼 대대적으로, 광범위하게, 다각도로 먹거리 보안 안전확보 조치를 국무원이 추진하는 것은 정부 수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소개하고 “이번 『의견』은 향후 먹거리 단속을 위한 기본 지침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 베이징(北京)의 경우 지난 8월부터 시내 초·중·고교 교내 식당과 유치원 식당, 양로원 식당, 배달음식 제조식당 등 시내 1만1000여 식당을 대상으로 ‘선샤인 키친(阳光餐饮)’ 운동을 벌이고 있다. 식당 주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물론 식재료와 조미료, 식수 등에 대한 원산지와 상품명도 모두 공개하자는 캠페인이다. 베이징 위생당국은 “이번 쌍절 기간의 ‘선샤인 키친’ 캠페인을 통해 중국 내 식품관련 사업의 수준이 한 단계 격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하나다. 요즘의 중국은 뭐 하나를 해도 전면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염두에 두고 이를 목표 삼아 포석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눈 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글=진세근 서경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초빙교수
편집=차이나랩 임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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