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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현대차' 반등할까…정의선 발길로 본 위기 극복 전략

중앙일보 2017.10.04 03:30
어느 때보다 긴 연휴지만 마음이 불편하면 쉬어도 쉬는 게 아니다. 대형 악재들에 둘러싸인 현대ㆍ기아자동차 경영진의 마음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사드 보복, 보호무역 강화, 주요 해외 시장 판매 부진, 통상임금 패소와 임금 협상 난항 등 먹구름들이 걷힐 기미가 없다. 올해 남은 3개월 동안 반전의 씨앗을 만들 수 있을까. 경영진의 행보를 통해 ‘위기의 현대ㆍ기아차’가 갈 길을 예측해 봤다.
 

올해만 14번 출장…동남아ㆍ인도 등 고루 방문
생산 시설 확대해 '뜨는 시장' 본격적인 공략
신모델 출시 때마다 정 부회장 직접 나서 진두지휘

'위기의 현대·기아차' [연합뉴스]

'위기의 현대·기아차' [연합뉴스]

 
정의선 부회장은 올해 들어 14번의 해외 출장을 떠났을 정도로 바쁘게 현장을 누비고 있다. 고령인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정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외부활동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 출장이 많지만, 업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베트남ㆍ인도ㆍ말레이시아와 같이 새로 떠오르는 시장이다.
 
<현대·기아차가 동남아와 인도에서 추진 중인 프로젝트> 
자료: 현대·기아차

자료: 현대·기아차

 
지난 3월 정 부회장은 베트남을 찾아 쩐 다이 꽝 국가주석과 면담을 가졌다. 정 부회장이 베트남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 전체에 대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베트남 자동차생산자협회에 따르면 베트남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30만4427대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다. 다른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ㆍASEAN) 지역 자동차 시장 역시 성장세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모든 아세안 지역에서 올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이에 발맞춰 현대차는 우선 반제품 조립생산공장(CKD) 설립을 확대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CKD 설립은 일반적으로 현지의 파트너사가 공장 설립을 위한 자금을 내고, 현대ㆍ기아차가 기술지원 및 CKD 차량 수출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대차는 현재 베트남 중부에 조립생산능력 3만대 규모의 상용차 CKD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고, 이를 위해 베트남 자동차업체 타인꽁과 절반씩 총 900억 원을 출자해 상용차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베트남 공장은 또한 본격적인 아세안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도 할 수 있다. 내년부터 아세안 지역에서 역내생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관세가 완전 철폐되기 때문이다.
 
최근 인도네시아에 엑시언트 5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한 현대차. [사진 현대ㆍ기아차]

최근 인도네시아에 엑시언트 5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한 현대차. [사진 현대ㆍ기아차]

 
다른 동남아 지역도 비슷하다. 기아차는 파키스탄에서 럭키시멘트 모기업인 유누스브라더스그룹(YBG)와 손을 잡고 상용차 CKD 조립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현대차가 상용차 CKD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인도네시아에 대형트럭 엑시언트 5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단일 공급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물량이다. 역시 정 부회장이 지난 7월 방문한 인도 시장에선 더 적극적이다. 기아차가 연간 30만대 생산 규모를 갖춘 공장을 건설 중이다. 11억달러(한화 약 1조 2450억원)의 예산이 드는 대형 프로젝트로, 2019년 하반기 중 완공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의 동남아 승용차 조립생산 현황> 
자료: 현대·기아차

자료: 현대·기아차

 
이중 특히 시설 확대 규모가 큰 베트남과 인도는 정 부회장이 올해 직접 현장 방문해 살펴본 곳이기도 하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동남아시와 인도는 자동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지역이다. 시장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정의선 부회장이 코나 신차발표회에서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현대ㆍ기아차]

정의선 부회장이 코나 신차발표회에서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현대ㆍ기아차]

 
‘뜨는 시장’ 공략과 함께 정 부회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오랫동안 현대ㆍ기아차의 약점으로 지적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고급차 라인업 보강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소형 SUV 코나의 출시 행사에 직접 코나 글자가 새겨진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정 부회장으로선 파격에 가까운 도전이었다. 또한 지난달 열린 제네시스 G70 론칭 행사 때도 깜짝 등장해 1만여명의 고객들 앞에 섰다. G70의 첫 등장을 진두지휘한 것이다. 같은 기간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G70 런칭 페스티벌에 참석한 정의선 부회장. [사진 현대ㆍ기아차]

G70 런칭 페스티벌에 참석한 정의선 부회장. [사진 현대ㆍ기아차]

 
SUV, 그리고 주행 성능을 높인 고급차는 그동안 세단과 ‘가성비 높은 차’ 위주로 시장을 공략해 온 현대ㆍ기아차에겐 ‘아픈 손가락’이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대세가 SUV 쪽으로 기우는 상황이라, SUV 개발에 소홀했던 것을 현대ㆍ기아차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 전문가도 많다. 게다가 코나와 제네시스 G70은 모두 탄생과정부터 정 부회장의 손길을 거친 제품들이다. 현대ㆍ기아차의 올해 농사와 정 부회장 개인에 대한 평가 모두 사실상 두 차의 성적에 달려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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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뜨고 있는 지역과 SUVㆍ고급차 시장 모두 이미 글로벌 업체들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가 더 적극적인 공세를 펼쳐야 하며, 그래야 다른 국내 업체들도 함께 뒤쳐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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