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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호' 새 선장 류중일, 재계약 성공 감독이 될 수 있을까

중앙일보 2017.10.04 01:00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넥센 히어로즈 전이 3일 목동야구장에서 진행됐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취재진의 질의에 활짝 웃으며 답하고 있다.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넥센 히어로즈 전이 3일 목동야구장에서 진행됐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취재진의 질의에 활짝 웃으며 답하고 있다.

 

2000년 이후 8명 감독 거치면서 재계약 '0명'
외풍에 시달리고, 팬들의 기대도 높아
허약한 타선, 헐거운 수비 보완해야
'30년 라이온즈맨' 류 감독, 새 환경 적응도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감독의 무덤'으로 불린다.  
 
2000년 이후 18년 동안 8명의 감독이 거쳐 갔지만, 재계약에 성공한 감독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마지막 재계약은 1999년 천보성 감독이었다. 97년 감독에 오른 천 감독은 97~98년 LG를 한국시리즈로 이끈 공을 인정받아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천 감독도 재계약 첫해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뒤 경질됐다. 
 
LG는 지난 3일 양상문 감독과 재계약을 맺는 대신 류중일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양 감독은 2014년 시즌 도중 부임해 최하위 팀을 포스트 시즌에 올려놓았고, 지난해에도 팀을 플레이오프까지 이끌었지만,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운 데 만족해야 했다. 양 감독은 단장으로 팀 운영 전반을 책임지게 된다. 
 
그동안 LG 감독 잔혹사가 이어졌던 이유는 '외풍(外風)'에 흔들리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 시즌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도 쉽사리 경질설에 휘말렸다. 

 
94년 이후 번번이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하면서 모그룹에서도 성적에 대한 조급증을 냈다. 
 
2013년 LG를 11년 만에 포스트 시즌 진출로 이끈 김기태 전 감독도 이듬해 구단과의 마찰로 시즌 도중 팀을 떠났다. 최고의 인기 구단 중 하나로 불리는 만큼 팬들의 높은 기대와 다양한 요구도 LG 감독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류중일 감독은 이런 LG를 3년간 이끌게 됐다. LG 구단은 류 감독에게 국내 감독 최고 대우인 21억원을 안겼다. 구단의 기대 수준이 최고 대우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1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야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삼성라이온즈 선수들이 류중일 감독에게 헹가래를 하고 있다. 삼성라이온즈는 두산베어스를 7대 3으로 제압했다. 2013.11.1 [ 뉴스1 ]

1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야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삼성라이온즈 선수들이 류중일 감독에게 헹가래를 하고 있다. 삼성라이온즈는 두산베어스를 7대 3으로 제압했다. 2013.11.1 [ 뉴스1 ]

 
류중일 감독은 김재박 전 감독(4회)과 함께 김응용 전 감독(10회)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많이 차지했다. 삼성 감독에 부임한 2011년부터 우승을 시작해 2014년까지 4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4년 연속 통합우승은 전인미답의 기록이다. 
 
류 감독은 2015년에도 삼성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인도했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간 지난해 삼성이 9위에 그치면서 감독직을 내려놓았다. 이 때문에 류 감독을 "선수 복이 많은 '복장'"이라며 평가 절하하는 시선도 있다. 
 
류 신임 감독 앞에 놓인 숙제는 산더미다. 양상문 감독이 진두지휘했던 LG의 체질 개선은 미완성으로 끝났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기대했던 만큼 크지 않았다. 
 
양 감독이 단장에 오른 만큼 이 기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리빌딩의 완성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LG는 올해 팀 평균 자책점 1위에 올랐다. 강한 마운드에 비해 허약한 타선과 헐거운 수비력이 문제였다. 류 감독은 수비 전술에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다. 탄탄한 수비진 구축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 
 
문제는 타선이다. 타선의 무게 중심을 잡아줄 대형 타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적절한 투자가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류 감독은 선수-코치-감독으로 30년 동안 푸른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대구중-경북고를 나와 87년부터 99년까지 삼성 선수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코치, 그리고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감독을 지냈다.
 
그래서 더 LG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이 낯설다. 새로운 환경도 류 감독이 넘어야할 산이다. 
 
'감독의 무덤' LG에서 성공한 감독으로 남을지, 류 감독의 도전이 시작됐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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