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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베스트 18홀을 모아본다면] 골프 전설들이 은퇴 사진 찍은 그곳

중앙일보 2017.10.04 00:02
英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 18번 홀 스윌컨 다리 ... 아일랜드 올드헤드 4번 홀 양 옆은 낭떠러지
톰 왓슨이 세인트 앤드루스를 상징하는 스윌컨 다리 위에서 모자를 벗어 흔들고 있다. 잭 니클러스와 아널드 파머도 이 다리에서 은퇴할 때는 눈물을 보였지만 그는 웃었다.

톰 왓슨이 세인트 앤드루스를 상징하는 스윌컨 다리 위에서 모자를 벗어 흔들고 있다. 잭 니클러스와 아널드 파머도 이 다리에서 은퇴할 때는 눈물을 보였지만 그는 웃었다.

 
세계 여러 골프장을 대상으로 최고의 홀을 모아 18홀을 만든다면 어떤 코스가 나올까? 상상 속의 일이지만 여러 명승부가 펼쳐졌던 홀과 세계 100대 골프장이 자랑하는 시그니처 홀을 조합하면 이상적인 코스가 그려진다.
 
스코틀랜드 노스 버윅 1번 홀-바닷가의 해변 산책
스코틀랜드 노스 버윅 1번 홀은 인근 마을과 백사장을 오른편에 끼고서 바다로 나가는 420m의 파4 홀로 호쾌하기 이를 데 없다.

스코틀랜드 노스 버윅 1번 홀은 인근 마을과 백사장을 오른편에 끼고서 바다로 나가는 420m의 파4 홀로 호쾌하기 이를 데 없다.

 
노스 버윅은 19세기 스코틀랜드의 가장 인기 높은 골프 휴양지였다. 1832년 개장한 이래 숱한 이들이 찾았고 명코스로 이름 높았다. 420m의 파4에 인근 마을과 백사장을 오른편에 끼고서 바다로 나가는 1번 홀은 호쾌하기 이를 데 없다. 그린에 도달하면 바다 끝으로 커다란 바위섬 바스(Bass)가 정면에 조망된다. 마치 바닷가의 해변 산책 같은 코스다. 비수기의 그린피가 35파운드(약 5만1000원)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한 건 덤이다. 지난해 [골프다이제스트] 선정 세계 100대 코스 중 50위에 들었다. 마을을 따라 9홀을 나갔다가 들어오는 루프 흐름을 타는 것이 특징이다.
 
북아일랜드 로열카운티다운 2번 홀-블라인드 티샷의 묘
북아일랜드 로열카운티다운 2번 홀은 블라인드 티샷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북아일랜드 로열카운티다운 2번 홀은 블라인드 티샷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북아일랜드 뉴캐슬에 자리한 로열카운티다운은 [골프다이제스트]가 지난해 세계 100대 코스 1위로 선정했다. 1889년 올드 톰 모리스가 단돈 4파운드를 받고 설계한 이 코스는 1926년 해리 콜트가 최종 완성했다. 모운산을 배경으로 던드럼만의 바다 앞에 펼쳐진 코스로 가시금작화, 위협적인 벙커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2번(파4 387m) 홀을 비롯해 다섯 개의 홀이 블라인드 티샷을 해야 한다. 백사장 바로 옆에 놓인 티잉 그라운드에서 언덕 너머 미지의 페어웨이를 향해 티샷을 하고 볼이 어디로 갔을까 궁금해 하는 구조다. 파도를 바라보며 티샷을 할 때의 쾌감도 그렇고, 언덕에 오르면 산과 바다가 어울린 천연의 경관에 넋을 잃게 된다. 볼이 페어웨이에 잘 놓여 있으면 진주를 발견하는 기쁨까지 있다.
 
미국 오크몬트 3번 홀-교회 의자 벙커
 
지난해 제116회 US오픈이 9번째로 개최된 코스는 미국에서 어렵기로 소문난 펜실베이니아의 오크몬트다. 1904년 개장 때부터 미국의 골프 코스 중 어렵기로 소문났다. 그중에 3번(파4 389m) 홀과 4번 홀 사이에 놓여 있는 ‘교회 의자(Church pews)’로 불리는 밭고랑 벙커는 악명 높은 이곳만의 랜드마크다. 길이가 무려 91m에 이르는 거대한 페어웨이 벙커에 공이 빠지면 그린사이드 벙커처럼 탈출하는 데만 온 힘을 기울여야지 그린을 노렸다가는 큰 코 다친다. 특히 이 홀은 페어웨이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도 오른편에도 사람 키 높이의 항아리 벙커로 골퍼의 티샷을 옥죈다.
 
아일랜드 올드헤드 4번 홀-등대를 향한 홀
 
아일랜드 남부 항구 마을 킨세일에 해안으로부터 100m 수직 절벽을 가진 동그란 반도가 올드헤드다. 1997년 개장한 이 코스는 거의 대부분의 홀에서 바다를 접한다. 그중에 백미는 390m 파4 4번 홀이다. 왼쪽으로는 바다에 멀찍이 등대 아래 놓인 그린을 향해 나아가는 레이아웃이다. 페어웨이를 지나는 수직 절벽의 절경 때문에 이 홀의 별칭은 ‘면도날(Razor Edge)’이다. 코스 가장자리에 서면 오금이 저린다.
 
북아일랜드 로열포트러시 5번 홀-낭떠러지의 모험
 
북아일랜드 앤트림에서 1888년에 개장한 로열포트러시는 지난 1951년 아일랜드에서 처음으로 디오픈을 개최했으며, 2019년 대회를 다시 유치했다. 긴 러프와 바람, 그리고 바다에 의해 조성된 대표적인 링크스다. 그중에 5번(파4 375m) 홀은 티샷을 계곡을 지나 쳐야 할 뿐만 아니라 그린이 아이리시해를 바라보는 내리막 낭떠러지 절벽 끝에 위치한다. 1980년대 초에 그린 뒤쪽 절벽의 8m 정도가 옆의 6번 티잉그라운드와 함께 무너지기도 했다. 아찔함과 함께 골프의 스릴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잉글랜드 로열버그데일 6번 홀-디오픈의 핸디캡 1번 홀
 
올해 디오픈이 열린 잉글랜드 사우스포트의 로열버그데일에서 가장 어려운 홀이 파4 427m인 핸디캡 1번인 6번 홀이다. 티샷이 떨어지는 지점에서 그린까지 배수로가 이어진다. 그린 뒤로는 아이리시해가 펼쳐진다. 지난 1971년 제 100회 디오픈이 열려 리 트레비노가 대만의 류양환을 꺾고 우승했다.
 
미국 페블비치 7번 홀-태평양을 향한 어드레스

미국 페블비치 7번 홀은 바람이 잔잔한 날은 내리막이라 피칭으로 그린에 올릴 수 있지만 바다에서 맞바람이 불면 태평양을 향해 드라이버를 들어야 한다.

미국 페블비치 7번 홀은 바람이 잔잔한 날은 내리막이라 피칭으로 그린에 올릴 수 있지만 바다에서 맞바람이 불면 태평양을 향해 드라이버를 들어야 한다.

이곳에서 대회가 열릴 때면 항상 가장 많이 TV에 나오는 시그니처 홀인 파3 7번 홀은 바람이 잔잔한 날은 내리막이라 피칭으로 그린에 올릴 수 있다. 톡 튀어나온 케이프에 위치해 바다에서 맞바람이 불면 대책이 없다. 태평양을 향해 드라이버를 들고 어드레스해야 그린에 간신히 올리기도 하는 변화무쌍한 홀이다. 하지만 그렇게 그린에 볼을 올렸을 때의 쾌감은 세상 어디에도 비할 수 없기도 하다.
 
미국 페블비치 8번 홀-가장 전략적인 홀
미국 페블비치 8번 홀은 계곡을 건너 치는 블라인드 티샷과 함께 역시 계곡을 건너는 어프로치샷으로 그린에 올려야 파를 잡을 수 있다. 잭 니클러스는 이 홀을 세상에서 가장 전략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미국 페블비치 8번 홀은 계곡을 건너 치는 블라인드 티샷과 함께 역시 계곡을 건너는 어프로치샷으로 그린에 올려야 파를 잡을 수 있다. 잭 니클러스는 이 홀을 세상에서 가장 전략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매년 AT&T내셔널 프로암이 열리는 페블비치 링크스의 8번(파4 394m) 홀은 계곡을 건너 치는 블라인드 티샷과 함께 역시 계곡을 건너는 어프로치샷으로 그린에 올려야 파를 잡을 수 있다. 잭 니클러스는 이 홀을 세상에서 가장 전략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바다가 가져다주는 장관, 그속에서 샷을 하는 기분이 황홀경에 빠져들게 한다.
 
스코틀랜드 턴베리트럼프 아일사 9번 홀-바위 위의 티샷
 
스코틀랜드 에이셔의 턴베리트럼프는 세계 2차대전 때 비행장으로도 쓰였다가 복원된 링크스 코스다. 클라이드만과 턴베리만 중간에 등대가 위치해 있는 넓은 해안 옆 평야에 코스가 있다. 스코틀랜드의 왕 이름을 딴 ‘브루스 캐슬’이라는 9번 홀(파4 410m)은 바위 돌출부에 챔피언티가 위치한다. 거기서는 바다를 가로질러 200야드가량의 페어웨이에 맞춰야 한다. 이곳에서 디오픈은 4번 열렸다. 1977년에 잭니클라우스와 톰 왓슨의 ‘백주의 결투’가 열렸고, 2009년에는 60세 베테랑 톰 왓슨의 도전이 눈물겹게 펼쳐졌다.
 
미국 파인밸리 10번 홀-악마의 엉덩이
 
뉴저지 파인밸리의 파3 그린 앞에는 ‘악마의 엉덩이(Devil’s Ass)’가 있다. 뾰족하고 깊게 파여 볼이 이곳에 빠지면 골퍼마저 그 속에 잠겨버릴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미국 오거스타내셔널 11번 홀-아멘 코너의 시작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에서 4월 초 열리는 최대 메이저인 마스터스에서의 백미는 11번 홀부터 이어지는 3개의 아멘 코너다. 그린 옆으로는 물이 있는 아일랜드 홀이다.
 
미국 오거스타내셔널 12번 홀-인디언 영혼이 깃든 곳
 
미국 오거스타내셔널 12번 홀은 137m 남짓한 짧은 홀이지만 비스듬한 그린에 샷이 조금 못 미치면 ‘래의 개울물’에 빠지고 조금 길면 그린 뒤 깊은 벙커행이다. 벙커에서 샷이 조금만 길면 유리알 그린을 타고 굴러간 볼이 다시 개울에 빠진다.

미국 오거스타내셔널 12번 홀은 137m 남짓한 짧은 홀이지만 비스듬한 그린에 샷이 조금 못 미치면 ‘래의 개울물’에 빠지고 조금 길면 그린 뒤 깊은 벙커행이다. 벙커에서 샷이 조금만 길면 유리알 그린을 타고 굴러간 볼이 다시 개울에 빠진다.

137m 남짓한 파3 홀이 마스터스가 열릴 때면 강팍한 시험장으로 바뀐다. 비스듬한 그린에 샷이 조금 못 미치면 ‘래의 개울물’에 빠지고 조금 길면 그린 뒤 깊은 벙커행이다. 벙커에서 탈출이 약간 컸다가는 유리알 그린을 타고 굴러간 볼이 다시 개울에 빠진다. 진퇴양난의 파3홀이다. 여기서 2016년 선두를 달리던 조던 스피스가 쿼드러풀 보기를 하고 우승을 놓쳤다. 변화무쌍한 곳으로 인디언 영혼이 우승자를 점지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그럴듯하게 들렸다.
 
미국 오거스타내셔널 13번 홀-페이드샷의 무덤
 
파5 466m로 요즘 젊은 선수들은 투온으로 올린다. 하지만 오거스타내셔널의 13번 홀은 왼쪽으로 거의 90도 가량 꺾여 있어서 이 홀에서 페이드샷을 쳤다가는 긴 소나무 숲에 갇혀버리고 만다. 드로우 샷을 치면 그나마 투온을 노려볼 수 있다. 그래서 버바 왓슨, 필 미켈슨처럼 왼손잡이 선수들이 이 홀에서는 특히 유리하다. 필 미켈슨은 2009년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할 때 소나무 옆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에 올라 이글을 잡으면서 우레와 같은 환호성을 받았다.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14번 홀-2m 높이의 지옥 벙커
 
닉네임부터 재앙(Calamity)이다. 지형이 거친 북아일랜드에서 어렵기로 소문난 골프장 로열 포트러시에서도 가장 험난하다고 평가받는다. 파3홀이지만 챔피언 티에서 그린까지 192m나 된다. 그린에 공을 올리기 위해서는 깊은 협곡을 넘겨야 하고 슬라이스가 난다면 적어도 더블보기를 각오해야 한다. 이 홀에서는 힘과 용기가 필요하고 티샷 전 눈을 감고 깊게 심호흡하는 것은 기본이다.
 
뉴질랜드 케이프키드내퍼스 15번 홀-해적의 널빤지
 
뉴질랜드 서쪽 네이피어의 호크스베이에 위치한 케이프키드 내퍼스는 석회암의 해안 절벽이 이어지는 얇은 초원에 조성된 코스다. 설계자인 톰 도크는 이곳에 왔을 때 이미 15개 홀이 완성되어 있었고 자신은 그저 3개 홀의 길을 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바다로 향하는 듯한 절벽을 따라 홀들이 손가락 모양으로 놓여 있다. 그중에 중지에 해당하고 이 코스에서 가장 긴 홀인 15번 홀은 해적의 널빤지(Pirate’s Plank)라 불린다. 페어웨이 양 옆으로는 120m 아래 수직 절벽이다.
 
미국 사이프러스포인트 16번 홀-심미성 높은 파3
 
미국 사이프러스포인트 16번 홀은 세계에서 가장 심미성이 높은 홀로 꼽힌다.

미국 사이프러스포인트 16번 홀은 세계에서 가장 심미성이 높은 홀로 꼽힌다.

세계에서 가장 심미성이 높은 코스로 항상 태평양 몬테레이 반도에 면한 사이프러스포인트 코스가 꼽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지점이 바로 15번 홀에서 이어지는 연속 2개의 파3 홀이다. 거리는 213m에 달하고 저 멀리 그린을 조준하기보다는 그 앞에 페어웨이를 겨냥해야 할 정도로 난이도 높다. 하지만 여기서는 태평양을 향해 샷을 하는 호연지기(浩然之氣)를 느끼게 해준다.
 
미국 TPC쏘그래스 17번 홀-아일랜드 그린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의 전당인 플로리다주 잭슨빌 TPC쏘그래스의 파3 홀은 코스 설계자 피트 다이의 랜드마크인 아일랜드 홀로 조성되어 있다. 155m가 채 안 되는 짧은 거리지만 그린 폭이 20m가 채 되지 않고 인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종잡기 힘들다. 따라서 세계에서 최고로 잘한다는 선수들이 숱하게 볼을 빠뜨린다. 한국의 우정힐스를 포함해 다이가 디자인한 전 세계 코스들은 바로 이 홀을 공동적인 사인으로 가진다.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 18번 홀-스윌컨 브릿지의 추억
 
세상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골프 코스이자 5년마다 디오픈이 열리는 골프 역사의 전당이 바로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다. 처음 마주하면 평평하고 밋밋해서 골프장인지 축구장인지 구분이 가지 않지만 숱한 선수들의 우여곡절이 아로새겨진 코스다. 그중에 마지막 18번 홀은 길지는 않지만 티샷을 하고 중간에 놓인 스윌컨 다리를 건너서 그린으로 향한다. 잭 니클러스, 톰 왓슨 등 전설적인 선수들은 모두 이 다리에서 자신의 골프 선수 생활에서 은퇴하는 기념촬영을 했다. 부킹이 어려우면 항상 열려 있는 이 홀 옆에서 기다리다 기념사진은 충분히 찍을 수 있다.
 
남화영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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