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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생일이 시한, 중국 내 외화벌이 식당 100개 닫을 판

중앙일보 2017.09.30 01:58 종합 4면 지면보기
중국 상무부가 중국 내 북한 기업과 음식점 등에 대해 2018년 1월 9일까지 폐쇄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과 시안 등지에 있는 고급 북한 음식점인 ‘평양옥류관’이나 ‘평양 은반관’ 등의 영업이 불가능해졌다. 29일 베이징 시내 평양 은반관 내부가 텅 비어 있다. 작은 사진은 은반관 외부 모습. [연합뉴스]

중국 상무부가 중국 내 북한 기업과 음식점 등에 대해 2018년 1월 9일까지 폐쇄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과 시안 등지에 있는 고급 북한 음식점인 ‘평양옥류관’이나 ‘평양 은반관’ 등의 영업이 불가능해졌다. 29일 베이징 시내 평양 은반관 내부가 텅 비어 있다. 작은 사진은 은반관 외부 모습. [연합뉴스]

중국에서 영업 중인 북한 업체(합작기업 포함)들의 문을 닫으라는 중국 상무부의 28일 통보로 북한 식당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현재 중국에서 돈벌이 중인 북한 기업은 대부분 중국과 합작 형태로 설립한 식당들이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29일 “북한은 중국에서 영업활동을 할 만한 자본이나 기술이 없다”며 “중국 사업가나 건물주가 임차료를 부담하고 북한 종업원들이 요리나 서비스를 하는 형식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현재 중국과 러시아·아랍에미리트·태국을 비롯해 12개 나라에서 130여 개 식당을 운영 중이다. 이 중 90% 넘는 100여 곳 이상이 중국에 있다.
 

중국, 120일 내 북한 기업 철수 통보
북한 식당 종업원 2000명 안팎
매년 현찰로 100억원 이상 북송

북한, 미국 제재에 이례적 반응
"인민 피해 헤아릴 수 없이 막대"

① 중 “김정은 생일 다음날까지 문 닫아라”=중국 당국이 북한 기업의 철수를 못 박은 날짜는 내년 1월 9일이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를 결의한 12일 기준으로 120일째 되는 날이다. 안보리는 대북 제재 2375호에서 120일 이내에 해외에서 운영 중인 북한 기업들의 영업활동을 중단토록 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생일(1월 8일) 다음날이다.
 
정부 당국은 중국 내 식당 종업원이 2000여 명 가까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에서 요리를 전공한 요리사와 손님들에게 서빙하는 종업원들이다. 또 식당 운영과 종업원들을 감시하는 요원들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한번 해외에 나오면 3년간 외화벌이를 한 뒤 돌아간다. 모두 숙소를 정해 놓고 단체생활을 하면서 수시로 사상학습을 통해 이탈을 막는다. 중국 내 대북 소식통은 “북한에서는 해외로 파견업무를 나가는 건 업종을 불문하고 혜택으로 여기고 있다”며 “해외 생활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해외 파견을 위해 뇌물이 오가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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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왜 중국에 북한 식당 많나=중국 베이징에 있는 평양해당화와 은반관, 옥류관 등은 대표적인 북한 식당으로 꼽힌다. 북한대사관 인근에 있는 은반관의 경우 북한에서 출장 나온 사람이 많이 찾는다. 반면에 해당화의 경우 씀씀이가 큰 중국 간부나 사업가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대부분의 식재료를 북한 국영항공사인 고려항공으로 공수해 신선도가 높고 가장 북한스러운 맛을 낸다는 이유에서다. 냉면부터 북한에서 ‘용(龍)새우’라고 부르는 랍스터 회까지 다양한 음식을 제공해 왔다. 음식값도 비싼 편이다. 그럼에도 호황을 누리자 분점을 내거나 북한산 김치를 가져다 팔기도 했다.
 
③ 퇴출 효과는=북한은 식당 수입금을 대부분 고려항공 조종사나 기차, 외교행낭 등 현찰로 들여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의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인 통계는 없다. 다만 식당 숫자나 규모, 매출 등을 고려하면 연간 1000만 달러(약 114억6000만원)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으로 이미 지난해부터 주 고객인 한국인들이 발길을 끊고, 큰손 역할을 했던 중국 간부들의 출입금지령(지난해 초)이 내리며 수입이 대폭 줄었다고 한다.
 
한편 북한은 미국이 최근 북한의 8개 은행을 추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데 대해 이날 이례적으로 “피해가 막대하다”며 강경 비난했다. 북한 ‘제재피해조사위원회’는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 국가와 인민을 완전히 말살할 것을 노린 미국의 제재 책동은 동서고금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극악한 범죄로서 그것이 우리 국가의 발전과 인민 생활에 끼친 피해와 손실은 헤아릴 수 없이 막대하다”고 밝혔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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