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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추천 부모님 건강 챙기기④귀

중앙일보 2017.09.28 06:00
85세 이모씨는 10여 년 전부터 주변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화가 어려운 수준으로 악화했고 덩달아 말수도 줄었습니다. 반대로 오모(59·경기도 여주)씨는 귀에서 '윙'하는 소리가 계속 들려 불편을 호소합니다. 주변이 조용할 때나 신경 쓸 일이 생기면 이런 소리가 더 커집니다. 
 그래픽=김현서 기자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기자 kim.hyeonseo12@joongang.co.kr

  인간의 귀는 두 개입니다. 귀 건강이 망가져 생기는 증상도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오씨처럼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데 '윙~' '삐~'하는 소리가 들리는 '이명', 반대로 박씨처럼 주변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난청'입니다.

소리 안 들리는 난청, 우울증·치매 위험 높여
난청 부모님과 말할 때는 또박또박 말해야
보청기 종류 다양…고도 난청엔 체내 이식도

'윙~'소리 그치지 않는 이명, 청력엔 영향 없어
낮은 소음 만들어 뇌가 이명에 적응하면 호전
술·담배·커피 자제, 진통제 등 약물도 주의해야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꼽는 추석 때 꼭 체크해야 할 부모님 질환 10개 중 네 번째는 귀와 관련된 이명·난청입니다. 안중호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의 도움말로 귀 질환의 원인과 치료법을 알아봅니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안중호 교수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안중호 교수

소리가 잘 안 들린다면 - 난청
  60세 이상의 약 40%, 75세 이상의 40~50%는 주변 소리가 잘 안 들리는 청력 손실을 겪는다. 청력 손실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처음에는 고음과 '스·즈·츠·프·흐' 같은 자음이 안 들리다 점점 낮은음이 들리지 않는다. 이러다 보통 크기의 말소리까지 안 들리는 정도가 되면 난청으로 진단한다.
 
  나이 들어서 생기는 노인성 난청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찾아와 서서히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난청이 오면 다른 사람과 대화하기 어렵고 전화·초인종 소리를 잘 듣지 못해 일상 생활이 불편해진다. 다른 사람과 단절된다는 소외감·고립감을 느끼고 우울증에 걸릴 위험도 크다. 주변의 경고음을 듣지 못해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기도 한다. 심지어 나이 들어 난청이 생길 경우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
 
  노인성 난청의 대안은 청각 재활과 보청기다. 청각 재활은 입술 모양이나 입·혀의 움직임 등 시각적인 정보를 이용해 떨어진 청력을 보완하는 방법을 말한다. 가족 중 난청 환자가 있다면 그에 맞는 대화 요령을 익히고 실천하는 게 도움이 된다. 또박또박 말하는 모습을 잘 '보면' 그만큼 잘 '들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픽=김현서 기자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기자 kim.hyeonseo12@joongang.co.kr

  보청기는 형태와 크기에 따라 포켓형·귀걸이형·귓바퀴형·외이도형·고막형 등 종류가 다양하다. 청력 수준과 귀의 모양, 미용적인 면을 충분히 고려해 선택하는 게 좋다. 보청기를 제작한 후에는 ▶통증은 없는지 ▶소리가 잘 들리는지 ▶소리가 울리진 않는지 꼼꼼히 확인한다. 보청기에 익숙해지려면 몇 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으면 보청기의 출력을 조절하는 게 좋다.
보청기는 형태와 크기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왼쪽부터 귀걸이형· 귓바퀴형·외이도형·고막형 보청기 [사진 서울아산병원]

보청기는 형태와 크기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왼쪽부터 귀걸이형· 귓바퀴형·외이도형·고막형 보청기 [사진 서울아산병원]

  만약 보청기 효과가 떨어지거나 적응하지 못하면 보청기를 아예 이식하거나 특수 기기(인공와우)를 사용한다. 이식형 보청기는 크게 '골도 보청기 이식'과 '중이 이식'이 있다. 골도 보청기는 뼈를 통해 소리를 전달한다. 중이 이식은 수술을 통해 내부 장치를 이식하고 두피 바깥에 외부 음향처리장치를 부착하는 방식이다. 인공와우도 중이 이식과 비슷하다. 인공와우는 귀 뒤쪽에 이식기(수신기)를 넣고, 와우(달팽이관)에 전극을 넣어 보청기로 해결하지 못하는 난청을 해결한다.
 
나에게만 소리가 들린다면 - 이명
  이명은 자신에게만 소리가 들리는 증상을 말한다. 소음·돌발성 난청(원인을 알 수 없이 발생하는 난청)·노인성 난청·중이염 등으로 청각 세포가 손상돼 나타나는 이명이 85%를 차지한다. 이 밖에 고혈압·심장질환·갑상선 질환·당뇨병·근육경련·턱이나 목 이상처럼 다른 신체 부위에 이상이 생겨도 이명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이명일 땐 반드시 이비인후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윙~' '찡~' '삐~' '쏴~'. 이명은 이런 식의 단순음이 전체의 75% 정도다. 들리는 소리와 병의 원인과 연관성은 거의 없다. 대개 ▶과로하거나 ▶주위가 조용하거나 ▶신경이 예민할 때 악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명 증세를 완화하려면 집안에 있는 라디오나 TV 등을 조용히 틀어놓는 게 도움이 된다. [중앙포토]

이명 증세를 완화하려면 집안에 있는 라디오나 TV 등을 조용히 틀어놓는 게 도움이 된다. [중앙포토]

  이명일 때는 대개 혈액순환을 돕는 약물이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을 쓴다. 비타민·무기질 등 영양제도 도움이 된다. 다만 100% 치료는 어렵다. 이런 약물 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다면 이명과 비슷한 소음을 내는 '이명 차폐기(소음 발생기)'를 차거나 소리를 듣는 뇌 부위(측두엽)를 자기장·전극으로 자극해 비정상적인 뇌 활동을 억제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이명 차폐기는 보청기나 이어폰 모양으로 크기가 작은 편이다. 측두엽을 자극하는 건 중증 환자에게 '최후의 방법'으로 쓴다. 가장 최근에 나온 치료법이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다.
 
  다만 이명이 있어도 청력까지 줄어들진 않는다. 무리 없이 일상 생활을 하는 사람도 많다.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뇌가 이명에 적응한 결과다. 환자들이 이명으로 고생하는 이유는 뇌가 이명을 부정적이지만 의미 있는 신호로 여기기 때문이다. 뇌를 길들이기 위해선 집안에 째깍거리는 시계를 두거나 라디오·TV 등을 조용히 틀어 놓는 게 도움이 된다. 베개를 평소보다 높게 하면 머리 쪽으로 혈액이 덜 가게 돼 이명이 호전될 수 있다.
추석은 부모님 건강 챙길 때
  이명을 예방하려면 자극적인 소리를 멀리해야 한다. 직업상 큰 소리를 들어야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귀마개를 착용한다. 술·담배나 커피는 이명을 악화시키므로 자제하는 게 좋다. 일부 약물(항생제·소염진통제·항암제)도 난청·이명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복용 시 이비인후과 의사와 상담하는 게 바람직하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서울아산병원 권고 체크리스트 10>    
①심장·혈관(심장내과 이승환 교수)  
②뇌졸중(신경과 권순억 교수)
③치매(신경과 이재홍 교수)
④귀(이비인후과 안중호 교수)    
⑤눈(안과 김명준 교수)    
⑥무릎관절(정형외과 이범식 교수)    
⑦임플란트(치과 안강민 교수)    
⑧잇몸병(치과 김수환 교수)    
⑨만성질환(노년내과 이은주 교수)    
⑩건강한 노년을 위한 운동(재활의학과 김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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