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설] 한·미가 함께 빈틈없이 견고하게 상황을 관리할 때

중앙일보 2017.09.27 01:48 종합 30면 지면보기
“미국이 선전포고했다”는 북한의 억지에 맞서 미 국방부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당장에라도 전투에 나설 수 있다”고 응수하는 등 북·미 간 대결이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일단 “우리는 선전포고를 한 바 없다”고 북한의 억지를 일축했다. 북한이 “전략폭격기가 영공을 넘지 않더라도 떨어트릴 권리가 있다”고 위협한 것에도 “국제공역에서 타국의 비행기를 공격하는 것은 절대 적절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북한이 군사적 대응을 할 경우 불법적인 무력사용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외교 전문인 국무부에 비해 미 국방부의 반응은 “모든 옵션을 행사할 것”이라며 훨씬 강경했다. 로버트 매닝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당장 싸울 수 있는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우리는 4~5개 시나리오를 검토했다”며 “전쟁을 피하길 원하지만, 이(전쟁) 가능성도 도외시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북핵 특사 역시 "미국과 북한이 몇 시간 안에 군사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미 간에 험한 말이 오가면서 한반도 긴장 수위가 급속히 치솟고 있다. 이런 대결 국면에선 사소한 우발적 충돌마저 전면전으로 비화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한·미가 함께 빈틈없고 견고하게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군사적 옵션을 피할 현실적인 방법은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곧 발표할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 대상이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핵 위기의 궁극적 해결 방식은 외교적이고 정치적인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도 튼튼한 한·미 동맹과 강력한 억제력, 국제공조를 통한 고강도 대북제재가 필수 조건이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