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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딜러와 짜고 수리비 비싸게 책정

중앙일보 2017.09.27 01:00 경제 3면 지면보기
수입차 수리비가 터무니없이 비싼 데는 이유가 있었다. 수입차 제조회사가 딜러사에 수리비 인상 담합을 부추기고 딜러사는 이를 실행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임 인상액·방법·시점 담합 주도
벤츠 “딜러 자율 결정” 항소키로

공정거래위원회는 딜러사들의 수리비 인상 담합을 주도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벤츠코리아)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13억2000만원을 부과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수리비 인상 담합을 실행한 8개 딜러사(한성자동차·더클래스효성·중앙모터스·스타자동차·경남자동차판매·신성자동차·진모터스·모터원)에 대해서도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6800만원을 매겼다. 공정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지난 2009년 1월부터 국내에서 유통되는 벤츠 자동차의 정비를 맡은 딜러사들에게 시간당 공임 인상을 논의하기 위한 모임 구성을 제안했다. 수리비는 시간당 공임에 소요 작업시간을 곱해 책정된다. 그러면서 자사의 애프터서비스 부문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공임 인상액 결정을 위한 관련 재무자료 제출을 딜러사에게 요구했다. 이를 토대로 벤츠코리아는 같은 해 5월 말에 시간당 공임의 인상 방법 및 인상 금액·시점 등을 딜러사들에게 알렸다. 이후 딜러사들은 2009년 6월 시간당 공임을 일제히 약 15% 인상했다.
 
모든 수리비를 올린 건 아니다. 관련 정보가 많지 않은 차량 소유자에게 부과하는 수리비만 올리고, 협상력이 강한 보험사를 통해 들어온 차량 수리비는 손대지 않았다. 김문식 공정위 제조업감시과장은 “보험료 인상을 우려해 보험사를 통하지 않고 고장을 수리하거나, 차량 유지 보수를 위해 딜러사를 찾은 차량 소유자가 주로 담합 피해를 봤다”라고 말했다.
 
벤츠코리아는 공정위의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벤츠코리아는 이날 공식 입장 자료를 내고 “공임 인상을 주도할 동기나 담합 행위를 교사한 사실이 없으며, 오히려 공임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며 “권장 공임 가격을 제시했을 뿐 실제 소비자 가격 책정은 개별 딜러들이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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