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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10년간 남북관계 물거품…평화적 상황관리가 우선"

중앙일보 2017.09.26 19:20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지난 10년, 10ㆍ4 정상선언을 비롯한 역대 정부의 모든 (남북관계 개선)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고 말했다. ‘10ㆍ4 정상선언’는 2007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정상회담 후 합의를 가리킨다. ‘지난 10년’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를 지칭하는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 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 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10ㆍ4 남북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서 “(지난 10년간) 남북관계는 완전히 단절됐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갈수록 고도화되어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 때문에 지금 우리가 치르고 있는 엄청난 비용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10ㆍ4 정상선언이 이행되어 나갔다면 현재 한반도 평화 지형은 크게 변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 "지난 10년 역대 정부 노력 물거품"
"10·4 선언 이행됐으면 지형 크게 변했을 것"
또다시 北에 군사회담 복원·인도적 협력 언급
문정인 "美 대북특사 비밀리 파견이 바람직"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 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권양숙 여사, 안희정 충남지사, 문 대통령, 김 여사.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 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권양숙 여사, 안희정 충남지사, 문 대통령, 김 여사.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도 ‘대화를 위한 압박 원칙’을 고수했다. 문 대통령은 “분명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여정은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라며 “국제사회도 평화적 해결원칙을 거듭 거듭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제재의 강도를 높이고 단호하게 압박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국제사회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북한이 전 세계를 상대로 핵으로 맞서려 해서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깨닫도록 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군사적 옵션’에 대해선 “국민의 안전과 평화적인 상황관리가 우선”이라며 “군사적 억지력을 확보하는 한편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군사적 충돌이 야기되지 않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0ㆍ4 정상선언 합의 중 많은 것은 지금도 이행 가능하다”며 군사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협력도 언급했다. 이는 지난 7월 북한에 공식 제안했다가 ‘묵묵부답’으로 사실상 거절된 사안이다. 지난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정말 궁금해서 묻는다. 실제 북한과 대화 시도는 해봤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26일 서울 여의도 63 컨벤션에서 통일부, 노무현재단, 서울특별시 공동주최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10주년 기념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26일 서울 여의도 63 컨벤션에서 통일부, 노무현재단, 서울특별시 공동주최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10주년 기념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기념식에 앞선 강연에서 “북한을 핵능력을 가진 국가로 봐야 한다”며 “시간은 북한편이다. 북한이 시간을 벌어 핵ㆍ미사일 능력이 강화되면 ‘남조선 적화통일전선전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빨리 북한과 대화ㆍ협상을 해서 더이상 (핵 고도화를)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남북관계가 좋으면 강대국에 말려들어갈 필요가 없이 ‘전략적 꽃놀이패’를 가지게 되고, 그걸 망치면 ‘전략적 시궁창’에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북핵 해법에 대해선 “미국이 비밀리에 북한에 특사를 보내 극적 타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발언으로 촉발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관련 논란에 대해 직접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신 “10ㆍ4 정상선언은 금단의 선을 넘는 수많은 국민들에 의해 반드시 이행될 것이고, 노무현 대통령은 그런 국민들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계실 것”이라고만 말했다.
 
검찰은 이날 정 의원이 “권양숙씨와 아들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씨는 가출하고,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노 전 대통령 유가족의 고소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한국당은 “특검 추진”으로 맞선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 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 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날 기념식은 통일부와 노무현 재단, 서울시가 공동 주최했다. 사실상 첫 정부 주최 행사다. 지난 9년간은 주로 노무현 재단이 주최했고, 두차례 통일부 차관이 참석했다. 기념식에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이해찬 노무현 재단 이사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과 시민 600여명이 참석했다.
 
강태화ㆍ채윤경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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