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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악용해 부당 이득 챙긴 의료기관, 3년새 3배로 뛰어

중앙일보 2017.09.26 16:23
건강보험을 부당 청구했다가 적발된 의료기관이 3년 새 3배로 뛰었다. [중앙포토]

건강보험을 부당 청구했다가 적발된 의료기관이 3년 새 3배로 뛰었다. [중앙포토]

# A 씨는 2012년 1월 3일과 2월 21일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하지만 이 병원은 2012년 1월 3~5일, 2월 21일 등 총 나흘 동안 진료를 받은 것으로 기록하고 진찰료를 허위로 청구했다. (거짓청구)
 

건보 부당 청구로 적발된 돈, 지난해만 381억원
고령화에 '나이롱' 환자 늘은 요양병원 두드러져

실제 시술과 다른 치료로 거짓 청구한 곳 최다
기동민 의원 "의료기관 현지 조사 범위 넓혀야"

# B 씨는 의원에서 부비동염과 알레르기 비염 등으로 치료를 받았다. 이 의원은 건강보험으로 청구가 가능한 주사를 처방했지만 환자에게 1000~3000원씩 따로 주사비를 받았다. (본인부담과다)
 
# C 약국은 방문 환자가 가져온 처방전 내용과 다른 저가 의약품으로 대체 조제했다. 하지만 건강보험에는 실제로 조제한 의약품 대신에 의사가 원래 처방한 의약품으로 청구했다. (대체초과청구)
 
  병·의원과 요양병원, 약국, 한방병원 등 의료기관들의 대표적인 건강보험 부당 청구 사례다. 이처럼 의료기관에서 건보 비용 청구를 원칙대로 하지 않고 '악용'해서 부당 이득을 챙긴 금액이 3년 새 3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기관들이 부당 청구했다 적발된 금액은 총 381억4622만원에 달했다. 2013년(118억9639만원)과 비교하면 3.2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적발 건수도 658건에서 742건으로 증가했다. 한 의료기관당 평균 적발액 역시 1807만원에서 5141만원으로 뛰었다.
연도별 의료기관 부당 청구 금액. [자료 기동민 의원실]

연도별 의료기관 부당 청구 금액. [자료 기동민 의원실]

한 요양병원 다인실 내부 사진. 고령화, 치매 인구 증가에 따른 나이롱 환자 등으로 요양병원의 부당 청구액 증가가 두드러졌다. [중앙포토]

한 요양병원 다인실 내부 사진. 고령화, 치매 인구 증가에 따른 나이롱 환자 등으로 요양병원의 부당 청구액 증가가 두드러졌다. [중앙포토]

  지난해 기관 유형별로는 병원급의 부당 청구액이 136억7259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요양병원(113억5344만원)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요양병원의 부당 청구액 증가가 두드러졌다. 2013년 약국-의원-병원에 이어 4번째였지만 지난해는 2번째로 뛰어올랐다. 올 상반기 단일 기관 최다 부당청구액(27억571만원)을 기록한 곳도 전남의 한 노인요양병원이었다. 이는 고령화와 치매 인구 증가 등으로 ‘나이롱’ 환자의 장기 입원이 늘고 불법 사무장 병원이 빠르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의료기관 유형별 부당청구 금액. [자료 기동민 의원실]

의료기관 유형별 부당청구 금액. [자료 기동민 의원실]

  건보 비용을 빼내는 방법은 어떤게 있을까. 실제 시술과 다른 치료로 건보 급여를 청구하는 등의 '산정기준 위반'이 지난해 3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없었던 치료를 만들어내 보험금을 타내는 '거짓청구'(237건), 환자에게 필요 이상의 치료비를 부담시키는 '본인 부담 과다'(168건), 저렴한 약을 조제하고 실제로는 기존 처방전의 고가 제품으로 건보 청구를 청구하는 '대체초과 청구'(70건) 등도 많았다. 여러 유형이 중복으로 적발된 곳도 289곳으로 전체 적발기관의 39%에 달했다.
사라지지 않는 의료기관 건보 부당 청구
  이처럼 건보 비용을 빼내다가 적발된 의료기관은 처벌을 받게 된다. 과징금과 업무정지, 부당금액 환수 등이 이뤄진다. 2013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집계한 결과 부당 청구액 환수 처벌이 859곳으로 가장 많았다. 기동민 의원은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의 핵심 중 하나는 의료기관 부주의와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따른 건보 재정 누수를 막는 것"이라면서 "복지부는 부당청구를 줄이기 위해 의료기관 현지 조사 범위를 넓히고 조사를 효율적으로 실시해 건강보험료를 내는 국민들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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