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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랩 리포트]홍콩 스타트업 요람을 가다...12살짜리 아이도 창업한다!

중앙일보 2017.09.26 15:00
홍콩 하면 편리한 물류, 관광, 금융 등이 생각나지만 스타트업 생태계도 발달해 있다. 홍콩은 전세계 어느 국가와도 6시간 이내에 비행기로 오갈 수 있는 지리적 이점에 더해 친(親)스타트업 환경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홍콩 12살 아이 때문에 포브스에 18살 이하 CEO 코너 만들어야"
구조대에 신호보내는 앱도 여중생들이 만들어
"홍콩 법인세, 싱가포르, 상하이보다 낮아 유리해"
과학 인재 위해 모인 기금만 3억 달러

 
2015년부터 홍콩에서 매년 열리는 '라이즈 컨퍼런스'는 다양한 출신의 스타트업 창업자들로 붐빈다. 홍콩에서 창업하는 이들의 30% 이상은 중국이나 홍콩이 아닌 제3국에서 온 사람이다. 다인종 다국적 인재들의 둥지라는 이야기도 된다. 홍콩 투자청에 따르면 홍콩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의 창업자 국적은 영국, 미국, 중국, 프랑스, 호주, 독일, 캐나다, 네덜란드, 싱가포르, 인도, 이탈리아, 일본, 대만, 한국까지 다양하다.  
 
힐러리 입 [출처: 페이스북]

힐러리 입 [출처: 페이스북]

홍콩 창업계는 12살짜리 소녀가 만든 스타트업에 열광했다. 힐러리 입이 그 주인공이다. 현지 언론은 "힐러리 입 때문에 포브스의 30세 이하 스타트업 리스트에 새로운 카테고리인 18살 이하의 최고경영자라는 카테고리가 생겨야할 판이다"고 보도했다.  
 
힐러리 입은 케렛 스쿨의 평범한 학생이지만 마이너 미나스라는 회사의 최고경영자이기도 하다. 마이너 미나스는 온라인 상으로 언어를 가르쳐주는 앱이다. 힐러리 입은 "또래 친구들이 서로에게 자유롭게 언어를 가르쳐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를 현실화해서 앱으로 탄생시킨 것이다. 본인도 4개의 언어를 구사하며 1주일에 20권 이상의 책을 읽을 정도로 언어에 관심이 높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사업화하기까지는 학교 교육의 힘이 컸다. 이 회사는 2015년 AIA의 신흥 기업가 상을 받았다.
 
구조대를 부르는 앱을 만든 홍콩 여중생들도 있다. 여중생인 매들라인 렁과 신디 영은 ASAP 헬스(Health)라는 앱을 만들었다. 매들라인 렁은 "학교에서 어플리케이션 만드는 법을 배운 뒤에 가까운 병원 응급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앱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구조대에 신호를 보낼 수도 있는 유용한 앱이다. 이른바 '키즈 인 테크'다.  
 
ASAP 앱을 만든 홍콩 소녀들. [출처: 유튜브]

ASAP 앱을 만든 홍콩 소녀들. [출처: 유튜브]

이들이 만든 앱은 마이크로 소프트와 로이터에서 주는 상을 받기도 했다. 홍콩계 스타트업 중에는 나인개그(9gag)라는 유명 스타트업도 있다. 이미지 기반 소셜 미디어 사이트인 나인개그는 월 페이지뷰가 10억 건을 넘는다. 인터넷에 유행하는 '짤방' 이미지가 주로 올라오는데 게시글에 덧글과 추천을 할 수 있어 글로벌 유저를 확보하고 있다. 이밖에도 홍콩의 유명 스타트업으로는 고고밴, 핸디 등이 있다. 일부는 미국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홍콩의 창업환경은 우호적인 편이다. 일단 심플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세금이 그렇다. 스테판 홍콩 투자청 대표는 "홍콩의 법인세는 16.5%로 싱가포르(17%)나 상하이(25%)에 비해 낮으며 개인 소득세(15%) 측면에서도 싱가포르(20%)나 상하이(45%)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언어 측면에서도 영어와 중국어가 통한다는 이점이 있어 창업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홍콩은 스타트업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경제 성장을 책임지며 일자리 창출까지 가져다주는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 홍콩의 스타트업 숫자는 2015년 1558개에서 2016년 1926개로 증가했다. 스타트업이 일으킨 일자리 숫자도 같은 기간 동안 3721명에서 5229명으로 늘었다. 이는 전년대비 41% 증가한 것이다. 스타트업이 진출한 영역도 디자인, 교육, 데이터분석, 바이오테크, 로보틱스, 물류, 게임, 스마트시티, 헬스케어까지 다양하다.  
 
 홍콩 투자청에서도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투자청 주최로는 2013년부터 스타트업 포럼이 열려왔다. [출처: 차이나랩]

홍콩 투자청에서도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투자청 주최로는 2013년부터 스타트업 포럼이 열려왔다. [출처: 차이나랩]

홍콩 스타트업들은 홍콩 자체만을 시장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대륙과 연결되는 지점인 광둥성을 합쳐 '그레이터 베이(greater bay)'로 간주해 경제생활권으로 묶어 파이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전략이 가능한 이유는 광저우-선전-홍콩 간의 고속철 덕분이다. 고속철을 통해 홍콩에서 광저우까지는 48분, 선전까지는 23분이면 닿게 된다.

 
고속철을 통해 홍콩에서 광저우 까지는 48분, 선전까지는 23분이면 닿게 된다. [출처: 차이나랩]

고속철을 통해 홍콩에서 광저우 까지는 48분, 선전까지는 23분이면 닿게 된다. [출처: 차이나랩]

홍콩 자체만으로는 500만명 규모로 작지만 이 지역의 인구까지 합치면 6800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경제권이다. 이 지역의 GDP는 1조3280억 달러로 인도네시아 국가 GDP를 뛰어넘는다. 면적은 5만6000평방 킬로미터에 달한다.

 
홍콩 창업 환경의 뒤에는 창업가들과 엔지니어를 지원하는 홍콩 사이언스 파크가 있다. 이 곳에는 스타트업을 포함해 638개 기업이 있으며 1만2791명이 일하고 있다. 홍콩 정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이 곳에서는 창업, 과학기술 등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개최된다. 1만5312명의 학생들이 로봇 워크샵 등에 참여해 경험을 쌓기도 했다.
 
[홍콩 사이언스 파크 설명, 출처: 차이나랩]

[홍콩 사이언스 파크 설명, 출처: 차이나랩]

과학 인재들을 위해 지난해 모인 기금만 3억 달러에 달한다. 홍콩 사이언스 파크 측에 따르면 홍콩에서 회사를 등록하기만 하면 어떤 외국기업이라도 사이언스파크에 입주해서 활동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중점을 두는 분야는 있다. 고령화 되고 있는 홍콩 사회를 감안해 노인 헬스케어, 스마트 시티, 로보틱스 등 3분야 기업들에 방점을 둔다는 설명이다. 홍콩 출신의 데니스 로라는 연구자가 세운 조기 암 진단 기업 역시 홍콩 사이언스 파크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중 하나다.  

 
홍콩=차이나랩 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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