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남성복 기업 '치피랑'의 저우샤오슝 회장.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26/c2195b60-bbca-4a99-983e-5e1523d29f00.jpg)
중국 최대 남성복 기업 '치피랑'의 저우샤오슝 회장. [중앙포토]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 관계가 점차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 치피랑(七匹狼)의 저우샤오슝(周少雄·52) 회장은 다른 선택을 했다. 9월 22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 호텔에서 한국 패션기업 티엔제이(TNJ)와 합자 조인식을 열고, 중국 현지에서 운영할 조인트 벤처를 세우기로 했다. 치피랑그룹이 51%, 티엔제이가 49%를 출자하는 형식이다.
시총 2조원 중국 패션그룹 '치파랑' 저우사오슝 회장
"사드 국면에 한국과 손잡은 건…
자라·H&M보다 경쟁력 뛰어난 동대문 시스템에 매력"
저우 회장이 한국 기업과 합자에 나선 것은 자라나 H&M 같은 패스트 패션 브랜드를 키워보겠다는 포부에서다. 파트너가 된 티엔제이는 동대문 의류 업체 500여 곳에서 다품종 소량 물량을 받아 '트위'라는 이름으로 편집숍을 운영 중인 기업으로, 국내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에 50여 곳 매장이 있다. 그는 티엔제이의 빠른 상품 확보 및 배송 시스템, 가성비 높은 제품 등 우수한 사업 모델에서 아시아형 SPA 브랜드를 키울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엿봤다. 새로 설립되는 합자 회사는 캐주얼 브랜드 '민트블럭'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푸젠성에 10개 매장을 열 예정이며, 이후 중국 전역 확대를 결정한다.
![9월 22일 '치피랑그룹-한국 티엔제이(TNJ) 합자 조인식'에 참석한 저우사오슝 중국 치피랑그룹 회장(왼쪽)과 티엔제이 이기현 대표. [사진 티엔제이]](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26/fdcf52a2-9891-4c45-93d3-dfc38894a482.jpg)
9월 22일 '치피랑그룹-한국 티엔제이(TNJ) 합자 조인식'에 참석한 저우사오슝 중국 치피랑그룹 회장(왼쪽)과 티엔제이 이기현 대표. [사진 티엔제이]
이러한 맥락에서 그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패션 기업의 부진한 이유도 '속도'에서 찾았다. 고속 산업화를 이뤘다는 한국 소비자들도 안목과 감성을 바꾸는데 3년쯤 걸린다면 중국 소비자들은 6개월 안에도 가능하다는 것. 그는 "초기 성공하는듯 했던 한국 대기업들이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건 이러한 시장의 빠른 변화를 이해하고 소비자들에게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고객들의 취향이 점점 더 세분화 되고 차별화 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맞출 수 있는 강소 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이며 "가치 있는 중소 업체들을 인큐베이팅 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7마리 늑대를 의미하는 '치피랑' 로고. [치피랑 홈페이지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26/79d251bc-6375-46de-92ea-15e29caaeff3.jpg)
7마리 늑대를 의미하는 '치피랑' 로고. [치피랑 홈페이지 캡처]
이처럼 자국 내 기반이 탄탄한 패션기업이 직접 SPA 브랜드 론칭에 나서지 않고 다른 기업과 손을 잡은 이유는 뭘까. 그는 즉답 대신 성장하는 기업들의 공통점을 언급했다.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건 두 가지다. 서로 부족한 걸 터놓고 메우고 배우는 개방과 학습이다. 독식하려다 때를 놓치면 끝이다. 중국만 봐도 수많은 기업들 중 이 두 가지를 실천한 기업만 살아남고 성장하고 있다."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