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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추적]여교사에 화살 쏜 '빌헬름 텔 교감' 진실공방...교장 승진 앞둬 지역 교육계 반발

중앙일보 2017.09.26 12:52
여교사를 향해 체험용 활을 쏜 '빌헬름 텔 교감' 이 논란이다. 사진은 당시 사용했던 활과 과녁. [연합뉴스]

여교사를 향해 체험용 활을 쏜 '빌헬름 텔 교감' 이 논란이다. 사진은 당시 사용했던 활과 과녁. [연합뉴스]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무실에서 20대 여교사에게 체험용 활을 쏜 ‘빌헬름 텔 교감’을 놓고 진실공방이 일고 있다. 특히 이 교감은 부장교사 시절인 2005년 행정실 직원과 마찰을 빚어 행정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이 교감이 최근 교장 승진대상자로 교육까지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교육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인천 한 초교 교감, 20대 여교사 과녁 세워놓고 활 쏴
충격 받은 여교사 정신과 치료, 국민권익위에 진정
교감 "혼자 연습했을 뿐 교사 향해 쏜 적 없다" 주장
교감 연가 내고 직원 통해 "취재 응하고 싶지 않다"

2005년 행정실 직원과 다퉈 행정처분 받은 전력도
이런 논란 불구 2015년 교장승진 연수 받은 것 확인
교육계 "교원 인성교육 강화, 승진위한 승진은 안돼"
시 교육청 "현재 조사단계, 확인되면 감사진행 예정"

 
26일 인천시교육청과 해당 학교에 따르면 지난 6월께 A초등학교 교감 B씨(52)는 교무실을 찾은 여교사 C씨(27)에게 “과녁 옆에 서보라”고 한 뒤 활을 쐈다. C교사는 당시 교원성과급 공문을 들고 교무실을 찾았던 터였다. 
인천시교육청 전경. [사진 다음로드뷰]

인천시교육청 전경. [사진 다음로드뷰]

 
과녁은 A4용지에 출력된 것으로 교무실내 교감 책상 맞은편 캐비닛에 붙어 있었다. 화살은 40cm가량의 길이로 대나무 재질이었으며 앞쪽에는 흡착 고무가 붙어 있었다.
 
교감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었던 C교사는 우물쭈물하며 과녁 옆으로 다가섰고, 그 사이 B교감이 활시위를 당긴 것이다. 화살은 C교사의 머리 옆을 지나 “퍽”하는 소리와 함께 종이 과녁에 박혔다. 머리에서 불과 20cm 정도 떨어진 지점이었다. 당시 교무실에는 교직원도 함께 있었다고 한다.
 
심한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낀 C교사는 당일 연가를 신청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급성 스트레스성 장애로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C교사는 현재는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C교사는 인격권 침해 등을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한 상태다.
 
이 사건에 앞서 B교감과 C교사 간 서로에게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 관계자를 통해서 들을 수 있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A초교는 지난해부터 교육부의 예체능 운영학교로 지정되면서 방과후 수업과 같이 수업외 시간에 오케스트라반을 운영하고 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등은 외부 전문 강사를 초빙했고, 총 지휘는 C교사가 맡았다고 한다.
 
전공자에게는 강사비 명목으로 5만원을, 비전공자에게는 3만원이 지급된다. 하지만 C교사는 전공이 없는데도 5만원씩을 받았다.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B교감은 올 초 이를 환수토록 하면서 둘 간의 감정이 상했을 수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A초교는 올 하반기 감사를 앞둔 상태였다.
인천시교육청

인천시교육청

 
B교감은 C교사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여교사를 과녁에 세워두고 활을 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활은 2학기 때 진행할 아이들 전래놀이 활동에 쓰려고 갖고 온 것”이라며 “안전성을 시험하기 위해 혼자 있을 때 교무실에서 쏜 적은 있지만, 누군가를 세워 놓고 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중앙일보 기자는 B교감과 만나기 위해 학교를 직접 방문했지만 그는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아 인터뷰를 할 수 없었다. 그는 행정실 직원을 통해 “현재는 취재에 응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만 전달해왔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B교감이 과거 부하 직원을 상대로 폭언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 B교감이 교무부장으로 있던 2005년, 행정실 직원과 마찰을 빚어 시 교육청으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다만 당시 징계위원회의 기록이 비공개여서 어떤 과정에서 그러한 징계를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B교감이 교장승진 대상자에 포함돼 2015년 교장승진을 위한 연수를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내년 3월 일선 학교의 교장 자리가 생기면 순서에 따라 교장으로 발령받을 수 있는 상태다.  
학교 앞을 지나가는 초등학생.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학교 앞을 지나가는 초등학생.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지역교육계는 즉각 반발했다. 인천교육네트워크 최길재(50) 대표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 예의가 없으신 것 같아 개탄스럽다. 승진을 위한 승진은 안된다”며 “이는 교사를 점수와 고과만으로 관리하는 현재의 시스템, 우리 교육계의 구조적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급 교원에 대한 인성교육 강화와 교장공모제 확대 등 다양한 형태의 교장 승진제도를 도입해 교사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교육청은 관련 사항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2005년 당시 B교감이 ‘품위유지위반에 따른 불문경고’ 처분이 내려졌고, 행정실 직원에게는 별다른 처분이 내려지지 않았다”며 “당시에 폭언과 멱살잡이 등이 있었다는 얘기는 있지만 이미 결론 난 사안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조사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B교감이 활을 쏜 내용에 대해서는 현재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고 사실이 입증되면 감사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교장 승진과 관련해서는 자연적인 절차대로 진행되는 것일뿐이고 이번 활 사건 결과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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