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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사건, 역겨움ㆍ혼란…피해 여성 돕고 싶다” 만화 그린 27세 작가

중앙일보 2017.09.26 10:06
‘일본군 위안부 콘텐트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프랑스인 작가 아나벨 고도. [사진 서울시]

‘일본군 위안부 콘텐트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프랑스인 작가 아나벨 고도.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개최한 위안부 콘텐트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프랑스인 아나벨 고도(27)가 수상소감으로 “프랑스인들에게 그들이 모르는 2차대전의 한 부분을 보여 주고, 한국인들에게는 외국인으로서의 시각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25일 밝혔다.  
 

위안부 콘텐트공모전 대상에
27세 프랑스인 아나벨 고도
“유대인 학살은 가슴 깊이 새겨도
위안부 문제는 잘 몰라…
내 만화가 그 수단될 것”

대상을 받은 고도의 작품 ‘위안부’는 실존 인물들의 증언을 종합해 재구성한 만화다. 주제 이해도와 작품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랑스 소도시 블로와에서 자란 고도는 리옹의 예술학교에서 일러스트와 만화를 전공했다. 고등학생 때 인터넷 영상을 통해 한국문화를 처음 접한 뒤 2012년부터 3차례에 걸쳐 한국을 찾았다. 고도는 처음에는 여행을 왔다가 이후 애플리케이션 회사 인턴으로 3개월간 근무했다. 2015년에는 세종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수업을 들으며 한국어를 익혔다. 2016년에는 한국에서 산 경험을 살려 웹툰 ‘아나벨과 대한민국’을 연재했다. 
 
고도는 한국에 머물면서 처음 위안부 문제를 접한 뒤 자꾸 관심이 쏠렸다고 했다. 대학교 졸업 작품으로 이 주제를 다룰 정도였다. 그러던 중 한국인 친구의 제안으로 이번 공모전에 참가하게 됐다. 
 
아나벨 고도가 그린 만화 ‘위안부’의 일부분. 그는 어학당에서 배운 한국어 실력을 발휘했다. [사진 서울시]

아나벨 고도가 그린 만화 ‘위안부’의 일부분. 그는 어학당에서 배운 한국어 실력을 발휘했다. [사진 서울시]

고도는 “프랑스인들에겐 그들이 몰랐던 2차대전의 부분을 보여주고, 한국인들에게는 외국인의 시각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프랑스인들은 2차대전 당시 자국 내 유대인 학살을 항상 가슴 깊이 새기고 있지만, 한국에선 어떠한 일이 벌어졌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되고 싶고, 피해 여성들을 돕고 싶다”며 “만화가 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인간으로서, 또 여성으로서 일본군 위안부 사건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고 역겨움과 혼란을 느꼈다”며 “자료 조사는 정말 힘든 작업이었다”고 토로했다. 
 
고도는 또 “한국은 단지 한 나라가 아니라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곳”이라며 “심지어 모국 프랑스에서 살 때보다 더 큰 행복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공모전은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힘을 실어주자는 취지로 열렸다. 서울시는 지난 6월부터 두 달여간 콘텐트공모전을 개최했다. 이 기간 영상과 만화 등 총 74점의 작품이 접수됐고, 지난 23일 위안부 콘텐츠공모전 우수작 15점을 선정해 시상했다. 
 
공모전 최우수상으로는 대학생 단체 ‘400km Family’의 영상물 ‘오늘의 기록, 내일의 기억’과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인 정해지씨의 만화 ‘눈물’이 선정됐다.
 
한국ㆍ중국 등 8개국 1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제연대위원회는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유네스코에 2744건의 기록물을 신청했으며 다음달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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