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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보다 '둘째'가 범죄자 될 가능성 높다"

중앙일보 2017.09.26 09:52
출생 순서가 학업적 성취와 성인이 됐을 때의 연봉에 매우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연구는 많이 있으나 범죄 성향에 대한 연구는 드문 편이다. 보통 첫째가 둘째 이하의 자녀에 비해 높은 성적을 성취하고 연봉이 높은 직업을 가질 가능성도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런데 지난 7월 31일 '둘째가 범죄에 물들기 쉽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학계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MIT와 아러스대, 노스웨스턴대, 플로리다대 연합 연구팀은 미국 플로리다주와 덴마크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인구 동태 등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덴마크와 미국 플로리다주는 인구구성이 매우 다르므로 두 집단 모두에서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면 그 결과에 대한 신빙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 결과 둘째가 첫째보다 문제아일 가능성이 크게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본문의 내용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사진 pixabay]

이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본문의 내용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사진 pixabay]

 
연구팀이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2명 이상의 자녀를 둔 가정에서 둘째는 첫째보다 비행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크게 높았다. 특히 소년사법제도와 관련된 문제를 일으킨 아이는 둘째가 첫째보다 평균 20~40% 높았다.
 
연구 결과 첫째와 둘째는 건강면에서는 특별한 차이가 없었다. 또한 둘째가 첫째보다 교육면에서 투자가 적었던 것도 아니었다.
 
첫째와 둘째가 달랐던 건 두 가지였다. 연구팀은 우선 부모가 자식 양육에 쏟는 시간에 주목했다.
 
첫째는 첫 아이인 만큼 다른 형제들에 비해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많이 받지만, 둘째는 첫째나 다른 동생들과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나눠 받게 된다. 또 첫째는 보통 2~4에 무렵 둘째가 태어나면서 상대적으로 더 긴 유아기를 보내는 것과 비슷한 환경에 놓이게 된다. 부모의 관심이 이후 범죄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출생 순서 연구에서 흔히 근거로 삼는 또래 영향(peer effect) 때문인지는 연구에서 명확히 나타나지 않았다. 또래 영향이란, 첫째의 경우 둘째는 가르치고 보살피기 위해 어른처럼 행동하지만 둘째는 첫째를 롤 모델로 삼는 것을 의미한다. 즉 첫째가 좀 더 바르게 행동해야 하는 환경적 요구를 더 많이 받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연구에서 이러한 특성이 영향을 미치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출생 순서에 따라 범죄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연구팀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사회적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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