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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장애인 아들 암매장하고 수년간 장애인급여 챙긴 아버지

중앙일보 2017.09.26 09:32
대구 성서경찰서. [중앙포토]

대구 성서경찰서. [중앙포토]

 
장애인 아들이 숨진 뒤에도 사망 신고를 하지 않고 6년여간 장애인 급여를 받아 챙긴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갑자기 숨 거둔 30대 지적장애인 아들
사망 신고 않고 금호강변에 암매장 해
6년여간 장애인급여 1800여만원 챙겨

 
대구 성서경찰서는 26일 A씨(73)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1년 12월쯤 집에서 잠을 자던 아들(당시 38세·지적장애 2급)이 숨진 것을 발견했다. 
 
평소 당뇨 합병증을 앓고 있던 아들이 병사한 것으로 추정한 A씨는 아들의 사망 신고를 하지 않았다. A씨는 심야 시간에 경북 영천시 금호읍 금호강변으로 아들의 시신을 옮긴 뒤 암매장했다. 이후 아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속여 올해 9월까지 210차례에 걸쳐 장애인 급여 1800여만원을 부정 수급했다.
 
수년간 아들의 장애인 급여로 생활을 하던 A씨는 관할 구청 복지담당 공무원이 아들과의 통화를 요구하고 얼굴을 직접 보길 원하면서 범죄가 들통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A씨는 이를 피하기 위해 지난 15일 대구 성서경찰서를 찾아 아들이 실종됐다고 신고했다. A씨는 당시 "2개월 전쯤 함께 낚시를 간 아들이 과자를 사러 갔다가 실종됐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이 A씨의 아들에 대한 조사를 해보니 수 년 동안 그의 행적이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의 아들이 단순 실종된 것이 아니라는 판단에 수사에 들어갔다. 집주인이나 이웃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한 결과 수 년 동안 A씨의 아들을 목격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경찰은 A씨에게 아들과 함께 최근까지 생활한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를 요구하면서 추궁했다. 그러자 A씨는 아들이 숨진 뒤에도 생활고 때문에 사망 신고를 하지 않고 아들을 금호강변에 묻었다고 털어놨다.
 
현재 경찰은 A씨가 아들을 암매장했다고 주장하는 지점에서 나흘째 수색을 벌이고 있다. 경찰관 80여 명과 굴삭기 3대, 경찰 수색견 등을 동원해 1만3200㎡ 일대를 수색하고 있지만 아직 A씨 아들의 사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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