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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울음 줄자 … 분유 생산 2년 새 3분의 2로 줄어

중앙일보 2017.09.26 01:09 종합 12면 지면보기
5년차 직장인 최모(32·서울 서대문구)씨는 퇴근할 때 집 근처 편의점에 자주 들른다. 원룸에서 혼자 사는 데다 회사 일에 지쳐 집에서 밥을 해 먹는 게 귀찮다. 그는 컵라면·샌드위치 등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산다. 밥이 먹고 싶을 때는 도시락을 택한다. 최씨는 “점심은 회사 동료와 같이 먹고 저녁은 거의 혼자 해결한다. 요즘은 편의점 식품도 종류가 다양해 먹고 싶은 대로 고를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식품 관련 생산액 73조원
1인 가구 절반이 세끼 모두 혼밥
삼각김밥 등 즉석식품 1조1440억
유가공품은 3915억 → 2653억 줄어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삼각김밥·도시락 등의 ‘간편식’ 생산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저출산의 여파로 영유아 분유는 꾸준히 줄어든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5일 ‘2016년 국내 식품산업 생산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국내 식품 관련 산업의 총 생산액은 73조3000억원이다. 전년보다 4.1% 증가했다. 삼각김밥·샌드위치·컵밥 등 즉석조리·섭취식품이 2015년 1조391억원에서 지난해 1조1440억원으로 늘었다. 도시락·김치류도 각각 2076억원, 1051억원 증가했다. 1인 가구·맞벌이가정 수요에 맞춘 간편식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이 2015년 27.2%에서 2025년 32%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간편식 시장이 더 커질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 추계에 따르면 세끼 모두 혼자 먹는 ‘혼밥’ 인구 비율이 9%(2013~2015년)다. 1인 가구의 52%가 여기에 해당한다.
 
혼밥 인구와 간편식이 증가하면서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해 편의점 도시락 20종을 조사한 결과 제품당 평균 나트륨 함량은 1366.2㎎에 달했다. 편의점 도시락 하나를 먹으면 세계보건기구(WHO) 하루 나트륨 권고량(2000㎎)의 68.3%를 섭취하는 셈이다.
 
일산백병원의 윤영숙 교수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두 번 이상 혼밥을 먹는 남성의 복부 비만 위험이 전혀 혼밥을 하지 않는 남성의 1.32배에 달했다. 혼밥이 잦을수록 고혈압·당뇨병 등 성인병 위험이 커진다.
 
이수현 소비자시민모임 정책실장은 “간편식은 나트륨 등이 많이 함유된 반면 열량이나 필수 영양소가 부족한 편”이라며 “도시락 등에 영양소 표시를 의무화하고 건강한 식생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분유 등 유가공품 생산은 3915억원(2014년)→3358억원(2015년)→2653억원(2016년)으로 계속 줄고 있다. 출산율이 감소한 탓이다. 정진목 식약처 식품안전표시인증과 주무관은 “아무래도 신생아가 줄면서 이와 관련된 소비도 함께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에선 분유를 진열해 놔도 잘 팔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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