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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아 출신 프랑스 셰프 “감자탕은 어메이징 푸드”

중앙일보 2017.09.26 01:00 종합 23면 지면보기
파크 하얏트 부산 조리과의 다미앙 셀므 과장이 자신이 만든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송봉근 기자]

파크 하얏트 부산 조리과의 다미앙 셀므 과장이 자신이 만든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송봉근 기자]

“입양됐어도 한국 사람입니다.”
 

한국에 정착한 다미앙 셀므
2010년 고국에 와 G20 만찬 등 지휘
최근 하얏트 호텔 한국 대표로 뽑혀
“프랑스 요리법 활용 새 음식 만들 것”

한국 대표 요리사를 뽑는 대회에서 프랑스 출신이 뽑힌 것이 의외라고 하자 당사자인 다미앙 셀므(31)가 한 말이다. 그는 전세계 하얏트 호텔 앤 리조트 소속 주방장 300여명 가운데 우수 주방장을 뽑는 ‘더 굿 테이스트 시리즈’에서 최근 한국 대표로 뽑혔다. 그는 내달 홍콩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회에 출전한다. 전 세계 대회는 연말쯤 열릴 예정이다.
 
아시아·태평양 대회를 앞두고 지난 18일 파크 하얏트 부산에서 그를 만났다. 1986년 한국에서 태어나 6개월 뒤 프랑스로 입양된 그는 초등학생이던 8살 때부터 요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요리 전문 고등학교를 마치고 2004년 프랑스 그랜드 하얏트 칸의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마르티네즈’에서 인턴 과정을 거쳐 셰프가 됐다.
 
2005년부터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라 카브로 도르’에서 부조리장과 조리장을 맡았고, 2008년에는 프랑스의 미슐랭 2스타 ‘라 리절브 드 뷸리’에서 조리장을 하며 프랑스 남부 지역의 요리를 연마했다.
 
2009년 라 리절브 드 뷸리에 요리를 배우러 온 한국인 인턴을 만나면서 그는 한국에 강한 호기심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미앙 셀므는 “한국을 알고 싶다는 욕구가 밀려왔다”며 “2009년 12월 2주간 휴가를 내고 무작정 한국으로 갔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는 물론 전주 한옥마을 등 전국을 여행하자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고 한다. 서울 롯데호텔에 레스토랑을 오픈한 유명 프랑스 요리사 피에르 가니에르를 무작정 찾아간 그는 그 자리에서 한국 가구박물관 조리장 자리를 추천받았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프랑스에서 짐을 싸고 2010년 1월부터 한국에 정착했다. 7년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명 전시회 만찬 등 주요 행사를 진두지휘하며 이름을 알려간 다미앙 셀므는 지난 1월 파크 하얏트 부산 주방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가 유년시절을 보냈던 프랑스 남부처럼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로 가고 싶어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부산으로 이사했다. 2013년 결혼한 한국인 아내와 세살배기 아들도 함께였다.
 
한국 음식 중에서는 감자탕을 가장 좋아하는 그는 “기본적인 식재료로 만든 어메이징 푸드”라고 평가했다. 다미앙 셀므는 “유럽 음식에 비해 한국 음식은 건강하다”며 “10월 홍콩에서 열리는 본선대회에서 깨·깻잎 등의 재료를 활용해 한국의 고유한 맛을 최대한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미슐랭스타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게 꿈이라는 그는 “한국의 건강한 자연 식재료에 프랑스 요리기법을 활용한 새로운 요리를 선보일 것”이라며 “셰프는 스트레스가 심한 직업이지만 내가 만든 음식을 먹고 즐거워하는 손님을 보며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도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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