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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챔피언 커제 잡았다, 안성준 삼성화재배 바둑 8강

중앙일보 2017.09.26 01:00 경제 10면 지면보기
통쾌한 승전보다. 안성준(26·사진) 7단이 삼성화재배에서 지난해 챔피언 커제 9단을 격파했다.
 

240수 만에 백 불계로 승리
“기분 좋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니다”
오늘 퉁멍청 6단과 4강행 다툼
박정환·신진서·안국현도 합류

안성준 7단은 25일 대전 유성구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열린 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16강전에서 커제 9단을 상대로 240수 만에 백 불계로 승리했다. 안 7단은 4년 만에 삼성화재배 8강에 진출했다. 2년 연속 이 대회 챔피언이자, 올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커제 9단은 16강 탈락이라는 뜻밖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대국이 열리기 전까지 대부분 커제 9단의 우세를 점쳤다. 커제 9단은 세계 대회 4회 우승 등 국내외 기전에서 괴력을 발휘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자다. 반면 안성준 7단은 한국 랭킹 6위로, 국내 대회(제8기 한국물가정보배) 한 차례 우승 외에는 이렇다 할 입상성적이 없다. 안 7단은 대국이 끝난 뒤 “어려운 판을 이겼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기분이 좋지만 당장 내일 8강전이라 마음을 다잡으려고 한다. 아직 끝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대국과 관련해서는 “초반에 어려운 모양이 나왔는데 처리가 잘 됐고, 이후 커제 9단이 ‘패’를 실수하는 바람에 내가 유리해졌다”며 “커제 9단이 복기할 때 팻감 활용을 잘못했다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더라”라고 말했다.
 
안성준 7단(왼쪽)이 삼성화재배 16강전에서 지난해 챔피언 커제 9단에 불계승했다. [사진 한국기원]

안성준 7단(왼쪽)이 삼성화재배 16강전에서 지난해 챔피언 커제 9단에 불계승했다. [사진 한국기원]

커제 9단을 상대로 거둔 값진 승리가 거저 얻은 것만은 아니다. 안성준 7단은 이번 대국을 위해 상대 스타일을 치밀하게 분석했다. 특히 커제 9단이 ‘알파고’와 뒀던 바둑을 반복해서 연구했다. 안 7단은 “커제 9단은 먼저 실리를 챙기고 타개하는 스타일”이라며 “최대한 실리를 내주지 않고, 내가 타개를 하는 방향으로 작전을 세웠다. 비교적 성공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커제 9단과 대국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안 7단은 “어차피 목표가 우승이기 때문에 누구를 만나도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16강전에 올라간 사람 중에 만만한 상대가 한 명도 없기 때문에 누구랑 둬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내년 초 군 입대를 앞둔 안성준 7단은 이번 대회 우승이 간절하다. 그는 “이대로 군대를 가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대 갔다오면 예전 만큼 성적을 내기 힘들기 때문에, 군대 가기 전 세계대회 우승이 간절하다”며 “이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은 다짐을 전했다.
 
◆한국·중국 4명씩 8강 진출=한국은 안성준 7단을 포함, 국내 랭킹 1·2위 박정환 9단과 신진서 8단, 그리고 안국현 8단이 8강에 올랐다. 신 8단은 일본 랭킹 1위 이야마 유타 9단을 꺾었고, 박 9단과 안국현 8단은 각각 중국의 자오천위 4단과 천야오예 9단을 꺾었다. 이세돌·박영훈·송태곤 9단은 고배를 마셨다. 각각 퉈자시 9단, 구쯔하오 5단, 탕웨이싱 9단에게 패배했다. 중국도 4명(퉈자시·구쯔하오·탕웨이싱·퉁멍청)이 8강에 올랐으며, 일본은 16강에 오른 2명이 모두 탈락했다.
 
8강전은 2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박정환 9단과 구쯔하오 5단, 신진서 8단과 탕웨이싱 9단, 안성준 7단과 퉁멍청 6단, 안국현 8단과 퉈자시 9단이 맞붙는다. 삼성화재배 우승상금은 3억원. 중앙일보와 KBS가 공동 주최하고 삼성화재가 후원한다.
 
대전=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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