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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걷은 실손보험료 213억, 28만 명에게 돌려드립니다

중앙일보 2017.09.26 01:00 경제 6면 지면보기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28만 명에게 약 213억원의 보험료 환급이 이뤄진다. 1인당 최고 환급금액은 약 14만5000원이다.
 

금감원, 보험사 24곳 대상 특별감리
20곳서 불합리한 보험료 책정 발견
12개 보험사, 자율 환급·차감 결정
1인당 최고 환급금액 14만5000원

금융감독원은 25일 “지난 4~7월 실시한 실손의료보험 감리 결과에 대한 후속 조치로 20개 보험사에 대해 총 40여 건의 변경 권고를 통보했고, 이 중 12개 보험사가 자율시정을 통해 약 213억원을 환급하거나 앞으로 낼 보험료에서 차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ag@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ag@joongang.co.kr]

실손보험은 3300만 명 이상이 가입,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고 불릴 정도로 국민 실생활에 파급력이 큰 보험이다. 그런데 최근 보험료가 2015년 3%, 2016년 18.4%에 이어, 올해는 12.4%나 올라 소비자 불만이 커졌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2008년 5월 이후 실손보험 상품을 판매한 24개 보험사(4월 현재 실손보험을 판매 중인 곳)를 대상으로 지난 4~7월 특별 감리를 했다. 그 결과 20개사에서 문제가 발견됐고, 이들은 특정 상품 및 연령에서 보험료 산출 기준을 불합리하게 책정했던 점 등이 드러났다.
 
예를 들어, 2008년 5월부터 2009년 9월까지 생보사가 판매한 실손보험은 보장률을 80%로 책정해 실손보험 표준화가 이뤄진 2009년 10월 이후 상품보다 보장률(90%)은 낮은데 보험료는 더 냈다. 보험료를 더 내고 보장은 덜 받았던 셈이다.
 
이같은 요율 역전이 발견된 보험사는 한화·ABL·교보·신한·KDB·미래에셋·농협·동부·동양 등 9개 생보사다. 주로 50세 이상 가입자가 대상이다. 보험료를 불합리하게 더 낸 가입자들은 1인당 평균 14만5000원을 돌려받는다.
 
2014년 8월부터 노후실손보험을 판매한 메리츠·한화·롯데·엠지·삼성·현대·KB·동부·농협 등 9개 손보사 및 삼성생명은 노후실손보험에서 손해가 나지 않는데도 보험료를 계속해서 올렸다.
 
마땅한 통계치가 없어 위험률을 일반실손 통계에 연계해 보험료를 산출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는 게 보험사 측의 설명이다. 해당 보험사들은 위험률을 낮추거나 동결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보험료가 낮아지거나 인상 폭이 줄어든다. 특히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등의 해당 상품에 가입한 이들은 1인당 평균 11만5000원을 환급받는다.
 
또 농협손보의 경우엔 보험료 책정의 기준이 되는 위험률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보험료 인상률이 높게 나오는 지수 모형을 선택해 보험료를 과도하게 올렸다. ABL생명은 총보험료의 40% 이상을 사업비 재원에 해당하는 부가보험료로 떼갔다. 평균은 총 보험료의 30% 내외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이들 보험사에 위험료 산출방식을 바꾸고 부가보험료를 낮출 것을 권고했다. 다만, 이에 따른 실제 보험료 변동폭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농협손보가 2010년 9월부터 판매한 실손보험에 가입해 2017년 갱신한 계약 또는 2017년 1~3월 판매한 상품에 가입한 이들은 1인당 6000원의 보험료를 돌려받는다.
 
보험료 환급은 보험 가입자(계약자)가 별도 신청하지 않아도 보험사가 환급대상자(중도 해지자 포함)에게 개별적으로 안내한 후 이뤄진다. 연락처가 바뀐 경우엔 환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환급 대상에 해당하는 보험 계약자는 보험사에 반드시 문의해야 한다.
 
이창욱 금감원 보험감리실장은 “일부 보험계약의 경우 보험요율 인하 또는 동결 효과로 인해 내년도 갱신보험료 인상폭이 다소 축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평소에는 손 놓고 있다가 정부가 실손보험에 대해 관심을 가지니까 금감원이 보여주기식으로 감리를 했다”며 “이러니 금융회사들은 억울하다고 하고, 소비자들은 금융회사를 불신하는 것 아니나”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번을 계기로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 차원에서 보험료나 금융 수수료 등을 포함한 각종 이율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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