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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김·다슬기 양식, 통발 낚시 … 바다에서 제2의 인생 찾는다

중앙일보 2017.09.26 00:02 8면
해(海)드림 귀어귀촌 체험 프로그램


도시를 떠나 농어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무작정 삶의 터전을 옮겼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지역 선정, 지리적 여건, 업종 선택, 기술 습득, 자금 활용 계획 등 따져봐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착 예정지를 찾아 주변 환경과 실제 생활상을 체험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해양수산부와 한국어촌어항협회가 귀어·귀촌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11~15일까지 ‘해(海)드림 귀어귀촌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국내 주요 어촌마을에서 진행된 체험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생생한 후기를 들었다. 
 
김 양식장, 가공 공장 견학 정착 성공한 멘토와 만남
충남 서천·보령팀 
 
체험단이 충남 서천군에서 주꾸미 낚시 체험을 하고 있다.

체험단이 충남 서천군에서 주꾸미 낚시 체험을 하고 있다.

지난 11일 박경화씨 등 4명으로 구성된 해드림 귀어·귀촌 체험단 충남 서천팀이 국내 최대 규모의 충남 서천 김 가공특화단지를 찾았다. 멘토로 나선 김현자(48)씨가 반갑게 이들을 맞았다. 김씨는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다 3년 전 이곳에 정착했다. 김씨는 “현재 김 양식 사업과 김 가공공장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며 “가끔 꽃게잡이 배를 타고 나가 소득을 올린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서천팀은 김씨의 안내를 받아 김 포자를 양식망에 붙이는 1차 공장을 둘러봤다. 양식망은 인근 마량항 양식장으로 옮겨 김을 기르는 데 사용된다. 김 양식에 적합한 환경을 갖춘 마량항은 주민들의 소중한 텃밭이다. 11월 무렵이면 마량항 앞바다가 검게 뒤덮일 정도로 김 양식이 성황을 이룬다. 서천팀은 마량항에서 김 생산·수확 현장을 견학한 뒤 수확한 김을 말리는 2차 공장과 마른 김을 가공·포장하는 3차 공장을 둘러봤다.
 
같은 시간 충남 보령군에서는 권오범씨 등 4명으로 조를 이룬 보령팀이 군헌어촌계가 운영하는 갯벌에서 바지락 캐기 체험을 했다. 보령은 서울과 가까워 예비 귀어인들이 선호하는 지역 중 하나다. 이들은 갯벌 체험을 시작한 지 채 2시간도 되지 않아 어촌계에서 받은 작은 망을 모두 채웠다. 그 사이 어민들은 트랙터에 실어 나를 정도로 많은 양의 바지락을 수확했다. 바지락 20㎏당
 
3만~4만원을 받는데 하루에 많게는 20만~30만원까지 벌 수 있다. 군헌어촌계 관계자는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귀어·귀촌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서천팀과 보령팀은 체험이 끝난 후 보령 귀어귀촌센터에 모여 강의를 들었다. 다양한 귀어 지원사업과 지원 자금 활용 방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강의 후에는 귀어·귀촌 성공 멘토와 함께하는 ‘어업인과 화합의 밤’에 참석했다. 다음 날 서천팀은 충남수산자원연구소를 찾아 수퍼황복·갑각류·해삼강 등 다양한 어종을 관찰했다. 이어 인근 무창포 어촌 체험마을을 찾아 갯벌을 체험했다. 보령팀은 이날 새벽 홍원항을 찾아 주꾸미 낚시 체험을 했다. 
 
다슬기 양식하는 법 배워 내수면 어업 가능성 확인
경기도 가평팀
 
경기도 가평군을 방문한 체험단이 다슬기 양식 기술을 배우고 있다.

경기도 가평군을 방문한 체험단이 다슬기 양식 기술을 배우고 있다.

경기도 가평팀인 한효숙씨 등 6명은 3개 팀으로 나눠 같은 기간 가평의 다슬기 양식장을 방문했다. 이 양식장은 멘토인 엄수성(71)씨가 운영하고 있다. 가평 주민들은 다슬기 양식으로 적잖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엄씨는 다슬기 종묘(치패) 납품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다슬기 양식 기술 개발에 주력해 왔다. 현재는 내수면 양식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다슬기 종묘와 성패 생산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가평팀이 찾은 양식장은 좁은 공간에서 많은 양의 다슬기를 키울 수 있는 모판 틀을 활용하고 있다.
 
체험단은 가장 먼저 양식장 청소에 도전했다. 다슬기는 깨끗한 물을 순환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다슬기 배설물을 제때 청소해야 한다. 청소를 마친 후 틀 사이사이마다 끼어 있는 이끼를 손으로 떼어내는 작업도 했다. 이후 다슬기 먹이로 사용되는 말린 호박을 뿌려 주는 체험을 했다. 체험단은 이를 통해 다슬기가 자라는 2~3년간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엄씨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수매해 강이나 하천에 방류하고 종패에서 자란 성체 다슬기는 마리당 15원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가평팀은 다슬기 양식장 체험을 마친 뒤 한국어촌어항협회의 귀어·귀촌 강의를 들으며 각종 정보를 얻었다. 마지막 날에는 다슬기를 출하하기 전 단계인 틀에서 다슬기를 털어내는 작업을 했다. 그런 다음 중앙 내수면 연구소에 들러 자연 생태계 보존 및 복원에 대해 배웠다. 하천·댐·호수·연못 등에서 양식을 하는 내수면 양식어업은 서울 근교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전국 곳곳에 있는 내수면연구소에서는 미꾸라지·큰징거미새우(민물새우) 등 민물 생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어촌어항협회 관계자는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종류의 내수면 양식어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라며 “내수면 양식장은 많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고 자본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청산도서 통발 고기잡이 줄돔·민어·고등어 가득
전남 완도팀
 
전남 완도군 청산도를 찾은 체험단이 통발 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

전남 완도군 청산도를 찾은 체험단이 통발 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

14일과 15일에는 김비연씨 등 6명으로 구성된 전남 완도팀이 완도군 청산도에서 어촌 체험을 진행했다. 청산도는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의 배경이 된 곳으로 풍광이 아름다운 데다 전국 최고의 감성돔 낚시터로 손꼽힌다. 완도팀은 완도군이 마련한 귀어·귀촌 정책 강의를 들으며 귀어·귀촌을 위해 필요한 주의사항을 안내받은 후 체험을 진행했다. 완도팀은 멘토 박명남(52)씨 안내로 인근 바닷가에서 통발 수거 작업을 진행했다. 통발의 줄을 끌어올린 후 기계를 이용해 줄을 감자 줄돔·민어·고등어·무늬오징어 등 다양한 어종이 줄줄이 올라왔다. 완도팀은 장갑을 끼고 분주하게 물고기를 분류했다. 큰 물고기는 물탱크에 저장하고 작은 물고기는 별도의 통에 따로 담았다. 작업 후에는 직접 잡은 물고기를 회로 떠 먹으면서 귀어·귀촌 노하우를 들었다. 박씨는 현재 어선어업과 함께 귀어·귀촌 홈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박씨는 “바다에서 어업을 할 수 있는 날이 많지 않기 때문에 날씨가 좋은 날에는 무조건 바다에 나가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며 “섬으로의 귀어는 일반 어촌에 비해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귀어·귀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귀어귀촌종합센터 홈페이지(www.sealife.go.kr)나 귀어귀촌종합센터(1899-9597)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귀어·귀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귀어귀촌종합센터 홈페이지(www.sealife.go.kr)나 귀어귀촌종합센터(1899-9597)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글=강태우 기자 kang.taewoo@joongang.co.kr, 사진=한국어촌어항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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